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를 쓸 때 외국어 이름의 발음,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지난 주 주말, 아마 토요일?에 제 방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었는데, 안방에서 어머님께서 보시는 연예가중계 소리가 제 방까지 들렸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다루는 꼭지였는데, 모든 배우의 이름을 발음할 때 리포터분이 혀를 아주 열렬히 굴리시더라구요. 거슬릴 정도였습니다. 저 방송을 보는 대부분의 사람은 한국어 사용자일텐데, 왜 굳이 영어발음으로 이름을 말해야할까? 한국어 내에서 외국어로 된 이름은 최대한 원어 발음을 존중해서 한글로 표기하고, 한국어 문장 내에서 그 이름을 말할 일이 있으면 한글로 표기된 이름을 한국어 발음대로 읽는 것이 서로의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저 리포터가 저런 식으로 이름을 발음하는 이유는 뭘까? 어떤 사람은 언줼리나 졸뤼가 어떤 배우를 지칭하는 지 알아듣지 못할 지도 모를 일인데..


라고 느꼈던 게 지난 주말 잠시 스쳤던 단상이었는데요.. 얼마 전 외국어 이름과 관련된 또 다른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 저는 영어 듣기 공부를 할 겸, 미국 뉴스도 알아볼 겸 한 시간마다 발행되는 라디오 뉴스 팟캐스트들을 자주 청취하는데요.. AP나 폭스뉴스 같은 곳에서 이런 라디오 뉴스를 제공해주는데, 듣다보면 미국 뉴스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한국인 이름 Kim Jong-un 또는 Ban Ki-moon의 발음이 저 영어 스펠을 영어식으로 그대로 읽은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정도로 한국어 원어 발음에 가깝게 발음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국어 화자인 제 입장에서는 이걸 듣고 난 뒤 처음 들었던 생각이 굉장히 프로페셔널하다, 노력을 많이 하는구나.. 같은 것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저 위의 에피소드와 굉장히 모순된 감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라디오 뉴스도 마찬가지로 대부분 영어 사용자가 듣게 될텐데, 한국어 발음처럼 노력해서 이름을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어떤 사람은 [김정은]과 Kim Jong-un을 매치시키지 못할 수도 있는데요..




이름보다 더 나아가서, 한국어에 영어나 기타 외국어 단어들을 섞어 쓸 경우에도 어떻게 발음할 지 고민될 때가 많아요. 바이링궐인 가수 박정현씨가 한국어를 말할 때 영어 단어들을 섞어쓰는 경우 그냥 한국식으로 발음하는 걸 보고 신기해 했던 적이 있어요. 실제 인터뷰에서 한국어를 배울 때 그런 발음을 새로 익혀야 하는게 어려웠다고 말하기도 했구요.. 이런 건 그냥 외래어라서 일종의 한국어 어휘로 받아들여져서 그런걸까요? 그러면 외래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한국어 문장에 흔히 섞어 쓰는 외국어 단어들을 섞어 쓸 때는 그 외국어의 발음대로 말하는 것이 좋을까요?


뭐 서로 알아들을 수만 있다면 큰 문제가 되는 사항은 아니겠지만, 다른 분들의 생각이 궁금하네요..



    • 한국사람들도 로버트 레드포드를 롸벗 렛훳이라고 쓰고 발음해야 된다고 하시던 중학교때 선생님이 생각나는군요...
      • 헐. 잔인하십니다. 저는 무리데쓰요 ~
    • 제 생각에는 마찬가지에요.


      너무 익숙해서 토착화가 많이 된 이름이 있고 덜 된 이름이 있을뿐


      미국애들도아주 구수하게 영어화 된 이름을 말합니다. 예를들면 Putin. 


      그리고 사실 언어의 차이는 발음의 차이보다 액센트의 차이가 크죠 국어는 특별한 액센트가 없기때문에 잘 눈치를 채지 못하긴 하는데


      미국애들이 김정은을 아무리 열심히 말해도 우스꽝스런 미국 액센트인건 여전하죠. 뭐 요한슨을 조핸슨이라고 말하는 정도랄까요.


