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사람은 좋아하는데 예뻐지고 싶은 욕구는 미미한 사람

제목에 해당하는 사람이 접니다.

예쁘고 잘 생긴 사람을 보는 건 화면으로든 실제로든 정말 좋아하는데, 제가 예뻐지고 싶다는 욕구는 미미해요.

예쁜 외모라는 게 공짜로 주어진다면 당연히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

스스로 예뻐지기 위해 화장을 한다거나 구두를 신는다거나 공 들여 드라이를 한다거나

기타등등 시간과 노력과 돈을 들여가며 외모를 가꿔야겠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

그냥 멀쩡하게 사람같이만 하고 다니면 되지 뭐 이런 생각이랄까요.

 

연초에 스타벅스 청마 카드 사러 갔다가 다 팔리고 없어서 조금 실망했는데, 어쨌거나 주문은 해야지 하고

카운터 알바를 보니 애가 잘 생겨서 조금 전의 실망을 잊고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예쁨/잘생김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침엽수는 잘 생긴 사람 보고 기분 좋아지는 경우가 꽤 자주 있는 것 같다'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런데 정작 스스로는 딱히 외모를 가꾸는데 비용을 투자하질 않는다니, 제가 생각해도 좀 이상해요.

 

또 하나.

외모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에서 파생된 성향인 것 같은데, 예쁘다는 칭찬을 들어도 별로 기쁘지 않아요.

물론 칭찬인 건 알고, 상대가 저 기분 좋으라고 하는 말인 것도 아는데 딱히 감흥이 없습니다.

(뭐, 이런 말을 들을 일 자체도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지만요)

 

여튼 어찌나 시큰둥하게 반응을 했던지 몇~년 전에 애인이 "니는 예쁘다는 말 들으면 싫나?"라고 물은 적도 있습니다.

그때 제가 했던 답은 대충 이랬고요.

1. 나는 그냥 평범하고 사람같이 생겼고, 특별히 얼굴에 불만이나 컴플렉스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객관적으로 예쁘다는 소리를 들을 급은 아닌데 니가 내 애인이니까 그런 말을 하는 거고,

2. 나는 지적이고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애쓰는 편이라서 그런 칭찬은 들으면 기쁜데

예뻐 보이기 위해서는 노력을 하지 않으니 예쁘다는 말을 들어도 별 생각이 없다.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서 니도 예쁘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경지에 올랐으나 이 생각에 대해선 지금도 변함이 없어요.

 

예쁜 사람은 좋아하는데 예뻐지고 싶은 욕구는 미미한 스스로에 대해서 이것도 이중잣대인가 싶다가

눈 달린 짐승은 다 잘생기고 예쁜 거 좋아하지+남의 외모 지적질하거나 못 생겼다고 구박한 적 없으니 상관 없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고 그런데 이거 저만 이런가요. 

    • 저랑 똑같으시네요. 그런데 저는 귀찮아서 안꾸밈.ㅎ
      • 저도 귀찮아서 안 하는데 귀찮다는 것 자체가 욕구가 별로 안 강한 거라고 봅니다. 영화는 귀찮음을 떨치고 극장까지 나가서 챙겨 보잖아요.

      • 영화와 비교하니 와닿네요. 영화는 피곤하거나 회사 휴가내라도 보러가는데!
    • 예쁜사람을 좋아하는거랑 자기가 예뻐지고 싶은 욕망이랑은 별개가 아닌가 싶은데요....

    • 저도 아름다움은 감상하는게 더 좋습니다. 거울 안보면 제 얼굴은 보이지도 않는데요.

    • 그냥 나는 이렇고 너는 그렇구나 하는 거죠. 외모가 절대선 절대가치가 아니라 그냥 나를 기분 좋게 해주는 많은 것들 중의 하나라는 식으로요.

      귀가 탁 트이는 현명한 말이라든가 굉장히 맛있는 음식, 때 맞춰 부는 바람 같은 것들처럼요.
    • 예쁘다의 기준치를 너무 높게 두셔서 그런 거 아녜요?


      화장했을 때의 내가 안 했을 때의 나보다 예뻐졌으면 그것도 예쁜 거죠 뭐 ㅋㅋ 

    • 예쁘게 했을 때랑 아닐 때 사람들 반응이 천지차이여서 꾸며야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런데 귀찮아요...

      연예인급 외모가 아니라면 일상에서 예쁜 사람들은 부지런한 사람들이죠.
    • 그러다 사십 쯤 되서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인생은 길고 사람은 변하더라구요ㅎㅎ
    • 저도 그래요. 젊어서도 그랬지만 나이 좀 들고 나니 더더욱, 굳이 꾸미지 않아도 내가 해야 할 더 중요한 것들이 산더미처럼 많이 있는걸. 하고 생각합니다. 서른 넘으니까 마음 편한 점도 있고요. 어차피 꾸며봤자 파릇한 젊음만 하겠어 하고 자기 합리화. ㅋㅋ 최소한으로 가꿀 것만 가꾸자 하고 살아요. 입술이 허옇게 각질 일어나고 눈썹이 산발만 아니면 뭐. 이런 정도의 마음(사실 스무살 언저리에는 그만큼의 신경도 안 써서 그러고 다녔다는 것이 또 함정-_-)


      그래서 한국에 사는 게 한편으로는 행복하기도 해요. 거리만 나가면 꽃같이 꾸민 예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물론 그 사람들 중에는 좋아서 꾸미는 게 아니고 의무감으로, 혹은 비교당하기 싫어서 억지로 꾸며야 하는 안타까운 사연도 있겠지만, 내가 행인의 사정을 저저이 알 필요도 없고요. 

