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같이 먹는 사람들 (자랑입니다)
며칠 전에 본인 사진 많이 가지고 계시냐고 제가 질문했잖아요, 제 호주에 사는 친구가 사진 보내라고 했다고. 대학때 친구인데, 몇년 전에 호주에 갔을 때 10년 만에 만났죠. 그때 집에 돌아가는 비행기 타러 갈때 갑자기 웃으면서, 입는 옷도 똑같고 (이건 거짓말) 머리 스타일도 똑같고, 걷는 것도 똑같고, 세상 어디에서라도 너의 뒷모습만봐도 알아보겠다라고 말해주었던 친구.
생각해 보니 막상 대학다닐 때 단체사진 빼고 같이 찍은 사진은 없었던 거 같은데, 자꾸 사진 보내라니까, 이러는 거에요.
왜? 없다니까 했더니,
야, 요즘 어떤 꼬락서니로 사나 좀 보자.
아 지나가다가 나 대학때 보다 몸무게 덜나간다고 말했더니 걱정이 되었나봐요.
살좀 쩌라 라고 쓴 메시지에다
너 나 살찌면 눈사람이라고 놀리잖아,
문자뒤로 친구의 웃는 소리가 들립니다.
늙어서 살없으면 추하다, 라고 답문이 옵니다. 오래된 친구입니다. 살려둘 생각이에요.
아주 힘들 떄 살이 빠졌습니다.정말 그때는 아몬드 하나만 먹어도 토하고 싶었어요. 어느 순간 부터 매일 아침에 소피아가, 아침 먹었어? 라고 물어옵니다. 거짓말 할 수가 없어요. 다 알거든요. 먹었다고 하면 뭘 먹었는 지 물어봅니다. 시원치않다고 생각하면, 너 빨리 내려가서 빵 사가지고 와, 라고 명령을 합니다. 매일 매일, 네가 먼저 스스로 아침을 잘 챙겨 먹을 래 아니면 이 질문을 죽을 때 까지 들을 래 시합하듯이 물어봅니다.
어느날 점심 때, 갑자기 수잔이, 커피 공룡 너 그만 깨작거리고 그거 세숫가락 더 먹어 라고 동료들 있는 앞에서 말합니다. 영문을 모르는 동료들이 처다보고, (이런 말 여기서 절대 안합니다) 수잔은 너무나 천역덕스럽게, 내가 얘랑 오래 일해서 아는 데 스트레스 받으면 밥을 안먹어요. 프로잭트하다 죽을 일 있냐? 밥먹어. 참 너희들도 나 없을 때 커피공룡이 밥먹는지 안먹는 지 확인해,
같은 부서에서 일하지 않는 스테판을 일주일에 한번씩 비싼데서 점심을 먹자고 합니다. 돈이 아까워서라도 점심을 좀 더 먹지 않을 까? 가 그의 이유입니다.
매일 같이 일하지 않는 마데, 에밀리, 헬레나는 주말마다 번갈아 가면서 점심먹으러 와라, 간식 먹자, 저녁먹으러 와라, 음 제가 갑자기 매 주말 마다 애데리고 다닐 곳이 생깁니다.
언젠가 올가가 무지 막지 큰 초컬렛 상자를 보내셨는 데, 감사합니다 이거 다 먹으면 살찔거에요 라고 문자 보냈더니, 얘 헨릭이 너 밥안먹는 다고, 살이 빠지는 게 보인다고 맨날 뭐라 한다. 살좀 쩌라, 라고 답문이 왔습니다.
요즘 가깝게 연락하는 분이, 전 음식사진 좋아합니다. 사진좀 보내주세요 라고 메일을 보내셨어요. 속으로 요즘 사진을 찍을 만한 음식을 먹은 지 꽤 되었는 데 뭘 찍지? 나중에 그분이 사진을 찍어 보내면 뭘 먹었는 지 알게된다고.
자랑입니다. 이런 좋은 친구들이 제 주위에서 방패가 되어 주는 데 스웨덴이면 어떻고 가족없이 혼자면 어떻겠습니까. 혼자가 아닌데.
아침 아홉시 입니다. 오늘 적어도 두가지 일은 끝내야 합니다.
좋습니다. 좋아요. ^^
아 정말 좋네요... 주변에 저런 분들이 계시다니! 따뜻함이 막 느껴져요.
좋은 친구가 많다는건 Kaffesaurus님도 좋은 사람이기 때문일거예요. 부럽네요. 오늘 할 일들을 잘 완수하는 하루가 되시길!
지금 천천히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이고 날씨가 좋아서 일하기 더 힘들어요
오늘은 초밥을 사먹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런 자랑 좋아요.. 어렸을 땐 누가 잔소리하는 게 그렇게 싫을 수 없었는데. 언제부턴가 누가 잔소리해주는게 얼마나 고마운건지 알게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