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 해변의 카프카, 성적인 단어의 번역
(해변의 카프카 미으리나름이 있습니다.)
전 혼자 하루키를 읽다가, 혼자 좋아하다가 혼자 싫어져서 오프라인에서 공유한 적은 없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를 상징하는 단어를 '페니스'라고 봅니다.
이 게시판을 검색해도 나오네요. 한국말로 하면 역시 쉽게 하기는 어렵죠.
ペニス 가타가나로 이렇게 쓰는 것 같은데, 일본인도 위화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나봅니다.
http://jptrans.naver.net/webtrans.php/korean/blog.livedoor.jp/mkmk0/archives/926515.html
또, 주인공의 나, 나는 저마다 자신의 물건을 페니스라고 부르는데, 이것 또한 나와의 갭이 있다. 나는 고추라고 하지만, 이것은 무라카미 월드의 나보다 내가 정직한 자신이 있다. 자기 주위에 페니스로 발음한 것을 지금까지 한명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남자라고 꼬춘가 고추, 여자 아이라고 고추인지 꼬추가 많이 생각해. 내가 젊었을 때, 여자 아이는 그런 말, 말도 하지 않았는데, 그런 환상은 이제 없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좋았지 예는 이것만 힘이 있는 글을 쓰는 무라카미 씨의 일이니까, 뭔가 작전이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여러가지라고 생각하게 된다.
요약하면 <나나 내 주위 사람은 그런 단어 안쓰는데, 그래도 글 잘쓰는 무라카미 하루키니까 이유가 있겠지>
저런 단어 덕분인지 묘사가 더럽게 느껴지질 않아요. 폭력적인 장면조차도 핑크빛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할일은 없고, 책을 봐야되는데 해변의 카프카를 다시 봤어요.
다무라 카프카 부분은 안읽히고, 나카타 부분을 보는데 전에 못봤던게 보입니다.
60세 나카타는 "고추"라는 단어를 씁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 이런 단어가 나왔었구나. 3인칭에 주인공은 아니지만 하면서 읽다보니..
좀 거친 인물인 호시노가 말하길..
"사람은 누구나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속이 텅 빈 껍데기가 아닐까? 밥 먹고, 똥 싸고, 시시껄렁한 일을 해서 쥐꼬리만 한 봉급을 받고, 이따금 오만코(성 또는 여성기를 뜻하는 일본의 가장 대표적인 비속어)나 할 뿐이잖아?"
이걸 보면서 느꼈던게,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 이런 단어가 나오는구나 하고 놀랐고,(일본어로 어떤 강도의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걸 번역해놓은게 페니스처럼 완곡 어구 느낌을 지키려고 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니면 번역어 찾기가 어려웠던 걸까요.
영어로는 이렇습니다.
"Yeah, but if you look at it like that we're all pretty much empty, don't you think? you eat, take a dump, do your crummy job for your lousy pay, and get laid occasionally, if you're lucky. what else is there?"
get laid로 했네요. 미드에서 본 적은 있는데 어느정도의 어감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든 생각인데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시점과 다루려는 소재나 주제가 좀 어긋나는거 아닐까 싶어요. 예전껀 말고 요새꺼요. 다자키 쓰쿠루는 안봤지만요.
저도 하루키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페니스는 좀... 의도는 어찌되었든 언어적으로는 외례어를 써서 본질을 슬쩍 비껴가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유행을 트렌드라고 쓰고, 예술을 아트라고 부르는 보그체적 이유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어쨌거나 익숙함을 비껴보려는 나름의 의도는 있으니 이건 그렇다쳐요.
오망꼬를 그대로 쓰는 번역은 뭔가 싶네요.
보지라고 좋은 말이 있는데 그거 쓰면 뭐 탈 난댑니까? 보지보지.
흠... 좀 깠는데 글쓴 분께는 죄송합니다...
꼼수이긴 하죠.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지만.
영어처럼 편하게 번역할수 있었을텐데요. 좀 이상한 번역이긴 합니다. 역주까지 괄호에 달고..
오만코...는 일상생활에서 절대 입에 올리지 않는 단어입니다. 한글이라면 보지로 번역될 단어이지만 느낌은 훨씬 심하죠.
일본인 친구가 있을 경우, 얼마나 친하다고 해도 이 단어를 쓰는 순간 관계가 멀어질 정도의 파괴력을 갖는 단어입니다.
호시노가 이런 단어를 쓴 건 독자들에게 "이 녀석은 양아치다"라는 걸 알려주기 위한 장치겠죠.
일본어를 전혀 몰라서 본문을 읽고 'pussy' 정도의 단어겠거니 했는데 아닌가보네요. c로 시작하는 단어에 가까운 느낌이려나요. 우리나라 말로 하면 냄...냄비정도..?-.-;;
일본이 좀 심하긴 합니다. 상대방에게 "우린 친구다"란 시그널을 받기 전에 편한 말투를 쓰면 '이상한 녀석' 취급을 받을 정도니까요.
그나마 요즘은 "저런 애도 있지"란 분위기지만 90~00년 대에는...;;
그정도로 심한가요. 한 일본에 여행갔던 남학생이 또래 일본 여자를 만나서 얘기하다가 일본 황실의 마코 공주 얘기가 나왔는데 잘못 발음해서 망..
그러자 엄청 난감한 분위기가 되었다고 하네요. 무슨 단어인지도 몰랐다고 하던데요.
호시노가 일상적인 대화에서 쓸 정도로 꽤 양아치라는 뜻이군요.
그래도 같지 않을까요? 차라리 한국에서 대체할 말은 천지빼까리 아닐지.
가령... 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