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얘기

작년 이맘때 캘리포니아에 갔었습니다. 거기 사는 친구들 만나서 바닷가도 가고 바비큐도 해먹었는데 제가 맥주를 좋아해서 큰 맥주마트에 거의 2-3일에 한번씩 들렀었어요. 갈 때마다 맥주 고르는 데 정신이 없었더니 마지막 날에 찍은 것만 남아있네요. 괜히 맥주가 고파서 사진 찾아보다가 바낭글 하나 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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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사는 동네의 맥주마트, 그러니까 친구 말로 치면 동네 맥주마트입니다. 그런데도 저런 선반들이 양 쪽으로 20줄씩 늘어서 있는 광경이란... 

역시 LA 동네에서나 볼 수 있는 것 같네요 

나름 미국에서도 맥주도시로 이름난 동네인 오리건에서 잠깐 살았었는데 거기에도 저렇게 어마어마한 규모는 적어도 동네에서는 못봤거든요. 

이건 그냥 동네 이마트 한 층 전체가 맥주로 뒤덮여있는 정도. 애초에 마트의 규모부터가 한국하고는 좀 다르기도 하지만요. 

동네를 나가서 브루어리에 간다든지 (그랬으면 그 브루어리 맥주들만 쌓여있었겠지만) 아님 큰도시 외곽엔 있었으려나 모르겠네요.

그런데 저게 다가 아니고 와인섹션이나 스피릿 종류도 나름 착실히 쌓아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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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게 해놓은 냉동고 섹션의 맨 끝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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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가 좋아하는 오리건의 브루어리 로그에서 나온 부두도넛. 포틀랜드의 유명한 도넛가게 이름과 컨셉을 따서 만들었나봐요.

그런데 부두도넛은 신기한(검색해보시면..) 제품이나 재미있는 인테리어, 나쁘지않은 맛으로 관광객이 많고 유명해서 그렇지

도넛 자체로 그렇게 죽고 못살 맛은 아니기에 맥주도 사고싶을 정도로 끌리진 않더라구요.

게다가 가격이... 

한국에서 로그 IPA도 마셔봤으니까 아마 다른 종류도 좀 더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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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위의 레이서 5는 캘리포니아 맥주인데 대중적으로 인기도 많고 무난하게 맛있어요. 그 바로 옆은 ballast point라는 브루어리에서 만든 IPA인데

미국에서 만난 맥주 좀 좋아한다는 사람들이 꼭 방문해서 테이스팅 해보고 싶어하는 브루어리더군요.

마셔보시면 압니다. 훌륭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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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고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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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맥주가 워낙 다양하고 (홉이나 제조방식이나 가향이나) 최상의 품질을 자랑하는 맥주도 많다보니 맥주로 좀 유명하다는 동네에 가면

마트에서 유럽산 맥주를 살 때 눈총을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물론 장난반으로요ㅎㅎ 하지만 실제로 겪은 일입니다ㅠㅠ

뉴캐슬 식스팩을 카트에 넣는데 옆에서 약간 지긋한 나이의 지역 토박이같은 아저씨가 한마디 하시더군요. 에이 맥주 맛을 모르네~

제가 지금 사는 곳에서 차로 30분 정도 가면 나오는 작은 동네에는 1년에 딱 한 번만 생산되는 맥주를 파는 브루어리가 있거든요.

거길 가려고 사람들이 차로 줄을 서서 밤을 샌다는 얘길 처음 듣고 기겁했었어요. 

몇 년 전부터는 그래도 온라인으로 미리 티켓을 팔았는데, 1인당 판매제한을 좀 느슨하게 했더니 먼저 온 사람들이 꼭꼭 눌러담아서(?) 사재기하는 바람에

늦게 줄 선 사람들은 맥주가 없어 아예 구입하질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는... 그게 작년 이야기인... 그런 곳입니다.

