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에 사는 반 길고양이

집근처에 고양이 한마리가 사는데


처음부터 길고양이였는지, 누가 길렀었는지는 모르겠어요.


이웃 신혼부부가 아이를 가졌을때, 마침 이 고양이도 임신중이어서


1층 문앞에 스티로폼 같은걸로 집을 만들어줘서 살게 된것 같습니다.



집에 있을때보다 주변 놀러다닐때가 많아요. 집이라는 생각은 하는것 같지만요.


고양이 집도 그냥 거리의 일부인 곳이라 바깥이에요.


오가다보니까 친해져서 저희 집에도 오거든요.


맨 처음 왔을때 여기 들어가도 되나하고 눈치보면서 천천히 들어오더니


이제는 당연히 들어가는 곳인데 왜 안들여보내주냐고 합니다.


어디 나갔다오면 문에 머리를 박고 있어요. 문열면 바로 들어가려고...



주인집에서 사료는 주는것 같지만 사료를 별로 안먹고(가보면 거의 말라있어서 주는건지 아닌지 모르겠네요.)


저희집은 사료가 집에 없어서 그냥 마른멸치 같은걸 주는데 나쁠지는 모르겠네요. 요리한 음식은 안주지만요.


편의점 앞에서 가만히 앉아있다가 누가 주면 먹기도 하는데 입맛이 까다로워서 천하장사 소세지 같은건 줘도 안먹습니다.


집에 오면 찾는게 물이랑 음식인데


겨울에는 고양이한테 주는 물이 마당에 있어서 얼어버리니까 와도 물을 먹지를 않더라구요. 그래서 미지근한 물을 주는데..


너무 차가우면 못먹나봐요. 그러고보니 길고양이들은 물이 어는 겨울엔 어케 해결하나 모르겠네요. 너무 차가워도 먹을지.



근데 이 고양이가 나쁜 버릇이 있어요. 사람을 뭅니다.


마징가 귀 하면서 무는 것도 아니고, 그냥 물어요. 자주 무는 건 아닌데 조심하지 않으면 물더라구요.


고양이 성격일수도 있고, 아니면 워낙 길에서 많은 사람을 상대하다보니까 안좋아졌을지도 모르죠.


우체국 등기를 받은 적이 있는데 고양이가 문앞에 앉아있으니까 그렇게 가까운것도 아닌데 발로 쫓더라구요.


애기가 쓰다듬길래 고양이가 쓰다듬어라 하고 냅두니까 고양이 머리를 때려서 놀라는 일도 있구요.


참고로 길에서 사는 동물한테 물리면 바로 응급실 가야됩니다. 급하게 가야되는거라 늦게가면 소용이 없어요.



겨울에 춥긴 하겠지만 팔자 괜찮은 고양이에요.


공원에서 뛰어놀고,  사람들이 주는거 이것저것 먹고, 대체로 귀여워해주는것 같고


환경이 안정적이라 그런지 길고양이 치고는 깨끗한 편이구요.


그래도 차밑으로도 기어들어가는 고양이라 와서 부비면 피하긴 합니다.

    • 저희집도 산책냥인데 누가 보면 반길냥이같겠네요.ㅋ


      그나마 겨울이라 거의 집에 있었지만 날 풀리면...


      저는 산책냥이가 인간보다 행복할거같아요.


      일단 의식주가 해결되고


      맘껏 뛰어다니다 지푸라기같은데서도 자고


      책에서 보니 동물의 삶에는


      인간이 잃어버린 풍부한 오감의 야생의 세계가 있다고.


      그런것에 길들여지면 절대 인간의 세계에 돌아가고싶어하지않는다고.

      • 봄되니까 이 고양이가 신났어요. 전에는 집에 놀러오면 오래있다 가더니 이제는 날 풀렸다고 먹고나서는 금방 갑니다. 돌아다니면서 놀고싶은가봐요. 겨울에야 춥지만 나름 재밌게 지내는거 같습니다. 인간이 잃어버린 뭔가가 있는 세계라는 것도 이해가네요.

        • 글 재밌었어요.


          차분하게 잘 쓰시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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