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과 의료제도, 그리고 의사로서 듀게인에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
먼저 제 소개부터
저는 듀게를 아주 오래전부터 하고 있는 의사입니다. 수련과정부터 해오다가 이젠 전문의가 된지 좀 되었네요.
24시간 간병인을 가장 많이 쓰고 있는 환자들의 주치의, 재활의학과 입니다. 주로 뇌질환, 사지마비 등등의 장기적인 입원환자를 케어하고 있습니다 .
제 환자들은 짧게는 한달에서 길게는 몇 년동안 입원해 있고, 앞으로 남은 평생을 병원에 계셔야 할 분들도 꽤 많으십니다.
그런 분들은 대부분 모든 일상생활이 타인에게 의존적입니다. 24시간 누군가가 계속 돌보아야 하는 분들입니다.
저는 이 간병인과 간병인 분들의 임금과 그들의 삶의 질과 우울함과 긍정적임에 항상 관심을 갖고 있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저도 어떤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네요.
저는 공공의료제도와 글로벌한 의료환경에 관심이 많아서 그 분야에도 꽤 공부를 하고 있고, 연수도 다녀왔지만
내가 만약 장기 환자라면 어느 나라의 의료제도가 가장 좋을 것 같다는 것에 아직도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의료제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궁금합니다.
자세히 설명하기는 길지만
1. 미국은 모든 것을 병원에서 보장해줍니다. 말씀하신 간병문제부터 사회복귀까지 많은 부분을 병원에서 책임지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의료이용도 가능합니다
다만 의료비가 어마어마 합니다.
대략 미국의 1주일 입원비는 우리나라의 간병인비를 포함한 한달 입원비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것도 요양병원 수준이 아닌 대학병원 수준입니다.
그리고 장기간 입원이 어렵기 때문에 적절한 입원치료를 충분히 받지 못합니다.
2. 영국이나 캐나다도 많은 부분을 보장해줍니다. 다만 병이 났을 때 우리나라처럼 자유롭게 진료를 볼 수는 없습니다.
장기 환자가 되었을 때 미국보다는 오래 입원하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으며, 우리나라만큼의 의료이용은 어렵습니다.
대신 간병 문제라던가 집에 가서의 장기적인 케어는 가능한 편입니다.
공공의료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진료의 질은 (상대적으로 높은 의학기술의 이용은) 미국과 비교하여 조금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3. 우리나라
여러분들은 어떤 나라의 의료제도가 낫다고 생각하세요. 환자가 되었을 때를 가정하고 말이죠.
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나라를 알고 있지만, 저는 이미 그 나라의 국민이 아닙니다 .
미국이나 영국이나 호주나, 제가 마음먹고 노력한다면 그나라의 의사로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장애인들과 장기 환자들이 마음에 쓰여 의사가 되었고 그들이 가장 살기 좋은 곳의 의사로 사는게 제일 행복할 것 같습니다.
의사로서의 임금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 저 앞의 두 나라 임금이 우리나라의 의사 임금보다 훨씬 많긴 하지만요 )
저는 사람들에게 모두 장애인이나 장기 환자들의 잠재성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그들을 위해서 무엇이 옳은지,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의료를 원하는 걸까요.
답을 해주실 때 궁금한 점이 있다면 같이 물어보셔도 됩니다. 제가 아는 한 최대한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알고계신 가장 이상적인 나라는 어디인가요?
제가 주로 보는 만성질환에 국한할 때 (다른 분야의 진료에 대해서는 세세한 부분까지는 모릅니다) 스위스입니다.
스위스에서는 기부를 받아 운영하는 만성질환자의 병원들이 있고, 그 병원에 기부를 하는 사람들이 질병을 얻게 되었을 때
거의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만약 그 해당자가 되지 않는 경우 그들이 내는 의료비는 미국보다 비쌉니다 (물가가 더 비싸니까요 )
그들이 기부를 하거나, 다른 이유로 그 해당자가 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우리나라의 의료보험료보다 훨씬 비싸긴 합니다. (소득대비를 생각하면 비슷할 수도 있겠네요 )
그러나 결정적으로 그들은 나라에서 의료비에 대해 많은 공공부담을 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시스템과는 다르긴 합니다
그래서 신속성과 편의성을 지니고 있지요.
