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어른이 ㅇㅇ하는데 그러는거 아니다

저희 집은 권위주의가 없어요. 정확하게 말하면 권위도 없습니다. 각기 한 만큼의 발언권을 가져요.
물론 돈 벌어오시는 아빠엄마가 그만큼의 발언권을 가지고 계시긴 하지만, 그건 키워주고 있으셔서지 엄마아빠라는 지위에서 나온 발언권이 아닙니다. 서로 뭔가를 하려면 설득을 시켜야 하구요.
(유토피아적인 것처럼 들리긴 하지만 실제로는 무질서해서 곤란한 면도 있는 시스템입니다.)

어쨌든 전 그래서 지위 그 자체에서 나오는 권위를 납득을 못 하겠어요. 그렇다고 완전 반골은 아닙니다. 교수님의 권위는 분야에 대한 지식에 의한 권위, 상사의 권위는 나보다 책임도 많이 지니까 지니는 권위 등등.
그런데 그런식으로 책임과 결부되지 않은 사람의 고나리질을 당하면 참지를 못해요. 주로 나이에 결부된 게 많아요. 선배라던가 노인이라거나.

진짜 욱하게 만드는 멘트가 "어른이 ㅇㅇ하는데 그러는거 아니다"
대개 의견대립 상황에서 나오는 말인데, 속된 말로 피꺼솟이 뭔지 느끼게 해 줍니다.
이젠 좀 유해져서 어릴 때처럼 들이받기보다는 자리를 피하는 편인데요, 발언을 강요하면 "오목조목" 따지고 들게 될까봐(그리고 이러면 상대방도 화가 끝까지 나실 테 뒷감당도 안 되죠ㅋㅋㅋ) 스스로에게 두렵습니다.ㅋㅋ

이거 들어도 아무렇지도 않으신 분들은 어떻게 납득하세요? 표피적인 대처방법은 그럭저럭 파악했는데 진정 마음속으로도 이해하지 못하면 언젠가 사고칠거 같아요 ㅜㅜ
    • 그냥 이해해버릴수도 있어요. 저기는 그렇게 생각하니까 그런가보다........ 그런데 전 아무렇지 않지 않아요....
    •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다음부터는 확실히 피하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고나리질이라는게 무슨 의미인가요?

    • 어른이 ㅅㅅ하는데 그러는거 아니다

    • 어릴 때, 선생님의 권위를 인정할 수가 없었어요. 선생? 먼저 났다는 게 권위의 까닭인가? 하는 반항심같은 게 있었지요.

      시간이 좀 지나서는 먼저 났다는 거, 나보다 더 오래살았다는 것의 권위를 인정하게 되었어요. 존경하게 되었다는 게 더 맞는 것 같아요~
    • 반골 맞으신거같은데요 ㅎㅎ


      결국에는 궁극적으로 나의 의견을 관철시키는게 목표니까, 상대방이 '어른이 ㅇㅇ하는데 그러는것' 처럼 느끼지 않는 방법으로 이야기 합니다.


      뭐 그걸 다른말로 하면 예의라고 할 수도 있구요. 


      방법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



    • 저도 어릴적에는 먼저 난게 벼슬인가? 라는 생각이 많았는데 나이먹을수록 좀 더 부드럽게 되더라구요. 예전처럼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지도 않구요,


      또 예전에는 나이먹은게 벼슬인가라는 생각에 휩싸여서 상대방의 말을 자세하게 생각해보지도 않았는데 요즘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좀 더 꼼꼼히 생각해 봅니다, 혹 놓치는거나 내가 잘못생각하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죠.

    • 그런 경우에는 서로 의견이 달라 논쟁하는데 나이를 이야기하는건 의미가 없다, 고 말해주곤 해요. 말하는 사람도 그 말이 맞다는 것을 모를 정도로까지 꼴통들은 아니니 나이를 더 밀어붙이지는 않게 되지만, 아예 그 쪽에서 얼굴이 벌개지면서 말을 안하게 되어버리더군요. 내가 잘못한게 없는데 왜 피하고, 왜 내가 말을 못해야 하는건가요.




      덕분에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중에, 나이를 의식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거의 다 엉망이긴 하지만, 그런거 감수하느니 그런 인간들과 얽히지 않는게 낫지 시프요.

    • 사실 이 권위, 혹은 상식이라고 불리우는 것들은 단순히 어떤 지식이나 태도가 아니라, 당위라고 여겨지는 경향이 강한데, 그러다보니 그것을 둘러싼 태도들은 다분히 감정적... 이라기보다는 비논리적... 보다도 무조건적이라고 하는게 더 맞을거 같은데, 하여튼 그렇게 되더라구요. 한두마디만 해봐도 그게 타당하다고 할 여지는 전혀 없거든요. 왜 사람이 나이를 기준으로 위계가 정해져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합당한 이유를 댈 수 있는 사람같은 것은 전혀 없다고 절대로 확신합니다. 최소한 여태까지 저는 그런 사람 본적 없어요. 당하는 사람이나 가하는 사람이나 서로 논점도 아닌 것으로 이야기 하면서 문제해결은 문제해결대로 못하고, 감정은 감정대로 상할바에는 차라리 논외의 것은 논외로 치고 이야기하자고 하는 쪽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봅니다만, 질서와 제도라는 것이 질서와 제도인데는 그 뒷배가 있는 것이니, 뒷감당은 들이받는 사람이 해야하는거고, 뒷감당을 할 수 없다면 하지 않는게 좋긴 하겠죠.

      • 그 이유가 나이 자체에 있다기 보다는, 주로 권력 서열이 나이에 비례해서 높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엄밀히 얘기하면 '내가 너보다 큰 권력이 있고 내말을 안들으면 너는 불이익을 받게 될거야'를 돌려 얘기하는게 '어른이 말하면 들어'가 되는거죠.


        그 말을 들어서 화가 뻗치는 이유도 그것이구요. 


        논리나 정의가 아니라 권력에 굴복하는건 상당히 좌절 스러운 경험이죠. 


        역으로 얘기하면, 아무리 나이가 많다고 공원 벤치에 누워있는 노숙자 할아버지가 어른말하는데 말대꾸하지말라면 화가 나기는 커녕 누가 콧방귀나 뀌겠어요? ㅋ



    • 아오, 하여튼 저 말만 들어도 성질이 팍팍 나네요. 내 눈앞에서 저런 말 하는 사람 있다면, 성질이 나서라도 한발짝도 물러나지 않고 끝장을 볼 거 같아요. 최소한 상대가 입 다물때까지는. 실제로 끝을 본 적도 적잖이 있고...

    • 계속 볼사람이면 대충 화제 돌리고




      안볼사람이면..

    • 어릴 때는,어른 역할이나 제대로 하면서 저러든가.생각했는데........뭐 지금도 그다지 달갑게 들리는 소리는 아니지만,배경이 이해는 좀 가요.

    • 아.. 웃면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권력에 굴복하는 것. 그래서 '기분은 더럽지만, 왠지 따지고 드는 것도 쓸데없는 것 같고'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였군요.. 무조건 기분 나빠할 게 아니라 '흐음 이 사람 말은 헛소리지만, 권력이 있으니 불이익받지 않으려면 그냥 넘어가는 게 낫겠다'라고 찬찬히 생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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