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타코리아 보시는 분 계신가요?

(댓글에 2회 스포일러가 등장해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만연하는건 알고 있었지만,

미술을 가지고 하는 프로가 우리나라에 이렇게 생각보다 빨리 상륙할지는 몰랐어요.

작가는 아니지만 미술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의무감에(?)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는데요.

이 프로그램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했어요.

저야 주변에 다 미술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서 그 의견이 그 의견이더라구요.

예술이 어떻게 경쟁의 대상이 될수 있느냐.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 자체를 부정하는가 하면.

그래 좋아, 미술을 이슈화시켜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 좋다 이거야. 근데 그게 과연 효과적일까?

이런 이야기들을 들었네요.

 

2회를 감상하면서 제가 느낀 것은.

노련한 제작진(프런코 출신)은 흥미를 잡아끌만한 요소를 집어낼 줄 안다.

각 사람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하고 그러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

제작과정을 보여줄 때 일부러 반전의 효과를 누린다던지 하는 것 등등.

 

몇년 전에 미국에서도 동일한 포맷의 프로그램인 <Art of Work>가 방영됐었죠.

당시에 이 프로그램도 챙겨봤었는데요.

이 둘에서 느껴지는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예술가들의 태도에요.

아스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갈등은 예술가들의 자의식에 관한 것이죠.

제시한 주제를 무시한 채 자신이 하고싶은 작업을 하기도 하고,

심사위원들에게 작업에 대해 설명하기를 거부하기도 해요.

비판적인 심사 결과에 대해서 받아들이지 못하고 분노하면서, 지금까지 자존심 하나로 살아왔는데 누가 기분 좋겠냐고 말하죠.

심지어는 중간점검을 해주러 온 멘토 반이정에게 멘토가 뭔지 모르겠다고 공개적으로 질문(반박?)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 일은 조금 시끌시끌하게 작가들 사이의 논쟁을 낳는데요.

요약하면 "니가 뭔 생각을 한건진 알겠는데, 기본적인 리스펙이 없었다" "내가 말하는게 원래 이래요. 못되게 말해요. 어쩌라구?"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나라 미술가들에게는 독특한 자의식이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다시한번(!) 들더군요. 

작가로서의 정체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겨진다고 할까요?

작가의 개성이랄까, 독자성이랄까 이런것을 우선가치로 놓는거요.

그래서인지 가끔은 권위적인 작가지상주의를 가진 사람도 있구요.

아스코의 심사위원들은 하위권에게 이런 뉘앙스의 말들을 많이 합니다.

미술도 결국은 관람객과 소통을 하는 겁니다. 혼자 즐거울거면 왜 전시를 합니까?(이것보다는 훨씬 완곡하게 말해요)

심사위원들은 예술가의 자존심을 건들이지 않으려고 하는건지, (다른 경쟁프로에 비하면) 매우 조심스럽게 이야기합니다.

좀 안타까웠어요.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는 능력과 노력들이 자의식 때문에 가로막혀 있는건 아닐까 해서요.

몇년간 미술사 공부를 하면서 느낀건 어디서도 뿅 하고 독자적으로 나타난건 없어요. 그것이 예술이라고 할지라도요.

특히나 현대미술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럴텐데, 자신을 좀더 많이 열어두면 둘수록 좋을것 같아요.

물론 이러한 작가의 심리가 우리나라에만 국한되는건 아니겠지요.

그래도 뭔가 좀더 두드러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술계의 열악한 환경 때문일까요?

미대에 들어가면 우선 배우는게 너만의 것을 만드는 것이라던데, 미술교육 때문인건지?

아니면 아스코 제작진이 그런 경향을 부각시키나??(음모론)

 

한편으로는 작가들의 이런 순수함이 매우 귀엽게 느껴져요.

그래서 당분간 열혈 시청하게 될 것 같네요.

다른분들이 어떻게 보셨을지 궁금했는데 제가 너무 주저리 말이 길었네요.

어떠셨어요?

    • 하도 광고를 때려대길래 살짝 보다가 돌렸어요. 이제 이 영역도 경쟁시키는 걸 보면서 기분이 좋지는 않더군요. 이쪽에 관심이 늘어나는 순기능은 배제하고서라도 맘에 들지 않았어요. 근데 뭐 사실 예술가한테 자의식 빼면 시체 아닐까요? 예술가처럼 자아를 확장하는 법이라는 책도 있는 걸 보면. 

