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입시에 대한 질문
미국에 살아본 적도 없고, 미국 유학도 고려해본 적이 없는 사람인지라.. 미드 등에서 미국 대입 이야기가 나오면 잘 이해가 안됩니다. 생각난김에 질문해보고 싶네요.
영화 <금발이 너무해>에서 남자는 하바드 로스쿨에 붙고서 엘 우즈를 차 버립니다. 엘 우즈도 하바드 로스쿨로 따라가는데, 나중에 동료가 그 남자의 비밀을 하나 알려줍니다. "그 친구.. 처음엔 대기자 명단에 올랐었어(즉 떨어졌었다능). 그 애 아버지가(집안이 좋은 걸로 묘사됨) 전화 좀 해야했지(아마도 학교에)."
최근 보고 있는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는 대통령 비서의 아들이 스탠포드에 지원했다가 떨어졌는데 그 결과를 엎어보려고 노력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먼저 엄마가 직접 스탠포드로 날아가서 학장을 만나는데 결과는 좋지 않습니다. 그러자 다른 사람이 건너 건너 스탠포드 졸업생에게 부탁해서 그 졸업생이 학장에게 전화를 걸게 하죠. 결국 불합격 통보가 엎어지고 아들은 스탠포드에 들어갑니다.
흐음.. 사실 제가 가지고 있는 미국 대학 입시 이미지에 따르면 가능한 일 같습니다. 기부금 입학도 가능하고, 가족이 동문이어도 우대해주는, 우리 정서로는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 너무나 당연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들었으니까요. 그런데 <하우스 오브 카드>를 볼 때 마침 미국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마친 친구가 옆에 있어 "이게 정말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안될 것 같은데.. 글쎄.. 그 학장이라는 사람이 정말 unethical 하다면.. 흠.." 뭐 이런 반응이네요.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니 안되는 건 없겠지만 우리와 마찬가지로 입시비리에 해당한다는 투였어요. 돈 혹은 친분 때문에 대기자 명단 순위를 바꿔서 특정인을 합격시켜주는 건 전형적인 입시비리잖아요.
<금발이 너무해>나 <하우스 오브 카드>는 미국판 입시비리의 한 장면을 보여준 걸까요? 아니면 제 친구가 본인 일이 아니라서 잘 모르는거지 미국 대학은 학장이 대놓고 대기자명단 순위를 바꾸거나 불합격자를 다시 합격시킬 수 있는 합법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일단 영화나 드라마는 현실보다 과장됐을 거고요... 기본적으로 '점수'만 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주관적인 영역에서 어느정도 변동성은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미 나온 결과를 뒤집는 건 말이 안되는 거같은데...
보통 사람들에겐 그사세;;;;같이 우리와는 상관 없는 다른 계층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탑티어 사립 학교들에서는 학교 성적/ 시험 성적 / 인터뷰/ 엑스트라 커리큘럼 / 에세이(자기소개서?) 같은 항목들에 네트워킹(인맥??) 도 학생을 입학시키는데 중요한 항목으로 여겨지구요. 받을 수 있다면 가장 공신력있는 사람들에게 추천장을 받으려 하고.. 그러고 보면 미국만큼 일을 구하고 대학 들어가는데 있어 "누굴 알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도 없는데, 가끔씩 포털사이트 댓글에서 "선진국 미국에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선발 방식을 통해~~" 라고 하는거 보면 재밌어요..
미국 대학교는 사실 입학은 상대적으로 매우 쉽습니다. 사실 정말로 좋은 집안 출신들(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라던지)은 저렇게 불합격 받고 나서 전화를 한다기 보다는 사전 조율된 시스템을 통해 잡음이 생기지 않게 하죠. 가족이 동문이어서 우대한다거나 기부금 입학을 통해 들어온 사람을 본 적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단 들어오고 나서는 학점을 잘 받는건 또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교수가 그랬다가 밝혀지면 그때는 엄청난 스캔들이 납니다.
"기부금 입학도 가능하고, 가족이 동문이어도 우대해주는, 우리 정서로는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 너무나 당연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들었으니까요." 라고 하시는데, 미국 기준에서는 한국에서 C나 D 받고 나서 재수강 통해 학점세탁을 한다던지 하는 건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그리고 기부금 입학을 하거나 가족 동문을 통해 들어온 사람들은 기부금 + 연간 7000만-1억원 학비를 전액 내는 사람들이고, 저런 수익을 바탕으로 많은 수의 저소득층 학생들이 아이비 리그 대학을 거의 무료로 (하버드가 2008년인가 Need-based 로 바꾸었죠.) 다니게 하는 바탕이 됩니다.
라티노나 흑인들, 소수인종 출신의 학생들을 뽑는 적극적 평등조치 전형이 별도로 존재한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큰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의미에서의 기회의 평등을 보장한다는 목적을 가진 정책이었고,
위법-위헌 판결을 받은 것은 현재에 있어 그 필요성이 예전보다 적어졌다고 보고 역차별의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기 때문이지
예전의 선발 자체가 부당하다고 본 반성적 의미에서의 판결이라고 보긴 어렵겠죠.
실질적인 기회의 평등을 보장한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저는 명문가 자녀들의 선발을 적극적 평등조치와 함께 보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정당화할 사유가 부족하죠. 그 학생들은 충분한 교육환경에서 많은 기회를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준의 학업성취를 내지 못한 거니까요.
한국에서도 지역균형선발 등 교육기회가 부족했다고 여겨지는 학생들에 대한 특별전형이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별도의 전형'으로 명문가의 자녀들을 뽑는다면 꽃향기를맡으면님의 말도 이해가 됩니다. 별도의 선발, 별도의 전형으로요.
그런데 지금 글쓴이가 묻는 것은 일반인들과 함께 지원했는데 로비로 합격시키는 것이 가능하냐, 혹은 합당하냐고 묻는 것인데.. 그런가요?
로비로 혹은 알음알음으로 하는 것은 전혀 기준과 절차를 지키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요;;
그 사람들이 그러려니 한다고 그게 합당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아이비리그의 이름이 값어치가 있고 사회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니
부자들이 자기 자식을 그곳에 보내려 하는거지
아이비리그 입학이 월마트에서 물건 사는 거랑 비슷하면 굳이 보낼 이유가 없겠죠.
뉘집 자식이고 얼마를 냈건 학사규정을 공정하게 적용받는 건 당연한거죠.
일반 학생들은 뭐 다르게 대접받나요. 그것가지고 입학 이후가 중요하다고 할 만한 일은 아닌거 같고요.
재수강 이야기는 비교할 거리도 안되고요.
쪽지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