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결혼하는 여자 결말 잡담

세 번 결혼하는 여자가의 결말이 나름 논란이 있네요.

포털 기사에도 비현실적인 엔딩으로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라는 식의 반응이고 댓글들도 결말에 대한 불만이 많더군요.

더이상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를 보기 싫어졌다 란 반응까지 나오고요.


그런데 저는 그 결말이 꽤나 현실적이다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제 인생사에서 바라봤을 때 그 결말은 충분히 납득할만 했어요.


우선 사람들이 가장 열받아 하는 준구,다미 커플의 재결합.


시청자들은 불륜커플인 준구, 다미가 이어지는 것을 윤리적인 관점에서 비난하죠.

하지만 제 시각과 현실적인 반응을 생각해봤을 때 준구는 당연히 다미에게 돌아가게 되어있어요.

은수에게 용서를 구하고 다시 시작하길 바랬지만 이미 돌아선 은수를 잡을 수 없게 되자 항상 열린문인 다미에게 다시 가는 것은 수순이 아닐까 싶던데요.

준구라는 남자가 또 그렇게 훌륭한 인품도 아니고 옆구리 꾹꾹 찌르면 반응할 남자니.. 그런 남자를 미친 듯 사랑하는 여자가 있으니 준구는 앞으로도 그렇게 살겠죠.

준구네 집안에서 다미를 받아들이지는 모르겠지만 뭐 재벌가와 여배우 결합은 얼마든지 있고,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해도 알음알음 살아가는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봐온지라..-_-


그리고 논란의 채린이의 행복.


채린이 참 복받은 여자죠.

몸만 어른인 애어른이 자기 컨트롤을 못하고 애를 때렸다가 사단이 나고 이혼 위기에서 가정폭력 피해자 버프를 받고 바로 남편 맘을 돌린 용자네요.

망가지는 시점에서 막장급으로 치닿더니 남편의 케어로 잘 정리가 되고 꿈같은 결혼 생활로 결말.

사람들은 채린이가 슬기를 때릴 때 마구 화가 났죠.

아동 학대에서 부터 미친년으로 캐릭터가 잡히고 가뜩이나 불쌍한 슬기는 더 불쌍해지고.

근데말이죠 전 채린이를 보면서 제 내면의 어두운 부분을 보는 거 같았어요.

예전에 잠시 유치원의 보조교사로 일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아이들을 때리고 싶었던 걸 가까스로 참았거든요-_-;;

말 안듣는 애들은 정말 질려버리고 애답지 않은 애들을 보면 징그럽기도 하고. 때리지만 않았지 속으론 그 아이들에 대한 혐오가 대단한 적이 있었어요.

채린이는 그걸 컨트롤 못하고 손이 나간 성숙하지 못한 어른이고 계모였죠.

아이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 하긴 힘들지만 현실적인 시각으로 바라봤을 때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제 집안 사람들을 포함, 주변 사람들의 문제만 봐도 채린이 보다 더 미친짓을 하고도 버젓이 잘 살아하는 인간들이 너무 많기에 제 기준에서 채린이는

반성 잘 하고 나이먹으면 좀 성숙해질 가능성이 있는 사람으로 보였거든요.


현수, 광모, 서영희, 이찬은 그냥 안나와도 될 캐릭터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영희의 작위적인 연기를 보면서 대체 할매가 서영희에게 저렇게 연기 코치를 시킨걸까 싶을 정도로 연기가 어색했어요.

마이너스적인 연기였죠. 거기다 친한 피디 아들 뿌리기...-_-...


이지아의 나는 나와 결혼한다.


이건 좀ㅋㅋㅋㅋ

뭐 새삼 예상 못한건 아니었어요.

결말 부분에 다다르자 왠지 은수가 남자한테 질려버려 나는 나와 결혼한다로 가는 거 아냐 했는데 진짜 자신과 결혼.

한동안은 아마도 그 생활이 만족할 거 같아요.

