에고가 강하다는 건 이제 조롱감이 될 수도 있는 걸까요?

얼마전 레고 마블 슈퍼히어로즈라는 게임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대사를 봤어요. 

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이 나오는 게임인지라, 대사는 '아이언맨'의 스타크 타워의 설명에 대한 거였는데,

처음엔 일반적인 설명(잘 기억은 안나지만 뭐 역할이나 의의같은것)을 하고나서 덧붙이기를 '혹은 소유자의 에고를 반영한(?) 거대한 기념물(monument)일 수 있다' 라고 하더군요.


저는 저런 표현이 좋습니다. 미드나 영화에서 간혹 비슷한 종류의 것을 본 것 같아요. (근데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네요 ㅜㅜ)

에고가 강하다는 것 자체가 특별한 재능이나 역할을 수행할만한 자격이 된다는 관점도 있을것 같거든요?

예를 들면 '자아실현'같은 목표는 에고가 없으면 아예 이야기가 되지 않는 종류의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특히 어떤 예술가상은 강한 에고가 필수적인 조건인것처럼 여겨져요. 

아주 강한 에고만으로 먹고 살 길을 튼 대표적인 예술가로 떠오르는 것이 저는 일단 '이브 클랭'입니다.

이브 클랭의 모노크롬 회화는 얼핏 극단적인 추상화처럼 보이지만, 

자신이 사용하는 특유의 푸른색에 YKB, 이브 클랭 블루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그렇고 일련의 퍼포먼스들 (자신이 공중에서 뛰어내린 모습을 찍은 사진작업 등)을 봐도

강한 에고와 그것의 과시가 작품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고, 또 매력이라는 느낌이 들거든요. 


미술 평론가 임근준이 자기 책과 강연에서 '에고 트립(ego trip)'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임근준의 책은 제목 자체가 '예술가처럼 자아를 확장하는 법' 이죠 ㅎ)

자세히는 모르지만 자아 도취적인 행위, 말 그대로 자아를 외부로 확장하는 개념으로 현대 예술을 보거나 해석하는 것 같았어요. 

책 속에 나온 내용이라고 지인이 설명해 주었는데, 말하자면 상실의 시대에서 와타나베가 달팽이를 삼키는 행동 같은것이 에고 트립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하던데

종합해 생각해보면, 대충 자아 확장적인 행위란 자기 충족적(자아 도취적)이면서도 타인에게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무엇인가 봐요(?)


그런데 이런 '자아 확장' 이라든지, '에고 트립'이라든지, 더 나아가 '강한 에고' 자체가 

조롱의 대상이나 풍자적인 웃음의 소재가 될 수도 있는 것처럼 보이고(스타크 타워에 대한 설명처럼), 저는 그런 유머를 좋아하거든요.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에고가 강하다는 것은 강렬한 성취와 연결되기도 하지만

'에고'라는 것 자체는 이제는 그 누구나 손쉽게 가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어요. 


대부분의 현대인은 누구나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자기'로 차있지 않을까요?

그런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넘치는 에고까지 받아들여주고 또는 그 영향을 감당하는 것은 상당히 피로한 일인 것 같아요.


또 에고가 강하다는 것과 개성이 있다거나 남들과 다르다는건 각자 다른 의미인 것으로 여겨지는데

다시 예를 들자면 이소라 같은 뮤지션은 굉장히 남과 다르고, 개성있고, 어떻게 보면 에고가 강하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

토니 스타크나 이브 클랭, 앤디 워홀과 같은 방식으로 '강한 에고를 가졌다' 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적어도 이소라는 자신의 강한 에고를 확장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에고에 지치고 힘들어하면서 충분히 스스로 시달리는 것 같달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결론처럼 말하면 저는 자신의 작품이 곧 자신의 에고이고, 에고를 빼면 작품에 거의 아무것도 남지 않는 종류의 예술가는 별로인것 같아요. 

그런 방식으로 확장되는 에고에 대해서는 조롱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기도 하는 것 같구요. 

그리고 저만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강한 에고는, 이제는 (과시하기에는) 너무 흔한 것인지 몰라요.



p.s 쓰고나서 읽어보니 제가 잘 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너무 많은 이야기를 써놓은 것 같기도 하네요 ㅜ 

혹시 틀리거나 부족한 내용이 있더라도 너그럽게 받아들여주시길 바랍니다.



    • 선의의 에고를 외부와 동기화 해서 사는 능력이 있으면 좋겠죠.

    • 가진바 능력이 에고를 따라가지 못하면 어긋남의 시작이죠.

    • 그냥 저 동네에서는 우와 잘난척, 우와 센척, 에 해당하는 관용적 표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상대방이 위화감을 느끼면 놀리는 거죠. 대상이 진짜 보기 싫은 걸 수도 있고, 상대방이 시샘이 있을 수도 있고.
    • 제가 느끼는 뉘앙스로는 그게 그러니까 에고라고 쓰고 프로이드적인 심리적 동기에서 발현된 컴플렉스의 집합체라고 까는거 아닌가 싶은데요. 쉽게 얘기하자면 저거 만든 애는 뭐가 모자라서 저렇게 큰 물건을 만든거니?라는 식의 조롱이랄까...


      느낌상 그렇다는거니 정확한지는 묻지 말아주시고...(O_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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