      • 다른 예술가들에 비해 미술을 하는 이들은 그런 생각이 더 강한것 같아서요. 피아니스트나 무용가는 대회에서 떨어졌다고해서 심사위원의 자격에 대해 반박하진 않잖아요. 그런것들이 특이하게 느껴져요 저는.

        • 음악이나 무용은 기술적 완성도가 예술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큰 요인이니까요. 현대 미술은 그런 문제랑은 이미 거리가 많이 벌어졌으니 평가 기준도 객관화 되기 어렵겠죠.   

          • 음... 사실 제 생각은 그런 의견과는 좀 떨어져있어요. 현대미술이 매우 멀리 왔다고 여겨지지만, 좋은 작품을 이야기하는 보편타당한 논리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매우 추상적인 형태를 가지거나, 물리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이라 할지라도요.


            물론 여기에는 미술작품도 많은 이들이 누리고 즐거워하는 것으로서 존재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지만요.

    • 이걸 보니 소위 현대미술, 개념미술이라는 게 얼마나 사기인 줄 알겠습니다


      사실 이전까지는 미술작품에 묻어나는 "진정성"이나 "노력"을 강조하는 이들을 조금 멍청하고 시대에 뒤쳐진 자들로 생각했는데


      아스코에서 피상적으로나마 작업의 면면을 살펴보니... 이리도 얄팍할 수가...


      특히 몇몇 참가자의 경우엔 표현할만한 생각이나 자의식 조차 없어보이더군요


      저는 참가자들의 작품을 보며 뒤통수가 얼얼한 충격이라든가 예기치 못한 감동 같은 것들을 기대했는데,


      개인적인 기준에는 너무너무 유치한 발상과 표현들의 연속입니다


      특히 지난 회의 어린 왕자 코스프레...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만ㅎㅎ

      • 아직은 예술을 하기에 어린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30대이잖아요. 자기가 뭘 하는지 모를수밖에 없을것 같아요. 물론 젊은 아티스트를 발굴하는게 목적이긴 하지만, 아직 거창한 뭔가를 만들어내기엔 어린 나이죠. 그럼에도 가능성은 조금씩 반짝거리더라구요. 어린왕자는 정말... 저도 할 말을 잃었어요.

    • 그런데 아트 오브 워크하고 아스코가 차이가 나는 지점이 있다고 하셨는데, 아트 오브 워크는 아스코와 비교해 뭐가 다른가요?

      • 예술가들의 태도요. 정당한 권위에 대해서도, 자신(=자신의 작품)이 침해받는 것 같으면 폭발해버리는 것 같아요.

        • 아 그러면 아트오브워크에서는 참가자들이 심사에 겸허하게 인정하는 편인가요?

          • 네, 그랬던 것 같아요. 대부분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참여한 참가자들처럼요.

    • 띄엄띄엄 보긴했는데 전 좀 불편한게, 자의식 과잉? 아무리 틀이 싫어도 어느선을 넘어버리는 자유분방함이 어린이의 유치함같아서 소름 돋거나 오글거려요.제가 전부터 아마추어 미술..(그림이면 보기 나은데 )이렇게 퍼포먼스 성격이 있으면 ..작품이 상당히 아슬아슬하고 폐쇄적이고 불친절하게 느껴져서 에라 나도 예술하겠다하고 외면하게 되더라구요.

      2회 후반부 보면서 바텀 세명은 진짜 아니었어요. 한명은 생각이 없이 웃고만 있고 한명은 아예 표절이고(멘토 새프닝 보면서 어린 마음에 저럴수 있겠다,지가 그러고도 겁은 났나보다 귀엽네했는데 쓸데없긴 했죠.옆의 다른 참가자가 뭐라 건드리지 않았음 더 조용히 끝났을텐데.암튼 이런 유리멘탈은 오래 못 버티지 싶습니다)

      한명은 고집만 쇠고집..

