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릭과 싸우고 화해하기

전화를 끊을려고 하는 데, 어제 할아버지 꿈을 꾸었다고 그는 말했다. 짧게 아, 라고 응답하고 그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속도로 하도록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의 숨소리가 들린다. 그는 면접보러 오라는 소식을 받자 마자,아 할아버지는 내가 직장 잡는 걸 못보셨구나란 생각을 했다면서 나를 굉장히 자랑스러워 하셨는데, 라고 말을 했다.가브리엘이 간난아기 였을 때 갑자기 어느날 문득 우리 아빠는 아빠 이마와 눈썹을 달고 태어난 이아이를 못보시는 구나, 단 한번도 안아보지 못하시는 구나란 생각이 들어서 울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때 내 동생이 언니 아빠는 할 수 없어, 엄마가 더 불쌍하지 않아? 할 수 있는 데 못하시는? 이라고 말했지,맞는 말인데,뭐라 할까. 내가 좋은 일 있을 떄 아빠를 문득 문득 그리워하는 건, 여전히 내가 아빠를 사랑하니까. 아마 너도 너한테 좋은 일 있을 때마다 할아버지를 생각하게 될거야. 인생이란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거니까. 그리고 난 너의 할아버지가 너를 더 자랑스러워 하실 수는 없었다고 믿어. 너를 자랑스러워 하셨던 그 감정은 완전한 상태가 아니었을 까? 네가 무엇을 해서 자랑스러우셨던 게 아니라 너를 온전히 자랑스러워 하셨던 거니까.'

간단히 음 이란 대답이 돌아온다.2주 동안 어떤한 일로 우리 식으로는 크게 싸우고 나서 말안하고 지내는 거 할 수 있었는 데, 주말에 나한테 좋은 일이 있었을 떄, 너한테 메시지 안보내는 게 너무 힘들었다, 라고 바로 그전날 내가 보낸 메시지가 생각났다. 

'내일 보자' '그래 내일보자'. 


둘만의 일로 싸운다기는 뭐라 하지만 (왠지 싸운다는 표현은 언성을 높인다는 것과 내 머리속에서 연결된다) 연락안하고 보냈다. 

그러다 그의 장문의 편지를 받았는 데, '너는 네가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나를 너의 머리속의 이미지에 맞춘다,너는 나를 이해할려고 하지 않는 다,' 뭐 이런 말에 '요즘에는 네가 정말 단한번이라도 나를 이해할려고 했을 까, 내가 어떤 지 알려고 했을 까? 란 생각이 든다'란 말까지 써서 보냈다. 순간 화가나서 '네가 하려는 말이 뭔지 잘 알고 있다, 나도 너한테 그렇게 말하고 싶다! /왜 난 너한테 먼저 이렇게 말하지 못했을 까? '라며 답장을 보냈다. 머리 속에 지난 해에 그가 힘들 떄 내가 얼마나 열심히 그를 위해 일했는 지 생각나면서 너무 너무 화가 났다. 

그리고 나서 있는 데 다시, 내가 가장 힘들어 할 떄 매일 매일 정말 계속 울고 지낼 떄 휴지 가지고 다니면서 매일 매일 내 이야기를 들어주던 그가, 내가 가브리엘한테 모자란 엄마라고 말할때 나를 퍽 치면서 너 다시 그런말 하면 더 쎄게 떄릴거다 라고 화를 내던 그가, 그리고 겨울에 어금니 꽉 깨물면서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너 자신을 파괴할래? 도저히 화가 나서 보고 있을 수가 없다' 라며 올가한테 부탁해서 올가네 그 큰 저택에서 지낼 수 있도록 키를 준 그가 생각났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서로 소통하기 힘들다고 해서, 네가 나한테 진심으로 대했던 그 순간들을 잊고 싶지 않다. 그 순간들을 다시 쓰고 싶지 않다. 너도 내가 진심으로 대했던 그 순간들이 거짓이라고 정말 믿는 다고 생각지 않는 다'라고 다시 메일을 보낸다.

