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은

서영은씨가 "꽃들은 어디로 갔나"를 출간했습니다. 경향신문 유인경 기자가 인터뷰한 기사가 화제가 되고 있군요. 그 인터뷰 기사에서 제가 읽은 가장 문학적인 구절은 이것이었습니다.


"당신은 아버지의 요강".


김동리와 서영은의 관계를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도, 아들로서의 분노를 담은 짤막한 비유. 이것이야말로 문학이 아닐까요?


저도 예전에 먼 그대를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생아로 낳은 자식의 눈 흰자위가 희다 못해 푸르다는 묘사. 아이가 울면 보릿물을 먹이라고 본처에게 전해주는 문자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잘먹고 잘 살면서도 뇌물로 들어온 케익 하나 나눠주지 않는 남자에 대한 원망. 색다르다고 느꼈고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런데 2014년 지금에 이 정도의 사련이 대단한 것인가요?


한 바닥에서 파워가 센 30년 연상의 남자와 20년 동안 불륜관계에 있었다는 내용 가지고, 고통의 깊이 인생의 너비를 논하는 거. 제 눈엔 팔릴 이야기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한국엔 인간의 존엄을 팔고 바닥까지 내려간 청춘들이 넘쳐나게 있거든요. 젊은 여자들이 몸을 파는 경우는 물론이고, 젊은 남자들이 몸을 파는 경우까지 이미 여러 매체로 나와 있습니다. 2008년에 비스티 보이즈란 영화까지 나왔다면서요. 레진 닷컴에는 호스트에 대한 만화가 두 개나 올라와 있습니다. 인터넷만 뒤져봐도 텐프로들의 일상이 사진까지 포함해 펼쳐져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스캔들이 되기에는 너무 오래 묵었죠. 서영은씨가 처음 김동리 만났을 때나 스물셋이고 이 사건이 스캔들이었지, 지금 그미는 칠순이 넘었습니다. 지금 스물셋 중에선 이보다 더 처참한 일도 허다할 걸요.

    • 야근의 초입에서 겨자님 글 읽고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서영은은 먼 그대를 쓰던 옛날의 자신에서 발전하지 못한 사람 같아요.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이 복잡하고 빠른 세상에서 자신과 김동리가 관심을 끌 만한 존재가 아닌 지 오래라는 사실도 깨닫지 못하고 있군요.

    • 그건 그렇고, 저 아들은 아버지에게 먼저 한 마디 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군요

    • 딴소리) 서영은.. 나이에 비해 현대적인 이름인 것 같아요. 나이와 이미지(사진만으로 본)에 어울릴 듯한 이름으로 '김옥자'가 떠오르네요.
    • 세상에는 이상하게 자존심도 없고 자기연민 강하고 감수성 예민한 사람이 있는거 같습니다.


      '우리는 몸이 참 잘 맞았다.'라니.

      그렇게까지 합리화하지 않으면 안되는 거였나보죠.

      자기인생을 송두리째 아빠뻘 되는 남자한테 바쳐가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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