하긴 스위스는 병원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선진국이지요
2번의 경우 최신의 의학기술의 이용은 돈과 각서를 내고도 불가능한가요? 의사가 아닌 사람으로서 가톨릭 성모병원 백혈병 환우회 사건이 기억에 남네요.
파랑님의 말씀대로 영국도 사보험이 존재합니다. 공공보험으로는 진료의 이용에 어려움이 많고 불편함이 있어 최근 영국에서의 사보험 가입률도 늘고 있습니다
상위 10%정도가 이용하는 좋은 사보험같은 경우는 미국만큼의 의료비가 듭니다. 미국보다 더 들수도 있구요
최근에는 사보험도 여러개가 나와서 단계별로 있는 것 같지만, 의료비는 역시 2-3배이상 훌쩍 뜁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영국식의 완전한 공공의료를 지지합니다.
의료의 질이 떨어지더라도
최첨단 의료로 어려운 질병을 고쳐서 죽을 사람을 살리는 것보다
치료방법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돈이 없어 살 사람이 죽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우선 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최첨단 의료로 치료방법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죽을 사람을 살리는 경우는 어떻게 하나요?
영국의 경우 무료/저비용의 공공의료시설 NHS 외에 사립병원들이 있어서 말씀하신 것과 같은 경우 사람들이 선택을 할 수 있는 것 같더군요.
다른 말로 비싼 최신 의료로만 살릴 수 있고 환자가 사립병원갈 돈이 없는 경우 국가는 죽이는 선택을 한다는 건가요?
http://cluster1.cafe.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Whb0&fldid=MGDK&datanum=11086&openArticle=true&docid=Whb0%7CMGDK%7C11086%7C20130313224001
음.. 질문하신 것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지금 찾아보니 영국경우 상위 8%는 사립병원을 이용하는데, 시설과 의료진은 공공병원과 크게 다를바는 없나보군요. 비싼대신 기다리지 않고 즉시 진료및 수술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애매하네요. 최신식 의료로 환자를 살릴 수 있는 데 아주 비싼 치료인 경우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토의를 할 것입니다.
그 치료가 아주 최신식이라는 것은 다르게 말하면 충분히 부작용과 예후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기 때문에 닌스트롬님이 질문하신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좋은 치료라는 것에 대해서는 장기간 동안 부작용과 예후도 좋은 경우를 의미한다고 생각하며, 그 의료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지는 기간동안
나라에서는 보험적용으로 하는 것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겠죠.
예를 들면 심장이식을 생각해봅시다.
심장이식은 어마어마한 (억단위의) 금액이 드는 수술입니다. 당연히 심장이식을 하는 환자들은 하지 않는 환자에 비하여 생존율이 높겠지요 .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 심장이식을 하는 것이 긍정적인 예후를 약속하지는 않습니다.
병원에서는 비싼 의료이지만 꼭 필요한 경우에 환자에게 시행했을 때의 예후를 고민하고 그 부분에 대한 공공적인 지원을 해줄 것입니다.
물론 그 부분에 대하여 환자가 개인적인 부담을 지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아는 경우를 예로 들면 인공심장을 받은 환자가 인공심장을 받고 한달을 더 살았습니다.
환자는 인공심장에 관련된 처치를 하는 데 1억 가까운 금액이 들었습니다
그 환자는 부자였고, 그 한달간 자신의 삶을 정리하며 매우 만족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을 보험으로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냐는 모두의 생각이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식코를 본 후로는 2번이요. 높은 가격에 훌륭한 의료서비스를 받을수 있다해도 제가 그 상위 1-10%가 아니기에.. 제가 병에 걸리면 비용문제로 치료를 못해 죽을 수 있다는 불안감보다 무료/저비용으로 의료혜택을 받을수 있는 편이 안심되어요. 캐나다는 다큐멘터리에서 다루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영국의 경우 의사들의 행복도도 더 높아 보였어요.
영국이나 캐나다는 비용문제로 치료를 못해 죽는 경우가 미국보다는 적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랜 대기시간으로 인하여 질병의 부작용이 우리나라보다는 많을 수 있습니다. 또한 진행이 되어 있는 경우도 있겠지요
예를 들면 위내시경을 한다고 합시다.
