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전망에서,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사고의 경과에 대한 입장.
살면서 이런 감정을 경험해본건, 장갑차에 누군가가 눌려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였습니다. 그 때 부모님과 많이 다퉜고, 그 경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을 하지 않았군요. 아니면, 살펴보긴 했지만 기억을 제가 못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SOFA 협정의 잘못된 점에 대해 찾아보기도 했고, 개정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알아보기도 했던 듯 한데. 아직 마무리지어지지 않은 일 대신에 현재의 일에 집중해봅니다.
저는 쉽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시위에 참여해본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의 경과로 일어나는 일들을 바라보면서, 무언가 하도록 만드는군요. 그래서 가능한 시간에 가능한 것들을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바로 어제, 학교(이런 걸 밝히는 것은 달갑지 않지만, 이제 와선 뭐 어쩐다 싶군요)에서 세월호 시국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이름만 토론회였고, 6명인가 7명의 대학생들이 참여하여 자신의 의견을 발제하는 것이었죠. 그것은, 개인의 발제가 아닌 단체에 속한 개인이 단체를 대리 또는 대표하여 단체의 입장을 발의하는 자리였습니다. 각각이 나름의 입장을 가지고 발제를 했으나, 거기에 결국 개인적인 자료조사 내지는 논리형성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청소년 인권단체의 경우, 청소년을 인권적 존재와 동시에 보호대상으로 보는 오류를 저질렀고, 신자유주의를 비난하는 진보의 경우 내놓는 자료들이 편협하고 쉽게 그 편향 지적이 가능한 자료를 넷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자료들을 (즉 검증이 매우 쉬운 것들을) 기반으로 논의를 주장했습니다. 정부의 입장을 잇다른 참사를 바탕으로 비판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매우 원론적이고 실제로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또는 어떤 부분이 정확하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나쁜 것은 나쁜 것이고 좋은 것으로 교체되었으면 좋겠다 수준의 명제였을 뿐이죠. 고등학생도 한 명 참가했는데, 수학여행 폐지와 어른들에 대한 입장을 아주 쑥스러워 하면서 이야기했는데, "모두 나쁜 어른으로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정도가 제가 얻을 수 있었던 가장 적절한 정보였습니다. 아, 그리고 팩트TV를 이 사고 시작부터 봐왔던 분이 현재 유가족 일동이 특검을 원하고, 그 서명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상당한 정보였죠. (발제를 원하는, 행동하는 대학생들이 사건을 파악하는 정도가 이 정도라면, 평균은 어떤 정도일지 복잡한 심정이 들었습니다.)
우리, 또는 대한민국 국민은 아주 다양한 사고를 가지고 다양한 형태의, 또는 범위의 끓는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그 점의 형태와 범위가 다양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또는 사회에서 통용되는 논리야말로 일정한 점(목표)에 지속적인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컨대, 아래 글의 루온님이 말하는 의견에 대해서도 저는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그런 것을 동의하는 사람들도 어떠한 특정 목적에 있어 행동할 가능성이 있는 [우리]라는 범위 내에 포함 될 수 있음을 이해해주십사 하는 겁니다. 저도, 그렇게 느린 사람이니까요.
저는, 가장 먼저, 우리가 모든 것에 대해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길 바랍니다. 개개인 각각은 자신이 공부하거나 일하는 범위 내에서는 강력하고 남다른 전문가지만, 그 외에 대해서는 상당히 무지하고 그 무지를 가지고 있음을 먼저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 이후에는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단체에서는 개개인이 가지지 않은 분야에 대한 전문가들이 있을테니까요. 말하자면, 저는, 자기 자신의 전문 영역에 대해서 판단을 내리고 발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정보는 신뢰성과 설득력, 진정성의 밑바탕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니까요.