그 맥주는 그 브루어리 주변의 몇몇 바에서만 탭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매년 4-5월이 되면 그 작은 동네에 맥주 애호가들로 가득하다고 하더라구요.

이 브루어리에서 생산하는 맥주 중에서 일부 종류는 워낙 생산량이 적어서 주 바깥으로 나가면 구할 수가 없기 때문에

가끔 이 근처 사는 사람들은 셔틀이 되기도 하죠.. 저도 물론 그 중 하나입니다ㅎㅎ

써놓고 보니 왜 이름을 감추나 모르겠네요. 여기까지만 해도 이미 아시는 분은 아실지도 모를 미시건의 founders 입니다. 

아침에 마셔야 하는(?) breakfast stout가 유명하지만 맥주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KBS로도 유명하죠.

음 그런데 또 써놓고 나서 생각하니 사진에는 영국 맥주를 올려놓고 미국 맥주 얘기만 한참 했네요.

저는 풀러스는 그냥 그랬지만 스코틀랜드 브루어리 벨헤이븐의 위헤비를 무척 좋아합니다!!

서울에서 못 봤는데 혹시 요즘은 구할 수 있나 모르겠네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맥주 중 하나에요. 정말로 위~~헤비 합니다. 

스카치 에일 답게 구수하(malty)고요. 요즘 바디감이라고 하는 걸 많이 봤는데 아마 full-bodied를 그렇게 번역(?)한 것일까 몰라요. 아무튼 그 풀-보디함이 있습니다. 끝맛도 무척 좋구요.


맛을 떠올리면서 쓰다보니 맥주를 안 딸 수가 없네요. 방금 냉장고 가서 하나 집어왔습니다.

파운더스의 페일 에일입니다.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그리고 저렴한!) 맥주입니다. 

너무 라이트하다고 별로라는 사람도 있지만, 간이 세지 않은 안주나 식사와 함께 할 때면 좋죠. IPA 특유의 씁쓸한 맛과 약한 과일향이 잘 어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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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산 맥주들 중에서는 요 두 종류를 그날 구운 고기와 함께 마셨습니다 (고기도..)

큰 맥주병이 작아보일 정도로 두꺼운 고기를 아름답게 바비큐해 준 친구에게 잠시 감사의 인사를 하고

스톤브루어링컴퍼니였나 스톤 브루어리였나에서 만든 맥주들입니다. 왼쪽은 제가 좋아하는 맥주 중 열손가락 안에 꼽는! "거만한 개자식" 에일입니다.

홉의 향이 아주 강한데도 너무 과도하지 않게 딱 좋아요. 끝맛도 알싸함과 기름진 느낌이 잘 잡아주고요. 7% 넘는 알콜도수도 맘에 듭니다 (위~헤비보다 더 세요)

쎈 음식과 함께면 최고의 궁합.

오른쪽의 cali-belgique 는 저날 처음 마셔본 것인데요. 친구네집이 남부캘리포니아다보니까 남가주의 맥주회사 것을 새로 마셔보자! 해서 고른 것입니다.

벨기에 홉을 수입해서 만들었댔나 (그래서 이름이.) 했는데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마찬가지로 훌륭했어요. 물론 거만한 개자식보단 아니지만요!



맥주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마지막은 고기로 장식하겠습니다. 먹다 남긴 고기를 다음날 아침에 손수 오븐에 덥혀서 잘라서 공항에서 먹으라고 도시락 싸 준 친구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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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있다가 한국에 돌아갔을 때 요즘은 별로 아쉬운게 없어요. 웬만한 건 한국에도 다 있고, 미국에도 웬만한 건 다 있고 그렇거든요. 왜냐? 생산을 중국님이 하시니까!

...는 제가 하려던 말이 아니고요ㅎㅎ

다른 건 아쉬운 게 크게 없는데, 맥주만큼은 그래도 아쉽더라구요. 워낙 자주 마시다보니 그런 것 같아요. 여기서는 마트 갈 때마다 오늘은 무슨 맥주를 새로 맛볼까 하는 생각하면 즐거울 때가 많아서요.