우리나라는 위염증상이 보이면 위내시경을 거의 바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국은 위내시경을 하기 위해서는 일반의에게 가서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는 의뢰서를 받고
다시 전문의에게서 몇 개월간의 대기가 필요합니다.
그런 경우 사실은 위염이 아니라 위암이었던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요 . 물론 굉장히 드물고, 드문 경우를 생각하여 영국의 의료가 반드시 나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조기진단이 되지 않아 그 환자가 위암이 진행되었다면 , 그 경우가 1%라고 하더라도 본인에게는 100%입니다.
더구나 이런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난리가 날만한 상화입니다
조금 다른얘기지만 미국의 의료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 미국 영화나 드라마같은데서 누군가 사고로 갑자기 입원하거나 병원신세를 지게되는 장면을 보면 일단 '저기엔 돈이 대체 얼마나 들어갔을까?'라는 생각부터 들더라구요.
미국의 의료만큼은 피하고 싶네요. 적어주신 예도 적절해 보이지 않습니다.
병원에서 다 해준다 이러니까 병원이 환자를 엄청 챙기는 것 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말씀하신대로 미국의 의료비는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병원측 환자측 모두 병원비에 신경을 쓰느라 치료는 뒷전인 경우를 많이 봅니다.
거기다 보험이 있다고 다가 아니죠. 아무리 보험이 있어도 우리나라 같은 의료서비스는 기대하기 힘들고 기대하려면 어마어마한 보험료를 지불해야 할 겁니다. 그래서 영세 자영업자들은 무보험으로 많이들 버팁니다.
의료보험사들도 지역별로 땅따먹기 식으로 나눠먹기를 통해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는 경우도 많아서 횡포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엄연히 지불이 되는 치료라도 금액이 큰 것들은 심사를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며 가입자를 괴롭히는데다 절차도 까다롭게 해 놓고 처리에 실수도 많습니다. 그런게 모두 최대한의 이익을 남겨먹기 위해 고객서비스에 돈을 아낀 결과겠죠.
오바마가 의료보험제도를 개혁하겠다고 힘 쓰고 있는데 물론 시작점으로 나쁘지 않다고 보지만 미국의 통제없이 미쳐 날뛰는 의료비를 제어하지 못하면 다 무용지물일겁니다.
저는 수가를 현실화 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거쳐 우리나라의 현재 제도를 끌고 가는게 가장 좋다고 봅니다. 다들 내 주머니에서 돈 한 푼 더 나가는 건 싫고 의사는 다 도둑놈취급 하면서 서비스는 더 받을려고 하니 지금의 상황이 되었다고 봅니다.
정말 그러세요 ?? 영국이나 캐나다등의 공공의료제도를 가진 나라도
월급에서 나가는 세금의 상당부분이 의료비입니다. 의료비가 포함하는 부분은 어마어마하죠 . 우리나라와의 소득격차를 감안하더라도 훨씬 많은 액수입니다.
그들이 개인적으로 나가는 돈은 하나도 없을까요 ?
그럴 때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의료행위나 약값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 그 의료비도 역시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마 그 나라에서 그 국민이 세금으로 내는 만큼 지속적으로 의료비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치료를 받으며 비급여 진료를 그만큼 그비용만큼 사용할 때
그들이 받는 의료의 질보다 훨씬 높은 질의 의료를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가요? 그럼 모두가 함께 조금씩 더 내면 모두가 지금 보다 조금 더 많은 비용으로 그들보다 훨씬 나은 의료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이네요.
저는 그 쪽을 택하겠습니다.
나는 돈이 조금 더 있으니 조금 더 없는 사람들보다 나은 혜택을 받아야겠다고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면 함께 망하겠죠. 돈이 아주아주 많은 일부를 빼면 말이죠.
그게 이상적으로 보이지만, +를 하니 +만 생기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아래 적었던 것처럼 꽤 많은 마이너스를 감소하셔야 합니다. 경제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편의성도 말이죠. 그 외에도 이러저러한 것들.