      • 으익 저도 20대 초반까지 눈썹 산발하고 살다가 중반 접어들어서야 아주 대충이라도 정리하고 다닙니다.



        진짜 길거리만 나가도 공들여 꾸민 예쁜 분들이 널려서 눈호강하는 게 한국인 것 같아요.

    • 예쁜건 누구나 좋아할거구


      그래서 내가 꾸미느냐는 아예 별개의 문제 같아요
    • 그런건 있어요 저는 후각이 예민해서 다른사람한테 안좋은 냄새 나면 너무 싫기땜에 저한테도 좋은 냄새만 나게 하려고 애쓴답니다. 항상 킁킁거리져 제 몸과 옷을 ㅋㅋㅋ
    • 저는 영화 좋아하지만 영화를 만들고 싶진 않아요.

      그거랑 비슷한 것 같아요.
      • 오 그러고 보니 이것도 해당돼요. 저도 감상욕은 높지만 창작욕은 없거든요.

    • 저도 그래요. 


      예쁘고 잘 생긴 사람들 보면 기분이 참 좋지만, 예뻐지기 위해 뭔가 투자를 하기는 귀찮고..또 제가 뭐 한다고 예뻐질 외모도 아니고요. 

    • 예전에는 꾸미는거 별로 안했는데


      최근 들어서 살을 뺀다거나 옷을 챙겨입는다거나 하게 되었네요


      GRD ASKY... OTL

    • 못생기고 관리 안 하는 남자들도 꼭 예쁜 여자 좋아하더라구요. 남녀노소 그런가봐요.

      • 아니요. 이거랑은 좀 달라요. 잘생기고 예쁜 사람을 보는 건 엄청 좋아하는데 그렇다고 잘생기고 예쁜 사람이랑 연애하고 싶단 욕구가 높은 건 아니거든요. 물론 동일한 조건이면 외모가 뛰어난 쪽을 고르(?)겠지만 그게 아니고서야 그냥 외모도 여러 기준 중에 하나일 뿐인 거죠.

    • 안 꾸미는 자신을 우월(?)하게 생각하면서 꾸미는 여자들을 깎아내리는 단계만 아니면 됩니다.


      우월감 첫째 단계는


      나는 다른 여자들이 옷 사고 화장품 사고 꾸밀 돈으로 교양을 쌓으며 정신적 가치를 더 추구한다.


      우월감 둘째 단계로는


      난 틀에 박힌 유행과 미적 기준에 따르지 않고 멋에 신경 안 쓰지만 개성있고 멋있다.

      획일적인 패션, 화장, 성형을 하는 여자보다 내가 더 개념 박힌 진짜 여자.


      뭐 대충 이런 단계가 있던데

      이런 우월감 함정에만 안 빠지고 남이 꾸미는 안 꾸미는 그걸 자기보다 열등한 걸로 안 깔아내리면 바람직한 가치관이죠 ^^
      • 다행히 이쪽엔 해당되지 않아요. 그냥 저 사람은 꾸미는 취향이고 나는 디비디 모으는 취향이구나 하는 거죠. 그런데 화장 안하면 집밖에 못 나가고 그런단 얘기를 접할 땐 좀 불쌍히(?) 여기게 되는 건 있어요.
      • 인생의 모든 것을 외모와 겉치장만 생각하고 사는 여자들은 좀 덜꾸미거나 외모가 떨어지는 사람들을 깎아내리거나 경멸하며 사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여자들보다 나은 장점이나 개성, 지성을 우월하게 생각하면서 사는 것이 뭐가 나쁜지 모르겠군요

        • 좌우로 떨어져 있을 뿐 상하로는 같은 선상에 존재하는 두 부류네요.

    • 저는 딱 반대로 예쁘다는 칭찬이 똑똑하다는 칭찬보다 좋습니다. 똑똑하다는 말을 들으면 나보다 똑똑한 사람이 얼마나 많을텐데.. 라면서 왠지 심드렁한 기분이 드는데 예쁘다는 말을 들으면 걍 그 말을 그대로 즐기는것 같아요.

      사실 꾸미는것도 좋아해요. 자금난과 귀차니즘에 맘껏 양껏 하진 못하지만요. 특히 반지나 구두 같은 패션 아이템 중 하나에 꽂혀서 뭉게뭉게 거기에 맞는 옷이나 헤어나 기타 스타일링이 떠오를 때가 있는데 그렇게 갖춰서 꾸미고 나면 기분이 엄청 좋아져요.

      반면 피부 관리나 화장에는 좀 서투른 편이지만요.. 어쨌든 이왕 여자로 태어난거 잘 꾸미는 사람도 좋고 제가 꾸미는 것도 좋고.. 그렇네요.
      • 아 물론 자신을 꾸미고픈 욕구나 의지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있을수 있겠지만 막상 맘을 먹고 꾸며보려하면 여자용 아이템들이 남자용 아이템들보다 훨씬 많잖아요? 저는 그런걸 약간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 예쁘다는 칭찬을 많이 들은 사람한테는 예쁘다고 해도 잘 안 먹히고 똑똑한 사람한테 똑똑하다고 칭찬해줘도 반응이 무덤덤하다는 얘기가 있잖아요...


      예쁘시다는 반증이겠군요
    • 예뻐지고싶다는 욕구와는 별개로 굉장히 외모에 conscious하신 것 같습니다. 게시글에 몸매나 외모 글이 많으셔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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