      만약에 미국 tv에 나와서 김정은을 한국 액센트로 발음하면 아무도 못알아듣는건 마찬가지일거에요.


      다만 이런 차이는 있어요. 원어 발음으로 이름을 말하는 것을 존중을 해주긴합니다. 한국 처럼 발음 굴린다고 불쾌해 하는사람은 없는거같애요.


      그도 그럴것이, 미국은 미국 이름이랄게 없이 전부 외래어니 본인의 발음을 우선시해줄수 밖에 없죠.

    •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서 달라지는게 아닐까요.


      위에분이 말씀하신것을 조금 빌리자면 같은친구들이랑 이야기할때 로버트레드포드를 꼭 롸벗렛훳으로 발음할 필요는 없지요, 해봤자 이넘 또 오바하네 라겠죠.


      대신에 상대편이 외국인이라면 로버트레드포드라고 한국식으로 발음하고 상대편이 알아듣기를 바라는것도 괜찮지만 상대편의 입장을 생각해주시고 싶다면 그 상대방이 좀 더 알아듣기 편하게 롸벗렛훳으로 발음하는것도 괜찮겠지요.

    • 정해진 외래어 표기법에 맞게 발음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리포터의 모국어가 영어라면 모를까 일부러 롸벗이라 발음할 필욘 없다고 봐요. 한국어 사용자간의 편리와 국어의 규칙성,통일성을 위해 외래어 표기법이란게 존재하니까요.
      • 추가) 클래식 채널을 듣다보면 진행자가 f,v 등을 원음에 가깝게 발음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정도는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 우리나라에선 첫번째 식으로 하고 미국에선 두번째 식으로 하도록 그냥 두면 될 것 같습니다. 미국은 워낙에 다양한 언어와 인종이 섞여 있어서 그게 더 자연스러울겁니다. 거기다 반기문, 김정은은 워낙에 유명한 사람들이니 그것도 한 몫 하죠. 두 사람이 미국에 처음 가 보는 행인1, 2 였다면 키무운반이고 종운킴이었을겁니다.


      가끔 Manhattan 을 맨해은이라고 쓰는 사람들 보면 좀 우스꽝스럽기도 합니다. 어차피 맨해은이든 롸붯렛휏이든 표기된 한글을 읽어봐야 현지인들은 못 알아듣습니다.




      두번째 관련으로 한국기업 Hyundai 이것도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많이 흉내내는 횬다이 아닙니다. 광고 같은 데서는 거의 흔대에 가까운 발음이고 덕분에 끝을 "다이"라고 읽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죠.


      그런데 듣다보면 혼다(한다?) 현대(흔대?) 비슷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 그러면 외래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한국어 문장에 흔히 섞어 쓰는 외국어 단어들을 섞어 쓸 때는 그 외국어의 발음대로 말하는 것이 좋을까요?




      ---> 한국식으로 발음하는 게 옳다고 봅니다. 


      첫째, 그런 외국어가 영어만 있는 게 아닙니다. 불어, 이태리어 단어를 현지발음대로 발음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고유명사로 가면 수십 개 언어권의 단어가 우리말에서 통용되고 있는데 그걸 다 똑바로 발음할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죠. 


      둘째, 외래어와 '흔히 쓰는 외국어'의 구별은 모호합니다. 사전에 등재된 것으로만 따지면 공식 외래어는 정말 극소수에 불과하죠. 하지만 흔히 쓰는 말이라면 이미 공식적 외래어처럼 한국어 속에 병합된 것으로 봐야합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국적 세탁이 된 거죠. 


      셋째, 외국어표기법이라는 게 있죠. 이 표기법 자체나 각 개별단어의 표기원칙(수시로 바뀝니다만)은 한국어 체계와 모순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최대한 본래발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수립됩니다. 그 원칙을 따라주는 정도만 해도 외국어에 대해 충분히 존중하는 것이죠. 