2번이요~~! 돈이 없어 길거리에서 죽는 가난한 환자는 없어야죠.
죄송하지만 애니하우님
돈이 없어 길거리에서 죽는 환자는 영국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적을 것입니다.
돈이 없어 의료 보호가 된 환자들은 질병이 있는 경우 우리나라에서 무료로 입원치료가 가능합니다
거의 모든 치료가 공짜입니다.
심지어 제가 보는 환자들처럼 심각한 질환이 있어 사지마비이거나 의식이 저하된 경우
보호자가 없어도 입원이 됩니다. 그들은 의료보호로 죽을 때까지 요양병원에서 24시간 간호사들의 케어를 받으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저도 제 입원환자의 5명정도가 제가 보호자입니다.
그들의 보호자들은 누군지 모릅니다. 그들의 인지가 저하되어 연락처도 알아내기 어렵습니다. (당연히 조선족분들이 포함되어 있으십니다 )
돈이 없어 길거리에서 죽는 가난한 사람은 많을 지 몰라도
그들이 입원치료가 필요한 질병이 있는 한 환자로 입원하여 치료받을 수 있게 됩니다.
글쎄요... 전국민 무상의료를 실시하고있는 영국의 경우 병원비 부담에 차일피일 병원가기를 미룬다던가 부모님 간병비 및 병원비에 자식들이 빚을 진다던가 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평균수명도 영국이 한국/미국보다 더 길구요.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자살률이 세계최고수준인데, 부모님 한두명이 병상에 오래 계실경우 온가족이 빈민층이 되는 사회구조와 아주 연관이 없을것 같지는 않아서요.
이 문제는 의료문제를 넘어선 사회보장제도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인자살률도 우리나라의 의료제도와 영국의 의료제도만을 비교해서 될 이야기는 아닐 것 같구요.
그렇지만 파랑님의 말씀대로 병원비로 빚을 지고 온가족이 빈민층이 되는 일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을 것 같습니다.
대신에 자잘한 공공의료의 단점을 사회에서도 개인도 감수하고 사는 것일 것입니다.
무엇이 더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각 개인의 선택마다 다를 것 같습니다.
제 생각으로 우리 나라에서도 영국만큼 개인이 의료비를 세금으로 지불하면서
영국 사람들만큼 공공의료에 대한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영국정도의 공공의료는 가능하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대폭 개혁은 필요할 것이고, 생각보다 개인이 감수해야 하는 불편함은 아주 클 것입니다.
한방진료의 보험은 포기해야 합니다 (필수적인 의료가 아니니까요 ) 그렇다면 개인이 지불하는 의료비는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의학의 문제, 그리고 지금까지 지나치게 의료 이용도가 높았던 우리나라 사람들의 희생 (이걸 희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요 ) 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2번 입니다.
2번 이어야 합니다..
최근 선배가 아일랜드에 유학갔다가 큰 병을 얻어 돌아왔는데 한국에서 수술 및 치료 후 아일랜드와 한국의 의료를 비교하는데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겠더군요.
일단 환자를 바라보는 시선부터가 달라요.. 외국에서 온 늙은? 학생의 병에 대해 최대한 설명해주며, 안정을 찾도록 해주고, 자신들이 잘 치료해 줄 테니 걱정말고 여기서 수술하라고...
게다가 거기는 무상의료!
한국와서 로컬병원부터 대학병원까지 거치며 검사 수술 회복 절차를 겪으면서 너무도 자본주의적인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 치를 떨더군요.
한국의 의료시스템에서는 환자로부터 돈을 받아서 임대료도 주고 간호사 월급도 줍니다.
무상의료 영국 같은 곳(아일랜드는 잘 모르겠습니다)에서는 진료를 많이 안 봐도 봉급이 제깍제깍 나오니 당연히 시선이 다릅니다.
영국의 경우 한국의 의사보다 돈을 더 법니다.
과연 그 월급을 국민들이 의사가 진료를 거의 하지 않은 달 조차도 지급하는데 동의할지 궁금합니다.
2번식은 환자가 병이 적을 수록 돈을 더 벌고, 한국은 병이 많아서 치료를 많이 할 수록 돈을 더 벌죠.
