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몽상가들- 둘다 재밌게 봤어요.(쓰고보니 장문)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다 재밌게 봤어요. 사실 요즘 보는 영화들은 웬만하면 다 재밌다고 느끼는 것 같지만요.

캡틴 아메리카는 개인적으로 마블 영화(만화책은 안 봐서 잘 모릅니다) 수퍼 히어로 중에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제 생각엔 쉴드든 미국 정부든 캡틴을 철저히 이용해 먹고 그 가치가 있을 때까지만 지원하는 존재인데
반면에 캡틴은 진심으로 자기가 속한 조직과 국가를 아끼고 이 한 몸 바치겠다! 이런 성격이라
보는 입장에서 짠하고 불쌍해서 애정이 절로 생긴달까요 그런 게 있어요.
물론 캡틴은 주인한테 무조건적인 충성을 바치는 개같은 수준은 아니고 
나름대로의 가치관과 옳고 그름의 기준이 있어서 반대도 하고 비판도 하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안됐단 느낌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캡틴이 연애도 하고 좀 사적으로 잘 먹고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이번 영화에서도 뭘 하고 싶냐는 팔콘의 말에 모르겠다고 대답하는 모습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퍼스트 어벤저는 별로라는 평을 많이 듣다 뒤늦게 봐서 그럭저럭 재밌게 봤는데 
윈터 솔저는 평이 상당히 좋아서 기대치도 좀 높았는데 다행히 실망하지 않았어요.
다들 칭찬하는 액션은 정말 잘 찍었더군요.
제 취향이 트랜스포머처럼 대규모로 뭐가 뭔지 파악할 시간도 제대로 주지 않고 다 때려부숴버리는 액션보다는
조금더 고전적(?)인 액션을 실감난다고 느끼는 편이라서 육탄전에 가까운 캡틴 아메리카의 액션이 
작년에 개봉한 아이언 맨 3나 토르 2보다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건물에서 뛰어내릴 때 방패를 활용하는 것도 참신했고요. 

게다가 강한 여자를 무척 좋아하는 취향 탓에 블랙 위도우가 많이 나오는 것도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 캡틴이랑 둘이 쫓기다가 시선을 피하는 장면은 정말 빵 터져서 지금도 문득문득 떠올리면서 실없이 웃고 있어요. 
이 두 사람 케미도 예상 밖으로 좋았고 아무튼 둘이 같이 나오는 장면은 다 재밌었어요.
그런데 블랙 위도우가 84년생이란 거엔 좀 으잉? 했습니다. 
스칼렛 요한슨이 문제가 아니라 그 캐릭터 자체가 훨씬 더 연배가 있는 느낌이거든요.
뭐 30년도 산전수전 다 겪기에 그렇게 촉박한 시간은 아닙니다만 전 좀 더 나이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듀게 댓글에서였나 어벤져스 영화가 나온 이후로는 각각의 수퍼 히어로 영화를 보면서 
저렇게 난리가 났는데 딴 애들은 뭐하고 있나- 이런 생각을 하게 돼서 
몰입에 방해가 된단 얘기를 읽었는데 확실히 윈터솔저도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토니 스타크 저 놈도 표적인데 어디서 뭐하고 놀고 있으려나 싶더군요.

같이 본 아빠도 만족스러워하셨고 전체적으로 잘 뽑힌 마블 영화였어요.


몽상가들은 영화의 전당에서 하고 있어서 에바 그린!!!을 외치며 보러 갔습니다.
68혁명 배경으로 쌍둥이 남매와 그 친구 하나가 19금으로 뒹구는 얘기라는 것만 알고 갔는데 
영화가 시작하자 마자 헤드윅의 토미가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근데 이 영화에서 정말 예쁘더군요. 피부도 뽀얗고 입술은 도톰하고 붉고 아 저래서 헤드윅이 홀렸나... 싶을 정도.

사실 남자사람이 캡틴 아메리카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같이 보겠냐고 했었는데
캡아는 아빠랑 보기로 했고 부다페스트는 이미 봐서 몽상가들이라도 같이 보자고 할까 하다가 
아 이건 본격 19금 프랑스 영화지 싶어서 관뒀는데 관두길 잘 했어요.
베드씬의 수위가 높은 건 아닌데 성기 노출이 참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더군요.

에바 그린은 정말 예뻤어요.
외모도 예쁘지만 또 이렇게 살짝(?) 비정상적인 인물이 워낙에 잘 어울리다보니
아주 장면장면마다 빛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이 배우는 특히 눈빛이 그윽하달까 공허하달까 아주 묘한 느낌이에요.
길쭉하고 살짝 처진 눈매도 그렇지만 피부나 머리색에 비해 눈동자 색이 밝아서 약간 붕뜨는 느낌도 있고요.
에바 그린을 보고 아 퇴폐적으로 생겼단 건 저런 거구나 라고 깨달은 사람이 여럿일 것 같은데
사실 저도 그 중 하나입니다.(이제서야 깨달은 건 아니고 몇년 됐어요)
외모 매력도 있고 연기도 잘 하고 팬도 있는데 이상하게 1급은 못 되는 것 같은 배우 중 하나가
에바 그린인데(남자는 조나단 리스 메이어스, 둘다 만구 제 생각) 앞으론 좀 잘 풀렸으면 좋겠어요.

영화는 좀 허세 부린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그래도 즐겁게 봤어요.
난데없는 영화 퀴즈도 웃겨고 초반에 쌍둥이들한테 말려드는 매튜를 보는 것도 재밌었어요.
테이킹 우드스탁을 볼 때도 그랬고 몽상가들을 보면서도 그랬고
실제 60년대가 저렇게 뭔가 바꿀 수 있다, 해낼 수 있다는 낙관과 열정이 넘치던 시대였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에바 그린 본래 머리색은 금발이에요.

      • 전 다크 섀도우 빼고는 제가 본 모든 영화와 화보에서 어두운 머리색이라 당연히 갈색이나 검은색이나 뭐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요. 금발이라면 어느 정도의 밝기인가요?
        • 위키에 따르면 다크 블론드인데 15세 이후로 검은색으로 염색하고 살았다고... 검색해보면 금발로 나온 사진 있긴 하지만, 그것도 어차피 염색머리일 테니 성인 된 후의 본인 머리색 사진은 없을 걸요.


          뭐 짙은 색이 더 잘 어울리긴 합니다.;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14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52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6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9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5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6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6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53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9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3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30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41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72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8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90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