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하우스 형태의 주거생활에 대해

SBS <현장21> 4월 1일자 방송에서 몇몇 셰어하우스들을 소개하고 있는걸 봤는데요.

공동체 생활에 관심이 있었던 터라 관심있게 보게 됐습니다. 자타공인 개인주의적인 성향인지라

(이 점에 대해 약간 의문이 있긴 해요-.- 오지랖 넓은 우리나라식 인간관계 기준에서 그런거겠지! 라고 항변하고 싶은 기분)

사적인 생활공간을 공유한다는게 두렵긴 하지만, 보수적인 가족 문화가 강해서 거기서 비롯되는 스트레스도 많은게 한국 사회인데

굳이 혈연관계, 가족에 기반하지 않는 합리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가 존재하는 사회에서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했거든요.

공동체에 소속돼서 사는게 불편한 점도 많겠지만 사람의 정신건강에 중요한 부분 같기도 하고,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절약이 될 가능성이 많고요.


우선 셰어하우징 업체에서 빌려줄 집과 살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형태의 집이 나왔는데, 구성원은 대학생, 직장인, 프랑스인 유학생 등 8명이고

1인당 보증금 90만원에 월세 40만원, 방은 침대 놓은 모양을 보니까 2인 1실인 것 같더군요. 월세가 저렴하진 않지만 서울에서 보증금 90만원으로 

옥탑방이 아닌 아파트에 준하는 주거공간에서 살 수 있다는게 장점으로 보였구요. 당연히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모여서 요리도 해먹고

어려운거 서로 해결해주고 하면서 나름 재미나게 사는 것 같더군요. 이 업체에서 서울에 11개의 집을 운영하는 중인데, 입주 가능 인원은 70명인데 신청자는

1200명에 달한다고 해요. 집주인 입장에서도 보증금은 적지만 월세 부분에서 더 이득이 발생되니 호응이 괜찮다고 하고요.


여러 명이 주택조합을 만들어서 집을 공유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매달 내는 월세는 그냥 없어지는거니 그걸 같이 모아보자는 취지로 시작하게 됐고,

조합이 집을 사서 함께 모은 보증금과 매달의 월세로 대출금을 장기 상환하는 식으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방 10칸에 3층짜리 단독주택을 6억원에 사서

10명이 입주한다고 하더군요. 만약에 중간에 누군가가 공동구매(?)에서 빠져야 하는 상황이 되면 어떻게 되는건지 등등 궁금한 점도 있었는데

굳이 그 집에 살지 않아도 취지에 공감해서 투자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뭔가 운영되는 방식이 있겠거니 하고 짐작만 했습니다.   


구청에서 혼자 사는 노인과 집이 필요한 대학생을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을 하는 곳도 있어서, 노인 입장에서는 함께 살 사람이 있어서 좋고 학생 입장에선

고시원에서도 못 살 비용으로 멀쩡한 집에서 살게 되니 좋아 보였는데, 다만 가족끼리도 어른을 모시고 살거나 세대 차이나는 구성원과 같이 사는게

쉽지 않는데 남남끼리는 과연 어떨까 좀 걱정이 되긴 했어요. 


제일 관심이 갔던건 일오집이라는 집이었는데, 저희 집 근처에 있어서 한 번쯤 구경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비용 절약의 측면에서 출발하는 다른 

셰어하우스와는 달리 처음부터 공동체 생활을 중심으로 지어진 빌라 형태의 집인데, 만들 때부터 집주인 의견이 반영돼서 각 층마다 집 구조가 다 다르고,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서 거기서 애들도 같이 놀고 구성원들의 사랑방 형태로도 쓰고 하더군요. 공동 공간을 만듬으로 인해 비용이 발생했지만,

주말에도 굳이 특별한 외출이나 외식을 하기 보다는 공동체 내에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이점이 많다고 하구요. 때로는 애들은 애들끼리 놀게 놔두고

어른은 어른끼리 시간을 보내면 되니까 아이 돌보기 편한 면도 있고. 함께 살면서 해야할 것도 많지만, 생활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나면 퇴근 후 일상이 더

다양해져서 좋다고 하네요.

         

덴마크에 관한 어느 기사에서, 교원노조에서 파업을 해서 초등학교가 휴업을 하는데도 부모들이 아이 돌볼 걱정을 별로 안한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어요. 부모들끼리

당번을 정해서 돌아가면서 애들을 돌보고 있더군요. 부모가 직장에 매인 시간이 길고 학원 뺑뻉이 시키기 외에는 마땅히 아이 돌볼 방법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초등학교가 휴업을 하게 되면 과연 어떤 사태가 벌어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긴 교원단체의 파업이라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에선 불가능한 일이긴 하지만요.

덴마크 사람들은 기차만 몇 시간 같이 타도 내릴 때쯤엔 무슨 클럽이 결성되어 있을 정도로 소소한 공동체 문화가 많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함께 살려면 취향이나 성향이 맞는 것도 중요한데, 듀게를 보면 동호인 주택 같은게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노동시간이 길고 집을 재산으로 보는

경향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주거공간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 문화가 얼마나 발달할 수 있을까 회의감도 드는데, 어쨌든 집값이 너무 비싸니까 셰어하우스 문화 자체는

점점 더 많아질 수밖에 없을겁니다. 하지만 단순히 비용 문제로 집을 나눠 쓰는 것과 공동체 문화의 발달은 별로 관계가 없을 것 같기도 하구요.



  

    • 노인과 대학생이 연결된 경우는 안좋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들은 것 같아요. 자기집 종 대하는 마인드로 오만 꼰대질 끝에 쫓아냈단 이야기도 들었고..

      일오집이란 건 소행주 비슷한 건가 봐요. 지인이 입주 예정인데 역시 육아 때문인게 영향이 크더라구요.
      • 종 대하듯이라니 심했네요; 역시 집이든 직장이든 사람 잘만나는게 관건이예요. 일오집은 소행주같은 집 맞을거예요. 아파트 살 수 있는 비용으로 빌라를 사는거니 재산증식 면에서는 손해일 수 있는데, 다들 아이들 때문에 들어왔다고 하구요.
    • 덴마크 짱이네요.. 부러워라.. ㅜㅠ 제가 알기로는 듀게에서 만나신 몇몇 분들이 함께 하우스메이트 하시는 경우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듀게인의 성향도 워낙 다양하지만 아예 남과 사느니 기본적으로 통하는 부분이 있을테니 조금 더 편하지 않을까 싶고.. 암튼 동호인 주택 좋은 아이디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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