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이야기입니다

2008년부터 아주 오랜 굴을 기어나오고 있는 중입니다.

말이 나오는 거지 이렇게 끝이 안보이는 걸보면 처음부터 막힌 굴속을 헤맨가 아닌가 싶습니다.

바닥을 치면 튀어 오를 거라 믿고 바닷속 바닥에 발을 내디뎠는데 아무것도 밟히지 않는 절망감과 공포가

항상 느껴진다면 어떠세요?


그래도 가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내 주위에 좋은 일이 생기면, 조카가 너무나 예쁜 얼굴로 웃어주면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삽니다만

정신적균열이라는 게 재치기처럼 숨겨지지 않아서 예민한 몇명은 눈치챈듯합니다.


다 그만두고 벌어논 돈으로 치료나 받으며 살고 싶지만 미혼이고 늙으신 부모님도 있어서 일을 해야합니다.



설마 그럴리가 싶었는데 이 사고배의 이름을 듣는 순간 '세월아 네월아' 이런 말이 떠올랐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다 그렇게 침몰하겠지... 하는 굉장한 조소의 말소리가 들리더니 내내 기분이 안좋아졌고

전원구조되었다는 게 오보라는 경악할 사실이 밝혀지고 너무나 슬프고 어이없는 상황을 접하면서

그 목소리의 충격은 가셨지만 또 다른 공포가 밀고 들어오네요.



어릴때부터 내가 선 이 자리에서 맡은 바 일을 잘하면 된다고 배웠습니다.

현 시점에서 아무도 잘못했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학생의 공포어린 신고전화에 위도와 경도를 묻는 그 어리석음,

당장 면피하기 위해 숨기고 조작하는 음험함,

책임은 나몰라라하는 책임자들

인양과 구조를 둘러싼 민관의 갈등 등등


내 할일만 열심히 하며 마음편하게 살아보겠다는 마인드가 완전히 뭉게지네요.

내 할일만 하면서 살아서 이렇게 된건가 싶기도 하고.

조금씩 뉴스에 거리를 두려고 하는데 바쁜 와중에 뜨는 소식을 보면 가슴 철렁한 소리 뿐입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제 최선을 잘 모르겠어요.


 


    • 내 자리에서 각자 맡은 일만 충실하게 했어도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습니다.


      살구님은 열심히 잘살고 계신겁니다. 나이가 마흔이 넘으면 사회에 불평을 하지마란 말이 있었습니다.

      이런 사회를 만든 책임이 있는거니까요.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 같아 댓글 답니다. 결혼은 못했지만 직장생활을 10년이상 하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혼은 포기했는데 자꾸 부모님이 눈에 걸립니다.
      • "이런 사회를 만든 책임이 있는 거니까요" 라는 말이 가슴에 꽂힙니다. 아직 마흔은 아니지만, 제 책임도 통감합니다.

    • 내 할일 열심히 하면 됩니다만... 그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고민되지요.




      직장 내에서, 업계에서 때로는 치밀하게 때로는 설렁하게 살고 있기는 합니다.




      근데 문득 개인적이거나 사회적 차원에서 별로 하는 건 없는 거 같아요. 그중에도 '내 할일'이 있기는 할텐데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5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9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6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1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1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7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