예를 들자면, 저는 법조계에 묻고 싶습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이 상황은 법적으로 어떠한 상황이며, 그리고 그것이 합법인지 불법인지, 그리고 진행된다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집시법과 형법, 그리고 경찰행정법에서 (제가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저는 무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상황은 어떤 식으로 이해가 되고, 어떤 것을 근거로 진행이 되는지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그 해결책 내지 해석이 궁금합니다. 경찰은 어떤 식으로 움직이고, 우리는 행정부에 대해 어떤 것을 근거로 발언 할 수 있으며, 어디까지 개입하고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말입니다.
예를 들자면, 저는 행정학을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공무원은 법적으로 정치적인 발언을 하지 못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공외자가 이런 궁금증을 해소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미 알고 있다시피, 사전적 문제들을 파악하기 위해 검경합동조사가 이뤄지고 있고 감사(역시 여기에 대해서도 저는 무지하기 때문에 무식합니다, 단어가 맞는지도 모르겠습니다.)가 진행 중인데 이런 것들의 절차는 어떤 종류를 따라 이뤄지고, 어떤 예측을 할 수 있으며 무엇이 압수수사가 되고, 나중에 결과를 어떤 식의 백서로 만들어져 나올지를 말해주길 바랍니다. 그런 과정이 무엇을 근거로, 그리고 어떤 위원회가 설립되면 어떤 식으로 그 과정이 일어나는지가 궁금합니다.
예를 들자면, 저는 언론계에 이런 것을 묻고 싶습니다. 현장 르포 방식의, 정부가 어떤 경과를 통해 이 사고를 파악했고, 그 사고를 대처하기 위한 흐름이 어떤 식으로 일어났는지를 그려주길 바랍니다. 예컨대, 여러 위원회와 수뇌부들이 성립되었는데, 그것들이 어떤 식으로 일어났고, 그 내부인사들이 누구누구이며, 그 수 개의 대처부서들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으며, 각각의 부서들은 어디까지가 자기 관할이자 권한/권력이 있었고 경과를 통해 그것이 어떤 식으로 발동되었는지, 그리고 가시적인 부분에서 어떤 것이 '부상'되어 대중들에게 보이게 되었는지 해석해주길 바랍니다.
예를 들자면, 정치계 또는 정치학계에 이런 걸 묻고 싶습니다. 비례 대표와 지역 대표들로 구성되어 있는 국회의원들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각 지역에서 이런 주장을 하는 자신들의 비율이 얼마나 된다는 걸 보이고 압력을 행사하여야 할테인데, 그것을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것이죠. 국회의원은 초법적 권한을 지닙니다. 저는 무지해서 선례를 알 수 없지만, 시위 단체에 국회의원이 참가하여 함께 진행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그 국회의원도 법적인 처벌을 받게 되는 겁니까? 간단하게 현재 자신 지역의 국회의원이 어디서 뭘 하고 있으며, 지역의 지지자들의 원함에 국회의원을 움직일 수 있는지 부터가 궁금하군요. 간접민주주의에서 뽑아놓은 사람을 이럴 때 표값을 내놓으라고 해야 되지 않겠나요. 거기다가 마침 선거철이기에 갈아치우겠다는 압박도 할 수 있겠군요.
모쪼록, 제가 떠올린 것과, 떠올리지 못한 것에 대해, 저를 가르쳐주시길 기대합니다.
일반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얼마 없습니다. 그리고 그 무력감은 이미 이명박, 아니 그 이전부터 끊임없이 학습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무엇이 어떻게 바뀔지를 전망이라도 그려주지 않는한은 무엇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간단히 국정조사를 통한 특위가 어떤 것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걸 잘 배웠습니다. 또한, 특검의 경우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오래걸리기 때문에 감정은 시간의 흐름에 미분되어 희석됩니다. 그 결과까지 도달하기 위한 시간이나, 어떤 걸 발동하기 위해 필요한 인원이나,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았으면 합니다. 저의 경우, 의미없는 행동은 사양합니다.
보수와 진보는 칼 가르듯 가를 수 없습니다. 너는 보수냐, 진보냐? 라는 질문에는, 즉 박근혜를 투표하나? 문재인을 투표하나? 에 대해서는 하나를 선택하던가 선택하지 않아야만 그 결과를 계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지만, 보수나 진보, 말하자면 끓는 점이 천차만별인 것에 대해서는 칼 가르듯 쪼갤 수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설득에 따라 그 극단을 제외한 중간층은 이동하는 것입니다. 축이, 이동하는 것이죠.