      예전에 친구(미국, 프랑스, 독일 체류 경험)한테 들은 얘기인데  폴란드 사람과 얘기하다가 '바르샤바'라고 했더니 그 정도로 본래 발음과 흡사하게 말하는 나라 사람은 처음이라면서 놀라더랍니다. 미국에서는 '월쏘우'라고 하나요? 프랑스에서는 '바르소비'라고 하지요. 물론 '바르샤바'도 절대 완벽한 발음은 아닐 겁니다만 그 정도면 상당히 정확한 거죠. 


      거꾸로 영어로 이야기하면서 프랑스의 수도 파리를 '패뤼스'가 아니라 '빠히이'라고 말하면 얼마나 우스꽝스럽겠습니까? 아니면 포도주 애호가들은 다들 아는 불어단어(카베르네 소비뇽 같은...)를 진짜 프랑스식으로 발음한다면? 그런 사람들이 있겠지만 결국 폼잡는 것에 불과하지요. 


    • 한국어와 영어의 차이, 혹은 한글과 알파벳의 차이가 있겠죠. 한국어에서 한글로 OOO라고 표기하는 단어는 반드시 'OOO'라고 발음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XXX라고 표기하는 단어를 꼭 'XXX'로 발음해야 한다는 강제가 없습니다.


      방송, 언론, 출판 분야 종사자들의 규범으로는 이렇습니다. 일단 한국어에서 외국 인명 표기에 대해서는 외래어 표기법 보다도 국립국어원 고시가 우선합니다. 해당 인물이 한국에 소개된 초기에는 고시가 없고, 외래어 표기법의 단순 원용으로는 애초에 대책이 없으므로 적당히 알아서 적어줍니다. 그러다가 해당 인물의 한국내 저명성이 어느 정도 생겨나면 국립국어원 고시가 나오고, 그 후로는 그 고시에 따릅니다.


      여기서 한국어=한글 조합의 특성이 나오는데요. 한국어에서는 특정 외래어에 대하여 OOO라 적는다는 국립국어원 고시가 나오면 자동으로 발음까지 확정됩니다. TV 아나운서가 그 사람을 어떻게 부를지도 여기서 이미 정해지는 셈이죠. 한국어 표기가 정해진 인명에 대해 불필요하게 혀를 굴리는 리포터는 조금은 자격 미달입니다.


      반면 외국에서는 'Kim Jong-un'이라는 표기가 확립되었다고 한들 그 발음까지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발음할 지(그냥 편하게 부를지, 정확한 한국어 발음의 재현에 치중할지)는 당사자의 재량입니다.


       



      p.s. 항상 생각하지만, 이도가 만들어낸 문자체계에는 '발음을 문자가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문자가 발음을 규정'하는 기묘한 강제력이 있습니다.

      • 글쎄요.


        제생각에는 한글이 써진대로 읽히지는 않는데요?


        제가 언어를 많이 공부해 본 것은 아니지만 영어보단 덜해서 그렇지 발음 예외가 많은 편인거 같습니다.


        어떤발음이든지 표현할수 있다는것과 함께 한글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중에 하나인 듯.

        • 위 덧글은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한국어는 어떤 단어가 한글로 적히는 순간 한국어 발음이 확정된다는 뜻입니다.

      • 그렇죠. 그래서 미국애들이 하는 spelling bee 대회 같은 건 우리나라에선 아예 성립 자체가 어렵죠.

    • 한글은 써진 대로 읽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쓸 때에 발음하는 대로 적지를 않을 뿐이지요. 그 이유는 언어를 조금 더 공부해 보면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 그렇게 따지면 영어도 써진대로 읽는것이 맞죠. 다만 쓸 때에 발음하는 대로 적지를 않을 뿐이지요. 

        • 영어를 공부해보셨다면 아실 텐데요.


          영어는 새로운 단어, 새로운 인명이 도입되어 XXX라고 표기했다 해도 그걸 어떻게 발음할 지 확정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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