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지의 비극과 반란의 도시
자본론 강좌뿐 아니라 활발히 저술과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는 데이비드 하비의 신간 '반란의 도시'가 얼마전 나왔습니다.
한겨레ㆍ경향 등 여러 매체에서 중요하게 소개됐죠. 물론 이 책이 하비의 최신간은 아닙니다. 그저 한국에 가장 최근 소개된 책이죠.
어쨌든 하비는 2011년 오큐파이 운동과 이집트 혁명에 크게 고무돼 이 책을 썼습니다. 그래서 사실 선동적 팜플릿에 더 가깝죠.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그간 해온 여러 연구와 저술을 바탕으로 요약ㆍ정리한 글이니까요.
오히려 쉽게 하비의 이론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하드커버라고 해서 겁내실 필요는 없습니다. 종이가 두껍고 글자가 커서 겨우 300페이지 분량을 맞추긴 했지만 사실 하드커버로 낼 만한 분량의 책은 아닙니다.
어쨌든 이 책의 요점은 대도시 하층 노동계급이 겪는 다양한 도시문제에 좌파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된다는 겁니다.
그는 이것을 '도시권'이라는 개념으로 요약합니다.
도시권은 우리의 삶을 조직하고 유지하는 도시에서 우리가 쟁취해야 할 권리를 말합니다. 도시권을 둘러싼 투쟁은 '반자본주의'적 전망 하에서만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도 강조합니다(한겨레 한승동 기자처럼 노동계급 투쟁과 도시문제를 둘러싼 투쟁을 대립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저자의 의도를 오해한 것이죠).
그래서 이른바 '공유재'라는 것에 대해 자세히 논지를 펼치죠.
바로 이 부분에 '공유지의 비극'에 관해 언급됩니다.
소를 키우는 여러 가정이 있는 마을의 공유지가 결국 황폐화됐다라는 얘기가 이 얘기죠. 보통 공공서비스와 재화의 민영화(사영화)를 옹호하는 데 사용되곤 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주장은 사적 시장원리의 폐해를 말하는 것일 뿐이라는 게 하비의 주장입니다. 자 살펴보죠. 목초지는 공유지입니다만 소의 사육은 개인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즉 소의 사육은 사적소유를 기반으로 한 경쟁, 시장원리가 관철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시장의 바다 한 가운데 떠있는 공유재는 비극적으로 파괴될 것이라는 거죠. 그러면 아예 공유재라는 것을 없애야 하나? 문제는 이게 꼭 좌파의 의도에 의해서가 아니더라도 도시생활은 여러 공유재를 만들어내곤 한다는 겁니다. 하비는 여기서 문화적 공유재를 자세히 분석합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홍대앞 비슷한 예입니다. 이를테면 지역의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 살던 동네가 그 독특한 분위기로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이는 결국 자본의 개입으로 이어집니다. 당연히 이는 기존의 개성을 깎아먹는 결과를 낳게 되죠.
뭐 자세한 건 책을 직접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별 부담없이 한나절이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데이비드 하비의 '반란의 도시'가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곱씹으며 읽을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대한 약간은 비판적인 평가는 제 블로그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babodool.tistory.com/266
국가 혹은 공공기관이 통제하는 공공재와는 약간 다른 개념입니다.
그렇군요. 약간 광의의 느낌도 나면서.. 도서관에 있으면 한 번 살펴봐야야겠어요.
한번 보자고 벼르고 있던 책이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