하지만 설정 상의 미녀에 능력있는 이혼녀인 은수는 언제든이 남자들에게 어필해서 아마 네 번 결혼할 거 같습니다.


결말 때문에 말도 많았지만 전 나름 재밌게 본 드라마라 그 결말 납득할만 했어요.

그리고 초반에 달라져버린 이지아의 얼굴 때문에 몰입이 안된다란 의견들이 많았는데, 물론 저도 예전 얼굴이 더 좋긴 합니다만.. 이지아의 연기가 많이 발전했다 생각했어요.

극 중 캐릭터가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캐릭터라고 욕 많이 먹었지만 여자로서의 인생으로 봤을 때 젊고 아름다운 여자가 기회를 잡고 자기 인생을 살아가려다 결국은 현실에

쓴맛 다 보고 세상과 타협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에 연민도 가고 이해도 되고 그랬네요.

도우미 아줌마 허진의 웅얼거림 연기의 발견도 좋았고,

무엇보다 슬기가 연기를 참 잘 하더군요.

아이에게 힘든 연기였을텐데 아역에게 시쿤둥한 저에게 연민을 자아낼만큼 훌륭하더군요.

앞으로 발전이 많을 배우가 될 거 같아요.


그나저나 세결여 끝나서 토요일마다 끊어 봤던 역사저널 그날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어 기쁩니다.


쓰고 나니 최근 다니는 여초 게시판에 쓰면 공격받을 내용의 게시물.







    • 전 뭐.. 누가 윤리적이지 못하니 행복하면 안 된다, 누구는 행복해도 된다는 생각은 전혀 없구요,

      채린 부부가 이혼으로 한발 담궜다가 갑자기! 급격히! 깨소금 뿌리는 게 너무 이상했어요.

      저와 저희 엄마한테만 지지를 얻고 있는 정태원 싸이코설-.-;;
      • 저한테도 최악의 남편감이었어요.
    • 은수의 선택이 저도 이해가 되더라고요.

      여기 올라온 세번결혼하는 여자 감상 중에서 제가 느끼는

      감상과 제일 비슷해서 댓글 달아여.

      여자가 남자한테 질려버리면 애도 돈도 다 버리고

      떠날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준구가 다미랑 지내는 거 보니 더 그런 생각들고요.

      (아마 저 같이 생각하라고 준구 다미 장면을 넣은 건지?)


      그런데 김수현 할머니 드라마 보면 ... 애 젖을 넘 소홀히

      하는 경향이.특히 초유요.

      아니 애를 보낼 때 보내더라도 초유는 먹여야 되지 않는지.

      이지아가 젖말리는 약 먹는 장면 나오더라고요.

      접때 무자식상팔자에서도 엄지원 젖 말리는 약 먹더니....


      초유를 안 먹이면 애 면역력에 지대한 영향을 준단 말이다!!

      김수현 작사는 초유에 대한 중요성을 다음 드라마에서는

      대사로 넣으라! 넣으라!


      아무튼 ... 저도 이 드라마 매주 본방사수 하면서

      봤는데요.허진아줌마,정난 언니,김용림 보는 재미로 후반에는

      버텼어요.
      • 은수는 초유에 미련이 없을 정도의 독한... 할매의 맘이라 뭐..


        작가가 고증에 철저하고 현실 디테일에 민감하니 그런 부분도 넣었나봐요.

    • 오... 결말이나 이지아 얼굴, 연기..아역 시큰둥, 마지막 '그날' 제대로 감상ㅋ 까지 구구절절 공감가는 감상이네요.

      전 원래 김작가 안티였던-_-;드라마의 대사 치는 거, 배우들이 싫어서 거의 제대로 본 적이 없는데 이번엔 신기하게 첨부터 끝까지 그럭저럭 잘 따라갔어요. 이번엔 대사들도 별 거부감 없었고..은수네처럼 우리도 자매, 부모님이라 그런데서도 감정이입이 좀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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