그러니까 결론은

오비에서 나왔다는 IPA 맛있나요? 


    • 여긴 어디인가요? 천국인가요?
    • 이달 초에 한국 갔을 때 하루 날 잡고 마트에서 낯선 맥주들을 싹 쓸어담아 밤새 홀짝거린 적이 있는데 여기 세븐브로이가 껴 있었거든요. 발라스트포인트 스컬핀 이런 거랑 비교하니 걍 물맛;;이었지만 다른 한국맥주들보단 나았어요.




      그나저나 저런 마트에 저 데려다놓으면 최소 일주일은 환락삼매경에 빠져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부럽네요.

    • 저도 다시 돌아가고싶은 천국입니다ㅎㅎㅎ 세븐브로이!! 그러고보니 아직 한번도 마주치질 못했어요. 다음에 가면 꼭 찾아서 마셔봐야겠네요. 하이트랑 오비랑 비교질 해줄테다. 

    • 술 전혀 못 마시는 저에겐(간에 알콜분해기능이 없는가봉가) 다 똑같은 맛이겠죠ㅠㅠ

      독일여행 갔을때 밤베르크 슈페치알에서 한모금 얻어마신 라우흐비어(훈제맥주)의 불맛?연기맛? 만 제가 유일하게 다르다 느낀 맥주맛..


      저도 술 맛을 알고파요..


      근데 IPA가 뭐예용?!
      • india pale ale의 준말이에요. 맥주의 한 종류죵.

        http://en.m.wikipedia.org/wiki/India_Pale_Ale
      • 물휴지님께서 대신 링크까지 걸어주시니 감사합니다. 독일 맥주는 수입되는 것만 마셔봤는데요ㅠㅠ 훈제맥주라니 신기하네요. 언젠가 맛보고 싶어요.

    • 아 저 가게 뭐에요...ㅠㅠ 저희집 근처로 옮겨오는 것이 시급합니다!
    • 와 ㄷㄷㄷ쩌네요ㅠ 이 글 괜히 클릭했어요 ;ㅁ;
    • 부두 도넛의 베이컨 메이플바는 최고인데요. 컨셉은 느끼 짱에 동맥경화지만 실제로 먹어보면 발란스가 잘 맞는....애로건트 배스타드 저도 맛있게 먹었어요. 오레건 맥주들이 대체로 맛있는데, 제가 젤 좋아하는건 위드머브라더스의 알케미에요. 시애틀에서도 QFC라는 그로서리에서만 봤어요. 평소에는 쌉쌀한 ipa를 좋아하는 편이고 미국 브루어리 맥주들이 대체로 ipa를 잘만드는 거 같기도한데 그래도 알케미는 좋더라고요. Apa라고 어메리칸 페일 에일이라고 해요. IPA보다 쌉쌀한 맛이 살짝 덜한 맛일거예요. 

      • 베이컨 메이플바 기억해두겠습니다! 종류가 많아서 못먹어본 게 꽤 있어요. 저렇게 써 놓긴 했지만 포틀랜드 있을 때 자주 갔답니다ㅎㅎ 알케미도 밀줄 쫙 쳤습니다. 감사해용

    • 조..좋으네요.. 츄릅..

    • 밸러스트 포인트! 완전 좋아합니다.


      가끔 홍대 고메마켓갈때마다 이만큼씩 사와서 두고두고 먹습니다:-) 




      사실, 저는 아래 광고를 보고 먹어보고 싶은 맥주가 생겼는데.. 어디서 구해야할지 모르겠네요.ㅎㅎ






      • 고메마켓이라니.. 온갖 신기한 먹을거리가 잔뜩 있을 거 같아요. 나중에 꼭 가봐야지.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링크 걸어주신 맥주는... 천국에 가야하는 건가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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