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미국이었다면~~~"을 보통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냥 막막하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쓴 바낭글입니다.-
왜냐면 저런 식의 주장은 십중팔구는 그냥 나라나 문화마다 '다른' 걸 갖다가 미국에서 이렇게 하는데 우린 왜 안해? 식의 사대주의 비슷한 소리가 되거든요. 그런 소리 하는 사람 치고 다른 나라 상황을 그렇게 잘 아는 사람도 없고요. 미국 뿐만 아니라 "~나라였으면" 은 그 나라가 명백히 옳은 것을 제대로 했을 때 쓰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고요. 하지만 제대로 쓴다고 쳐도 꽤 기분 나쁜 소리긴 해요. 엄마 친구 아들이랑 비교하는 거랑 비슷한 맥락으로 느껴져서일까요?
하지만 세월호 사고 관련 정보를 계속 들으면서 머릿속에는 계속 '미국이었다면' 하는 생각이 종종 튀어나오더군요. 전 기술적인 문제는 설명을 듣고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언론, 정부 등의 하루가 멀다 하고 경쟁이라도 하듯 벌이는 헛짓거리는 그냥 기가 찹니다. 지금 글 쓰면서 예시를 들려고 해도 도대체 어떤 걸 뽑아야 하나 막막할 정도로 처참한 수준이에요. 아니 세상에,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이정도 갖고 뭘 호들갑이야?' 비슷한 소리를 지껄여 놓은 미친놈은 코빼기도 안 뵈고 유가족들이 사과를 받으러 먼 길을 가야 하는 건 어느 막장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나올 얘깁니까 대체. 유족들을 막는 것 자체는 대통령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이해해주려는 노력을 해 줄 수 있겠는데, 살수차를 끌고오자는 건 도대체 어떤 멍청이의 발상이었을까요?
쓰다가 답답했는지 원래 쓰려던 말도 안 쓰고 등록을 눌러버렸네요. 미국이었다면 경찰이 지멋대로 살수차를 끌고 왔을 경우 대통령이 이거 미친놈 아냐 하고 바로 철수시키고 가족들 만나러 갔겠죠. 아니 그 이전에 국장이란 인간은 어떻게든 잘렸겠죠. 오바마가 아니라 다른 대통령이었더라도요.
흠.. 근데 한국 보수층의 생각을 움직이는 데 '미국이었다면~'만큼 효과적인 가정이 없을 걸요. 어떤 추상적 가치를 내세워 연역적으로 정당성을 어필하는 건 일종의 전략이라고 볼 수 있는데.. 미국 보수층이 선거에서 자주쓰는 레파토리가 '미국적임'이거든요. 유럽과 비교하면서. 깅리치의 Contract with America가 대표적이고 최근에는 사라페일린의 America by Heart (대가리 쓰지 말고 그냥 미국을 느껴!)가 있고요. 근데 이걸 오히려 역공한 게 오바마의 '건국의 아버지들' 팔아먹기였죠. 건국의 아버지들은 이랬고 저랬고... 실제로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이 복음주의자들이 원하는 만큼 그다지 종교적이지도 않았고요.
울 나라 50-60대의 대부분은 왕조 국가의 신민의 사고 방식을 갖고 있는것 같더군요. 그들은 대한민국이 민주 공화국이 아니라 조선-대한제국을 계승한 국가라고 생각하고 있고 투표로라고 임금을 뽑아야 한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씁쓸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