한국도 흉부외과 인턴 레지던트로 고생하고 뜬금없이 피부미용하기보다는 흉부외과전공을 살리고 싶겠죠.
그럼 여름숲님은 한국의사및 의료진들에게 대단히 호의적이시네요.
지금 한국의사(및 의료진)들이 '덜일하고 돈은 더받는'쪽으로 변하는 것에 찬성하시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정서상 대단히 힘든 일이죠..
무상의료를 시행함에 있어 예견되는 효과들이 오로지 "의사들이 덜 일하고 돈 더받는 것" 단지 그것 하나뿐이 아닐진데 꼭 그것만 집어내어 넌 그런걸 찬성하냐고 묻는 이유를 알기 어렵군요.
그래도 굳이 대답을 하자면 찬성합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무상의료이고 제가 과문하여 무상의료의 시스템을 잘 알지 못하지만 그시스템이 의사들 처우가 좋아지는 쪽이라면 그것도 무방합니다. 제가 처음 간병인 관련 글의 본글인지 댓글인지에 썼듯이 이러저러한 복지가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확보해줄 수 있다면 버는 돈의 절반까지는 세금으로 낼 준비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돈이 의사들 처우 개선에도 쓰여야 한다면 동의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정서는 제가 잘 모르겠군요.
아!! 그리고 제가 최저임금의 파격적 인상에 동의하면 가난한 노동자들에게 호의적인 사람이 되는건가요??
다른 건 몰라도 미국식 영리병원-보험 제도는 상상을 불허하게 이상합니다. 오바마케어 이후는 알지 못합니다만.
큰병 걸리면 의료파산이 아주 흔하고, 한국에서 상상 못하는 무보험자도 많습니다.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직장의보도 직장마다 가입하는 보험사가 다르고 의무납입금과 적용범위가 천차만별입니다. 주사바늘 하나, 마취걸리는 동안 쥐어주는 곰인형 하나까지 어마어마한 돈을 물립니다. 보험사가 내주니 다행이지만 어차피 달마다 보험사에 내는 의무납입금이 결코 적지 않은 데다가 적용범위를 벗어나는 치료 하나 받으면 그 돈은 그대로 환자의 몫이 됩니다. 그렇다고 의료의 질이 돈값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쓰러져서 응급실에 실려갔다가 의사 얼굴 한 번 보고 이상 없다고 나왔는데 엄청난 의료비와 마일당 얼마씩 하는 구급차 이용료를 물리는 사례를 옆에서 봤습니다. 물론 병원마다 있는 소셜워커를 만나서 저소득자임을 증명해서 크게 깎거나(한국 옷값처럼 첫 가격을 거품껴서 물린 다음 상황에 따라 유도리 있게 깎아주는 식입니다), 월별로 나눠서 지불하거나, 현금결제 할인을 받거나 하는 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비용을 줄일 수 있긴 합니다만, 이 모든 복잡한 과정을 개인이 감내해야 합니다. 의료제도라고 할 것도 없이 무조건 돈이 많으면 끝나는 게임인데 동일선상에서 비교가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간병인 논쟁이 갑갑했던 건 간병인을 고용한 측이 추가이윤의 발생을 추구하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악랄한 사용자로 프레임되어 죄책감을 강요당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간병치료의 노동특성이나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팩트 같은 건 가볍게 무시되었고, 팩트를 제시하면 간병인이 소외계층이라 최저임금도 적용받지 못한다고 감정적으로 대응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간병치료는 이윤추구행위가 아닌 복지의 영역에 있는 행위인데, 이걸 의료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개인 대 개인의 문제로 접근해야 할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한국기준으로 철도노조 파업이 불법이 팩트고
다시 한국기준으로 간병인 법적으로 최저임금 안 줘도 된다가 팩트네요.
정부는 의료민영화 반대로 의사가 파업해도 불법이라는 게 팩트입니다.
보험급여화라던가 사회적 고용이 된다고 해도 간병인이 최저임금 이상을 받으려면
국민들이 최저임금만큼 줘도 된다고 인정해야한다는 게 또 팩트입니다.