      쫌 실망스러웠어요.우승자 것은 느낌 좋았지만 나머진;;;
      • 저는 아슬아슬하고 폐쇠적인건 괜찮은데,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건 소통의 의지가 없다고 여겨져서 정말 힘들더라구요. 근데 문제는 그런 작품은 대부분 그걸 의도하지도 않았다는 거죠. 제가 생각하기에 그건 그냥 나쁜 작품이에요.


        재밌는게 지난주 바텀이 이번주 탑이 되었죠. 사실 이번 편에서는 어린왕자가 떨어져야 했다고 생각해요. 심사위원이 그 사람한테 기대할만한 포트폴리오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 그래도 너는 상자라도 만들었지 옛다!인가 했어요. 고도를 기다리며 는 보는 사람들에게 투시력을 요구해서 실패가 아닐런지.지금 생각해도 막상막하네요.
          • 그렇게 생각하면 심사위원들은 노력이나 소통의 의지를 실력이나 개념보다 더 높은 가치로 두는건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저는 고도를 기다리며 작가가 떨어져서 좀 아쉽더라구요. 가능성이 있어 보였는데. 여하튼 어린왕자는 정말...... (지켜보겠다)

    • 새프닝 오타임다.모바일 쉽지 안해요..

      그러고보니 어린왕자..그 참가자 그리 어리지도 않네요.
      • 저도 항상 오타가 많아요. 걱정마세요.


        그래도 아직 학생이니까요. 자기 자신이나 예술을 알아가는 단계라고 믿고 싶어요.

    • 전 봤다가 아트는 잘 모르는지라; 다른 의미로 생각이 많아진ㅎㅎ

      심사위원 하나가 어디서 본 듯하다 했더니 어릴 때 동창이던데 그 옛날엔 비슷하게 촉망받던 시절도 있었건만 세월 흘러 난 요모양요꼴이고 그 친구는 그때 그대로 크고..그날 잠 한숨 못 잔ㅋ 이런 일 한두번이 아니지만 새삼..이런 생각도 웃기고 못난 거고..
      • 와우! 심난할만한 상황이네요. ㅋ

        전 아직 그런 경험은 없는데,엠비씨 스포츠기자 한명..잠시 등장했다 사라진 아이돌가수..정도.
      • 누구일지 궁금하지만 묻지는 않아야겠죠?


        근데 미술계에서 유명해봤자 아닌가 싶어요. 가까운 친구가 한국의 탑인 미술관의 큐레이터인데 그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정말이지.


        심사위원 모두 의심할 여지가 없는 한국미술계의 내로라 하는 미술인들이지만, 저도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이 한 명 있네요.


        미술의 스펙트럼은 너무 다양한데 저는 너무 좁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 1화만 봤는데 너무 오글 거려서 보느라 힘들었습니다. 한회 끝까지 참고 봤으니 그걸로 되었다 하고 안볼려고요. 아트오브워크는 그래도 꽤 재밌게 봤는데 이건 도저히 참아낼수가 없네요ㅋㅋㅋㅋ

      • 확실히 감정적인 요소가 짙죠? 아트오브워크에 비해서요. 저도 그렇게 느껴지면서 그게 한국 동시대 작가들의 집단적인 정체성인가 싶었어요. 아니면 연출의 문제인걸까요?

        • 연출쪽 문제가 큰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한국에서 만드는 리얼리티쇼들의 특징인거 같아요.

          • 역시 그런 측면도 있겠죠. 참가자들이 너무 제멋대로 구는것 같아 보여서 조마조마해요.

    • 특히나 무슨 예술 하는 것을 정말 대단한 것인양(?) 여기는 것에 대해서는 같은 동류작가들에게도 그렇더군요..


      전 1회 때의 그 JYP 소속 설치 미술가(?)였나? 그 '그냥 고래라고요..' 하던 양만요..


      지가 주제랑 상관 없는 작업을 해 놓고 그거 이해 못해준다며 화낸 거 까지는 이해 하지만.. 왜 2회에는 나오는지 ㅋㅋ 

      • 아..방송사고 나니까 카메라 치우라고 한 사람아닌가요. 무서워서 원.몇마디 오고 갈 것도 없이 정색을 해서 계속 그러시다간 인격장애 소리 나오겠어요.누가 억지로 끌어다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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