다음 날 아침 그가 잘 시간에, 생각해 보니 어제 너한테 화를 내고 또 그 때문에 답답해 하고 이러면서 지난 주 내내 물어보고 싶었던 건 잊어 버렸다. 도대체 어떻게 지내니? 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점심 때 쯤 약속한 대로 전화를 하고 오래간만에 서로 어떻게 지냈는 지 이야기 하는 데 벌써 긴장감이 풀려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내일 보자 해서 만난 어제, 서로한테 던진 상처의 말들에 대해서 아무 이야기 없이 우리가 늘 하던대로 대화를 하다가 그가 갑자기' 요즘에 나는 내가 화를 내도 놀라고, 슬퍼해도 놀라고,그리워 해도 놀라고. 뭐라고 해야 할지 마음의 중심을 잃은 듯 해. 예전에 시장에서 옛날 저울을 본적이 있어. 어떤 물건들은 쉽게 0이 되는 걸 찾을 수 있는 데 어떤 물건들은 대칭이 되게 하기 위해 이 추를 올렸다 저 추를 올렸다 해야해. 내 마음이 그런거 같아'라고 그식의 사과아닌 사과를 한다.그리고는 그 순간 그의 커피잔에 입을 대는 나를 보고는 '그렇다고 해서 네가 내 커피를 마셔도 된다는 소리는 아니야'라고 말을 심각하게 한다. 내가 어떤 표정을 지었는 지 모르겠지만, 나를 바라보더니 그의 한옥타브 올라가는 웃음을 내면서 '어쩜 여전히 잘 속니? ' 라고 말하며 좋아 죽을려고 한다. 화내는 척 그의 모자를 뺏어 써보니 그가 '흠 왜 내 모자들은 너한테 더 잘어울리지?'라고 말한다.


토요일에 보자. 

그래 토요일에 보자.


다시 우리의 제 자리다.  

    • 이유를 밝히기는 저어한데, 굉장히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거와는 별개로 내가...무언가 메시지나 메일을 보낼 때 요리조리 계산 안하고 있는 감정 그대로 써 보낼 수 있다면 좋을까 아니면 나쁠까 요즘 생각중입니다. 진심으로 대하는 순간. 진심으로 대하는 순간.

      • 상대와 또 관계에 따라 다르지 않을 까요? 

    • 1절은, 요즘 흔히 말하는 '자존감' 충만을 위한 필수요소 같은 절대적 사랑이겠죠. 서양은 가족관계도 동양보다 더 개인적이고 소원하다고 암암리에 알고 있었는데 이게 다 왜곡된 편견이었음을 유럽 가서 저도 느낀 적 많아요. 특히 조부모와의 관계가 정말 우리와는 많이 다른 듯.   




      2절은, 저도 어떤 관계에 위기가 올 때 그 사람에 내 옆에 있어서 따뜻했던 시간을 생각해보면 넘기곤 했는데 지금의 저는 이렇다 할 인간관계 자체를 맺고 살지 않은 지 오래 되어서, 부럽기도 하고. 또 제 옛날 생각해 보면 그 무겁고 끈끈한 관계라니 지금의 저라면 질식해 죽었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3절, 모자가 잘 어울리면 미인시이겠어요. ^^




      4절은 해버나이스위켄(드)!




      마지막절은, 다시 돌고돌고돌고. 

      • 저는 저희 할아버지 할머니랑 전혀 안친했어요. 참 아쉬워요. 


        사람들 때문에 상처받고 사람들 한테 위안받고 


        전혀 아닙니다.단지 헨릭이 모자가 안어울리기 때문에 ...

        • (소곤소곤) 제가 워낙 맞춤법 지적은 안 하는 사람인데요, 실례를 무릅쓰고... 두번째 문단 중 '파계' 는 문맥상 '파괴' 가 맞겠죠?


          왜냐하면 파괴 못지 않게 파계는 더 무시무시한 단어라서요. ㅎ

    • '내가 좋은 일 있을 떄 아빠를 문득 문득 그리워하는 건, 여전히 내가 아빠를 사랑하니까.'



      ... 자꾸 읽게 되네요.



      커피공룡님 글은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을 수 있어서, 그렇게 읽어야 하는 글이어서 참 좋습니다.

      • 자꾸 이런 과한 칭찬을 받아서 제가 이런 글들을 올리게 됩니다. :)

    • 늘항상매우많이열렬히!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지금 제 핸폰이 먹통이라 모친꺼 훔쳐서 보고 있어서 빨리 도망갑니다요~
    • 매 번 잘 읽으면서 응원하고 있는 눈팅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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