다시 한 번, 간병치료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이윤추구행위와 생명유지행위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평균 가처분소득의 절반 이상을 월 간병인 고용료로 지불하는 고용주를 악의적으로 최저임금을 회피하거나 간병인의 착취를 악법을 빌려 합리화하려는 자들로 프레임화하시군요. 그런 감정적인 태도로는 논의가 비생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간병인이 최저임금 이상을 받으려면 국민들이 최저임금만큼 줘도 된다고 인정해야 할 뿐더러, 그 최저임금을 부담하지 못할 상당수 국민이 서비스를 포기하는 경우의 수와, 간병인들이 4대보험과 세금의 적용을 받을 경우의 영향까지도 인정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이기심만 단일팩터로 삼아 예단할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이윤추구행위' '생명유지행위' 두 가지에 따라서 페이가 변해야 한다는 이론을 주장하는 선진국의 논문이나 책이 있으면 소개 부탁드려요. 제가 아는 노동운동가들은 그런 얘기를 안 하던데, 제 지식이 부족한가봅니다.
두분이 말씀하시는 것과 조금 어긋나는 답변이긴 합니다만
간병인의 월급은 최저 임금보다 적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간병비용이 대략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더 낮은 임금을 주고 간병인을 고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4대보험을 드는 업체의 간병인을 고용하기 위해서는 훨씬 많은 돈을 주고 고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몇 환자분들은 최저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주시고 개인적으로 좋은 간병인 (의료행위도 잘 해주고, 잘 보살펴 주고, 자기랑 잘 맞고 등등)을 고용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많은 간병인들이 이주노동자들이고, 조선족이고 탈북자들이라 그들 사이에도 경쟁이 있습니다. 고용되기 위해 더 낮은 월급을 받고라도 일하겠다는 사람이 꽤 있지요 .
그렇게 되면 그들의 임금은 더 낮아질 것입니다.
그들이 등록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들을 보호하기 위하여는 어느정도의 선이 필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아뇨, 그런 책이나 논문은 찾아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논리적으로만 생각해도 균열이 보이지 않습니까? 철도노조-코레일과 간병인-고용주를 무턱대고 동일시하려면 두 관계에 유사성이 있어야 하는데 닌스트롬님이야말로 간병인 단체에서 권고하는 금액만큼을 가처분소득의 상당액을 들여서 지불하고 있는 고용주를 코레일을 비롯해 악의적인 사업자에 비교하려면 근거를 대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님이 편의점주가 알바직원에게 최저임금을 주지 않으려 하는 예시를 들었는데, 이 경우 최저임금은 법적 근거를 갖고, 알바직원은 최저임금을 받는다는 기대를 갖고 있고, 이걸 전제하고 시작된 계약을 어길 경우 계약은 파기되어야 하고 점주는 법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간병인과 고용주의 경우 9to6의 노동 형태가 아니고 근태나 성과의 정량평가가 불가한 노동 형태이며 최저임금과 그에 따르는 납세의 규준을 따르지 않는 직업인데, 시장 원리와 구성원들의 이해에 따라 현재의 일당이 타협적인 형태로 존재합니다. 고용자 입장에서는 끝을 알 수 없이 소모적인 비용의 경제적 부담이 사실상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크고, 간병인 입장에서는 7일 24시간을 한 자리에 붙어앉아 일한다는 게 사실상 인간에게 불가능한 노동 조건이기 때문에 양쪽에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사회적 비용이 되는 겁니다. 이걸 간단하게 돈안주는 고용자 죽일놈으로 몰아온 게 님의 현재까지의 자세입니다.
계속된 토론에서 님의 근거는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법정 최저임금을 주지 않기 때문에 악랄하다더니, 나중에는 말을 바꿔 법대로 하더라도 나쁘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에 본인의 오류에 대한 인정은 없고 간병인 고용자에 대한 비난만 존재하고 있지요. 누구도 간병인을 무시하거나 그 노동을 무시하고 있지 않은데 간병인 고용자를 적으로 간주하고 허수아비를 때리고 있는 셈입니다.
