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버리기
물건 잘 버리시나요?
저는 꽤 잘 버리는 편이에요.
평소에는 게을러서 여기저기 쌓아두고 방치해두기는 하지만, 일단 버려야 할 때가 오면 미련없이 버립니다.
사실 예전에는 물건을 잘 못버렸어요.
서른살이 넘어서까지 중고등학교 시절에 받은 편지나 카드, 심지어는 공책 모퉁이를 찢어 만든 쪽지까지 모두 가지고 있었어요.
여행갔을 때 쓴 기차표, 박물관표, 지도 등등도 다 모으고 있었죠.
몇년 전 집안 살림을 모두 정리해야 할 일이 있었어요. 몸과 옷가지 정도만 움직여야 됐거든요.
방바닥에 퍼질러 않아 모아놨던 편지들 다 한번씩 읽어보고, 박물관표, 지도 보면서 여행 추억도 좀 되새김질 한 후 다 버렸어요.
많이 아쉬울 줄 알았는데, 놀라울정도로 아무렇지 않더라구요.
두 번째로 집안 살림을 정리해야 했을 때는 경험이 있어서인지 더 수월하더군요.
모아놨던 맥주컵들 나눔하면서 좀 아쉽긴 했지만, 나중에 다시 또 모으면 되니까요. 만약 다시 못구한다고 해도, 맥주 마시는데는 아무 지장 없잖아요.
애지중지했던 물건들이 생각보다 별거 아니더라구요.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이더라는...
말은 이렇게 하지만, 몇개월 후 또 살림 정리해야 하는 상태에서, 물건들이 야금야금 늘어나는 중입니다.
저는 물건에 미련이 없어서 잘 버리고 잘 주기도 하죠. 저는 짐이 늘어가는 것을 못 견뎌하는 사람입니다.
저도요. 저는 심지어 깨끗한 새 물건을 좋아하는 타입이에요.
저는 짐이 늘어나는 거에는 별 생각이 없긴 한데 확실히 물건에는 미련이 없더라구요.
제 본가가 그렇습니다!! 여기 오기 전 잠시 본가에 얹혀 살 때 폭풍 잔소리를 해가며 정리했지만, 다시 그만큼 쌓여 있겠죠..
저는 뭐 쌓여있는 걸 못보는 사람이다 휙휙 다 버립니다.
전 워낙 게을러서 쌓아 놓고 잊어버리고 살다가, 최후의 순간에 싹 정리해버려요.
물건 절대 못버리시는 부모님을 보며 늘 불만을 품었던 탓에, 저는 잘 버릴 뿐만 아니라 아예 필요이상의 물건은 집에 들이지도 않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부모님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