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써야 하기에... 오늘은 뭔가 쓰고 싶어서...

기록 남기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오늘은 뭔가 쓰고 싶었어요.

저는 휘오나라는 닉으로 2004년 경 쯤 부터 활동해 왔어요.

그 때의 저는 매우 행복했습니다. 가난했고 여전히 가난하지만 그 때

제가 행복했다는 사실은 변함 없습니다.

그래서 행복하다는 글을 많이 올렸던 것 같아요. 쿨한 휘오나님이란

소리도 듣기도 하고, 저와 상관없는 별나라 이미지를 갖다 붙인 분도

계시고.

그러다 태어나 처음으로 끔찍한 악플을 받았어요. 어떤 사람이 익명에서

표절에 관해 이야기하는데 저는 별 생각 없이 표절하니까 떠오르는 

클래식 이야기를 본 게시판에 올렸죠. 

제가 올린 글에 이런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모짜르트가 피아노를 

치는데 누군가 그건 다른 사람 곡이지 않느냐고 질문합니다. 그러자

모짜르트는 "근데 그 사람은 이걸 더 잘치지 못하더라고."


제가 생각하기에 그 분은 이 글에 화가 난 것 같았어요. 저보고

물타기를 한다고 익명방에다 화를 냈죠.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디서 휘오나라는 양공주같은 이름을 쓰고 표절을 말하느냐."

몸이 부들부들 떨렸어요. 손끝으로 진동이 올 정도였어요.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 때는 신고제도 없었고

전 이 일로 듀나님을 괴롭히고 싶지 않았습니다.


전 한달 뒤에 돌아오겠다고 나가버렸습니다.


저는 아예 게시판 발길을 끊은 것이 아니었어요. 눈팅을 하고 있었죠.

그분은 빠르게 몰락하시더군요. 익명방은 성토장이 되었고 그분은 

물에빠져 뭔가 잡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죠.

그리고 사라졌습니다.


저는 약 1년 6개월간 듀나 영화 낙서판에 아예 접속하지 않았습니다.

심하게 충격을 받았지만 저는 쫓겨나듯 사라진 건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나 더 이상 게시판에서 행복한듯 글을 쓰게 되지는 못할 것 같았죠.

휘오나란 이름으로 뭘 쓰고 싶지도 않았어요.

휘오나란 닉으로 그 때의 심정을 짤막하게 썼더니, 그 분이 나타났던 거예요.

"물타기 했던 것은 기억도 못하는 군요."라고요. 그래서 전 

"님이 휘오나란 닉을 강간한 건 생각납니다."라고 썼지요. 

그분은 자신의 글을 지우고 사라졌어요. 지금도 보고 있을지도... 


그래서 스위트블랙이란 닉으로 바꾸었어요. 이 닉으로도 별로 행복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요, 전 어느덧 게시판에서 상당히 눈치를 보게 되었어요.

기분 그대로를 털어놓기 어렵게 되었죠. 솔직하면 공격을 받는다는 것이

그제서야 학습되었어요.


무쓸모한 이야기나 늘어놓자. 왜...? 왜 듀게에서 그래야 하는데?

듀게가 아니면 안되나? 다른데서 하면 더 좋지 않을까?

그런데 전 이 곳에 너무 희로애락이 많아요. 제가 여기서만 얻은

기억들이예요. 별로 좋지 않은 적도 있지만, 아주 좋았던 적도 

있어요. 실타래처럼 얽혀있던 분들도 떠나시고, 감추시고, 눈팅만

하시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옛날의 분위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아요. 지금의 분위기가 썩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예요. 그렇다고 해도 전 여기 계속 남아있겠죠.

이 곳에서 겪은 변화를 다른 데서 또 겪는 피곤함은 피하고 싶어요.


저도 많은 변화가 있었죠. 듀나게시판과 함께. 같이 나이들어 가는 

분들과 여전히 제 정신연령처럼 어린 분들과. 

헤어지고 싶지 않아요.

    • 스위트블랙이란 닉도 좋아요.

    • 닉네임과 어울리는 글이에요. 뭔가 쓰고싶다고 하시니 스누피의 "어둡고 바람부는 밤이었다..." 가 생각이 나는군요.


      쓸모가 있는 글 없는 글이 정해져 있겠어요? 재밌게 글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 한달, 1년 시간이 갈 수록 가볍게 즐기는 법을 배웁니다. 그리고 게시판보다 내가 더 중요하다는 것도. 안좋은 기억도 있지만 좋은 인연도 만났습니다. 남에게는 이 게시판 이야기 잘 안해요. 여기서는 온전히 김전일이고 싶으니까

    • 아... 스위트블랙 이전이 휘오나였었군요.


      지금은 그 분이 없기를 바라요.

    • 폭력적인 댓글에 상처받은 기억은 저도 있습니다. 장난 아니죠. 얼굴이 안보인다해서 그런 글을 싸지르는 인간들 덕분에 조금씩 강해지는 것 같기도 해요.


      휘오나라는 닉의 의미가 궁금하네요. 스위트 블랙은 왠지 커피 좋아하시는가 싶기도 하구요.
    • 저도 가끔은 게시판에 횡행하는 폭력적인 행태를 보면 제 정보를 그렇게 노출해도 되나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저도 그 폭력의 당사자가 될 수도 있을 테니까요..



      그렇다고 철저하게 저를 가리는 것도 피곤한 일이어서 적당히 노출을 하고 글을 씁니다만..



      제가 강해져야죠.. 다른 대책이 없어요.. ㅎㅎ

    • 휘오나 스위트블랙님 그러셨군요.


      게시판에서는 요리조리 피해가며 같이 



    • 그 막말하신분...제가 다 화가 납니다. 꼭 그렇게 언어를 쓰는 사람이 잇어요. 남에게 가장 잔인하게 상처내려고 연구하는거 같은.



      2004년이면 저도 여기 처음 발 디뎠던 시간이군요.무려 10년인가요..우와아....



      휘오나님, 먼저 쪽지 건네셨던 그 상냥함을 전 아직도 기억해요. 



      (정작 제 아들네미 사진 보고싶다는 말씀 여러번 하셨는데 여전히 버벅대다 못올리는 저를 용서해주세요.ㅜㅠ;;;;)



      오늘 날씨 진짜 좋네요. 여긴 서울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날씨보다 더 환한 날 되세요^^



      푸드덕~! 



       



       

    • 놀라셨겠어요

      게시판 구력은 얼마 안되지만 막말리플에 쿵쾅쿵쾅했던 적 저도 있어요 ^_ㅠ 그래도 저 역시 웬만하면 여기 오래 붙어있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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