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목숨, 주인 잃은 인터넷 공간들
자전거 여행을 좋아해요.
네이버 카페에 가입한 관련 카페도 있고, 종종 눈팅하러 들어갑니다.
몇년간 아시아 호주 유럽을 거쳐 이란을 여행중이던 한국 자전거 여행객 한 분이 최근 교통 사고로 사망하셨다는
소식을 카페 게시글을 통해 접했습니다.
그간 그분의 게시물을 본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부랴부랴 찾아봤어요.
제가 사라져간 사람이 남긴 자리에 대한 관심이 일반인들보다는 과한것 같아요.
종종 넷상에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 소식을 들으면 예전에 싸이월드를 찾아 들어가보기도 하고 했어요.
사람은 사라졌지만 인터넷이라는 공간덕에 바이트가 살아있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주인없는 공간이 쓸쓸하기도하고
그렇게 그 흔적들을 보는 경우가 종종있어요.
이분의 과거 여행기를 보다 보니 작년 이맘 때 쯤 동남아시아쪽에서
새벽에 텐트를 습격한 도둑의 공격을 받고 여행을 그만둘까 고민한 이야기들이 있더군요.
운명은 참 얄궂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분이 그 때 여행을 단념하고 귀국하셨더라면...
안타까운 소식에 제가할 수 있는거라곤 잠시 명복을 빌고, 그분이 남긴 추억들을 훑어보는게 전부네요.
+ 이런 탓에 종종 듀게나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 기억하는 회원이 오래활동 안하면 걱정이되고... 주변 지인들도 오래 연락이
안되면 잘 살아있을지 안부부터 걱정이 됩니다. 모두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사고 조심.
가장 친한 친구 한명쯤에게는 비밀번호까지 알려주고 뒷처리를 부탁할까 하는 생각도 해봤었어요.
그런 생각은 해본적이 없어요. 어짜피 제 페북 친구도 몇 안되고, 블로그 같은 것도 방치신세라.
다만 그렇게 벌려놓은 공간들은 저가 사라져도, 그 사이트가 없어지기 전 까지는 마치 제가 살아있는 것 처럼 공개되어 있다는게
왠지 서글프게 생각되더라고요.
오늘 이런 소식을 들으니 얼마전에 어떤 자전거 여행기를 굉장히 열심히 읽었는데 뚝끊겨서 몇년째 연재가 안되길래 열심히 검색해서
그분께 계속 연재해주세요라고 메세지를 날렸는데... 혹시.. 라는 생각도 괜시리 들고.
.
저는 제 걱정은 안하고 타인걱정만해서.. ㅎㅎ 밤바람님 예전 게시물 보니 과도한 상상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부분이 조금 저랑 비슷하시더군요. ㅎㅎ
떠난 사람들 뒤에 남겨진 것들 잠시 둘러보는 것 뿐인데요 뭘 ㅎ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걱정도 괜히 나쁜쪽 부터 생각할뿐.. 먼저 안부 뭍고 할 정도로 살갑지도 못하고...
그래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네, 죽음이 언제 올지 누구도 정확히 예측하지는 못하겠죠.
살아남은 이가 할 수 있는건, 그것도 일면식이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건 명복 비는 것 밖엔 없네요
그런 직업도 있군요. 그런데 전 고인의 기록들이 원해서 사라진다면 할 수 없지만 굳이 없어져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다 이 세상 살다간 흔적이라서요. 다만 과거랑 다르게 인터넷 덕분에 고인과 알지도 못하는 사람도 그런 흔적을 볼 수 있다는게 이채롭게 느껴진다고할까요...
인터넷의 좋은 기능이라고 생각해요.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것. 저는 제가 죽더라도 기록들은 남았으면 좋겠어요. 원더이어님 처럼 누군가 흔적들을 보고 이런 사람도 있었구나 생각해준다면 더할나위 없을 듯.
너 저도 가끔 그런 생각해요. 단지 제가 남겨놓은 기록들이 쓸만한게 없는 것 같아서 문제지만 ㅎㅎ
저랑 비슷한 경험이시네요. 저도 제가 방치한 블로그에 들어갔다가 저를 방문한 블로거가 궁금해서 타고 간 적이 있었죠. 같은 동네에 살고 매일 아침 부지런히 운동하고 그러던 양반이던데 찍은 사진이 마음에 들어서 댓글 달고 찬찬히 보니까, 최신 글이 몇개월이나 방치 되있더라구요. 그 최신 글에 댓글로 부고 소식이 올라와있더군요. 나이 겨우 마흔줄 됐는데 미취학 딸 둘이 있던데 등산하다가 갑자기 돌아가셨나 보더라구요. 괜스리 주변 가족들은 어떻게 살까 블로그 다 둘러보고 그래요. 뭔가 그래도 삶의 흔적을 죽음을 이겨낸 사람들을 보면서 저도 죽음을 극복하고 싶은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만난적도 일면식도 없는데 왜 그리 슬픈지 참 모르겠어요.
저만 그러는 건 아니군요. 왜인지 이것도 관음증의 일종 같아서 좀 내가 유별난가했거든요.
예전에 모사이트에서 웹툰 그리던 분이 돌아가셔서 그분 싸이월드 가봤더니 그분의 애인분께서 몇달이 이어지도록 절절하게
그리움을 호소하는 방명록을 남겨놓으신거 보고 가슴이 아팠던 기억도 있고...
살아서 좋은 기억들 주변에 남겨야 할텐데.. 오늘 부고 소식 들은 그분도 참 유쾌한 여행자였던 것 같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