저는,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설득하기를 바랍니다. 뜨거운 감정을 동인으로 하여, 이성적인 논지를, 일반성 위에 세운다면,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각계 전문가가 제 자리에서 제대로 일하고 있다는 믿음을 못 준 것이 이번 비극에서 드러난 점 아닌가요. 예를 들자면, 전 해양구조의 전문가인 해경과 구조업체가 전문적으로 최선을 다하여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조금 딴 얘기지만, 뜨거운 감정과 이성적인 논지와 일반성마저도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더군요.
저는 이 글이 널리 읽히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상정하는 전문가는 듀게 내의 실용적 전문가들을 지칭하는 것이죠. 사전 문제를 지적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는게 아니라요. 마지막 문장의 상대성은 충분이 인지하고 있으며, 그러기에 모든 사람을 충족하여, 전수가 움직이는 조건 충족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실효적으로는 최대 다수를 목적으로 논지를 진행해야 하겠죠.
일반인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가능한 최대치의 의심을 (그것이 합리적인지 아닌지 고려하지 말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의심에 대하여 해명을 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인 것이고 그 해명의 합리성 (전문적인 관점에서의 타당성)은 해당 전문가들이 바로 그 긴장감 (국민들의 의심이 만들어 내는, 이 정권의 안위?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긴장감)이 동력이 되어 정부를 움직이고 정치권이 움직이고 언론이 움직이게 됩니다.
이 프로세스에서 일단 밀어부치는 코어는 '국민의 의심'이 됩니다. 이러한 사건에서 우리가 취할수 있는건 어느 편에 설 것이냐입니다. 정론, 진실....이런거 굉장히 공허하고 소모적인게 되기 쉬워요.
예를 들어 이종인씨는 다이빙벨이라는 손가락으로 해경과 정부의 멍청한 대처를 비판하였고 이는 국민들의 의심의 크기를 확대시켰죠.
다이빙벨이라는 손가락만 보았던건 의심을 하는 측보다는 그 의심을 회피하려고 한 쪽의 행동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손가락에도 문제가 없었고 그 손가락이 가르킨 방향도 틀리지 않았어요. 하지만 여전히 의심을 피하려는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은 손가락만 물고 늘어집니다. 손가락을 구부려 트리는게 가장 쉽다고 생각하는거죠.
어제밤 유가족들의 행동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유가족들이 도에 지나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단정짓습니다. 그들의 행동이 어떤 인과관계에서 출발하였고 전개되어 온건지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알려고 하지도 않죠.
이미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은폐하거나 왜곡하기만 했던 언론사들의 보도로만 정보를 얻고 판단하는 것을 너무도 떳떳하게 생각하더군요.
항상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방식은 일관됩니다. 쓸데 없는 정보들로 어지럽혀서 본질을 가려 버리기.
아주 단순합니다. 이러한 사고가 재발했을때 그 사고를 당할 수 있는 국민은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이고 그런 사고를 예방하거나 수습하는 주체는 국가라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에 기반해서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최상의 행동, 아니 유일한 선택은 '의심'입니다.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의심이 우리를 가장 안전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가능한 최대치의 의심이라는 것이 꼭 정부만을 향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를 드신 이종인씨를 향한 의심도 최대치가 가능하고, 그런 의심을 가지는 것도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최대치의 의심을 허용하려면 그 방향을 가리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사고의 초기에 정부를 신뢰하고,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했습니다. 그 신뢰는 지연되는 시간과, 수집할 수 있는 정보에 의해서 상당량 훼손되었습니다만, 저는 제도와 행정을 믿는 입장이고, 믿을 수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어찌되었든, soboo님이 설명하시는 일반인이 할 수 있는 행동이라는게 무엇인지 이해했습니다. 제겐 의심보다는 의문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고, 그 물음에 대답을 얻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