+이윤추구행위와 생명유지행위의 차이를 물으셨는데, 편의점주가 알바직원 월급을 제대로 못주게 된다면 알바직원을 해고하는 등 비용을 줄이거나 사업을 접으면 됩니다 (원칙적으로는요). 간병인에게 법정최저시급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병자의 보호자가 정상적인 생계를 포기하거나 병자가 방치되어야 (더 잔인하게 말한다면 죽어야) 합니다. 생계의 포기나 병자의 방치 어느 쪽도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 바람직한 상태가 아니며, 사람의 가치나 존엄이란 추상적인 측면에서도 그렇습니다. 간병인의 입장에서라면, 최저임금도 최저임금이지만 현재의 고용 및 노동형태가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조건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현재 구성원들의 타협에 의해 어정쩡하게 자리잡은 간병인 고용 행태가 병원이든 보험이든 시스템의 영역으로 편입되어야 할 때가 되었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고, 그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건 단지 고용자가 돈을 아끼려는 악랄한 자들이라는 프레임워크로 볼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의료 정책의 기초가 "민간을 활용한 의료공급확충" 이란 미국식인데 거기에 건강보험이 도입되면서 변형된 미국식 의료체계를 가지게 된 어찌보면 독특한 케이스죠.
우린 지금 당연지정제 하나로 보건의료 공공성을 겨우 버텨내고 있는 상황이라 할 정도로 의료 공공성 문제가 매우매우 심각하다고 봅니다.
의료 공공성 회복하고 국민들 건강 관리도 잘하고 등등을 위해 최고는 아니지만 그래도 현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들은 이미 많은 논의가 되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일종의 대전환을 하려면 정치권(-_-)이 나서야 하는데 못건들잖아요. 어떤 대안으로 가려해도 일단 민간 병원에 대한 직접 규제 정책 만들어야 하고 인력수급 정책 바꿔야 하고 그에 맞춰 교육시스템도 바꿔야하고 수가도 올려야 하고 공공병상도 확충해야 하는 등이 광폭으로 시행되어야 하다 못해 주치의 제도라도 자리를 잡을텐데 이걸 정치권이 절대 건드리지 못하고 있으니 암울하기만 합니다. 쫍.
나름 열심히 긴 댓글을 달았는데 왜인지 등록이 되지 않았네요ㅜㅠ
질문에 답을 하자면 저는 셋 다 싫어요. 1번은 말 할 가치도 없거니와 2,3번 역시 수많은 문제점에 허덕이고 있다는 걸 아니까요. 1,3번은 선택한 분이 없고 2번만 있길래 2번의 문제점과 현실에 대해서 주절주절 썰을 풀다가 날려먹었는데, 어쨌든 저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nonon님이(비록 의료 정책 전문가는 아니실지라도요) 다른 나라 제도를 고를 것이 아니라 우리 의료 제도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되묻고 싶어요. 백퍼센트 무상 의료가 말은 좋지만 의료처럼 비싼(심지어 보통 발전할수록 비싸지는) 분야를 어떻게 다 무상으로(세금으로!) 처리하겠어요. 정부에서, 혹은 공공에서 어디까지 책임져 주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지를 현실적으로 논의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무상인지 민영화인지 영리화인지, 미국이냐 영국이냐 그런 단편적인 말로는 이 분야를 이해할 수 없지 않나요..... 정의를 한 단어로 혹은 한 줄로 정의할 수 없는 것처럼요.
제가 세가지중에 선택 하신다면 하고 물은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이 세 나라가 각각의 이상을 따르면서도 현실에 타협하는 방향으로 계속 변화하고 있으니까요. 그 변화가 긍정적이지만 않기 때문에 무엇이 가장 이상적인 제도라고 말할 수는 없을 뿐입니다.
단편적인 말로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죠.
가장 이상적인 자본주의란 무엇입니까. 가장 이상적인 복지는 무엇입니까.,
앨리스님의 질문은 그런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이 되네요. 그것은 우리가 모두 고민하고 있지만 가장 좋은 대답을 찾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요.
저 세 나라들은 각각 공공의료, 민간의료, 민간+공공의료를 방향으로 각자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에 따른 사람들의 욕망과 현실이 결합되어 의도치 않은 단점도 나타날 뿐입니다.
저는 결국 저 세 나라 중에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어디까지 책임져 주는 게 옳은 지 역시 저는 윤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의료의 문제를 넘어선 인권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