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그래도 돼' '기업은 그래야 마땅해' 라는 희한한 논리(?)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라는 말이 가끔은 어떤 신앙처럼 되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기업의 이윤추구 명분의 불법행위나 명백히 비윤리적 행태를 지적하면
'기업은 이익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기업입장에선) 그러는게 당연하다' 내지는
'(그것을 통제하고 제재하냐 마냐랑은 별문제로)기업이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
는 식의 이야기가 굉장히 흔히 보여요.
기업의 악행을 쉴드치는 전략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렇게 발가벗고 덤비는 식은 상당히 신선합니다.
보통은 아예 '이건 비윤리적이지 않다'고 부정해버리거나 대립하는 가공의 적대자를 만들어서 책임을 전가하는게 상식일듯 한데..(실제로 그렇게 많이들 하고있고)
기업은 이윤추구, 수익극대화라는 마치 종교의 경전에 나와있는 수정이나 해석을 거부하는 절대적 제1진리의 보호아래 황소처럼 돌진할 뿐이고, 또 마땅히 그러는게 옳고
그것에 대해 사후적으로 가치판단을 해서 형사처벌을 하든 비난을 하든, 그거야 사회적 문제이긴 하지만 기업 스스로의 입장에선 '알게 뭐냐'라는거죠.
기업이란 것도 공동체 내에서 존속을 보장받는거고 공동체 내에서의 책무를 지는 구성원에 불과한데
마치 기업만 따로 떼어내서 뭔가 독자적인 원리에 의해 작동하는 별개의 어떤 것처럼 취급하는데
왜 이런 발상을 당당하게 공표하고 다녀도 아무런 문제의식도 못느끼는지 왜 이런 분위기가 됐는지 참 의문입니다. 혹시 경영학부 교과과정에서 저렇게 가르치나요?
인터넷을 할때, 친구들과 이야기할때, 경영학부 교수의 수업을 들을때 정말 나를 미치게 하는건
'기업입장에선 그러는게 맞지' 라는 말이네요.
맞긴 뭐가 맞아?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라는 책을
대학교 교양 과정에서라도 좀 가르치면 좋겠습니다.
이윤 추구가 기업의 목적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하며,
이윤은 계속해서 그 활동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요소일 뿐인데 말입니다.
기업은 이윤만 추구하면 된다면,
조폭이나 카지노, 술집이나 마약 장사는 왜 하면 안될까요?
이익을 내는데요?
예전에 두산그룹이, 술 만들어 파는 회사에는 제조업에 주어지는 여러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것에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언론에다 그 의견을 발표까지
한 적이 있었습니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말이죠.
술 만들어 파는 회사인 주제에, '주류생산업도 제조업인데 어쩌고...'
하는 말을 보며 참 입이 다물리지 않더군요.
근데 아마 두산이 요새 그런 소리를 한다면 국민들이 많이들 동의하겠어요.
기업은 이윤만 추구하면 되고, 사람을 죽여도 되고, 노조를 분쇄해도 되고,
근데 정부는 그런 기업한테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해야 되고, 세금도 많이 걷으면 안되고.
아니 그따위로 돌아갈거면 나라는 뭐하러 필요합니까?
사회적인 세뇌죠. 가끔 그런게 있습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건데 어떤 특정 문구나 문장 사상 등에 무비판적으로 종속되는 경우를 자주 보죠. 그런 무의식이 한 두마디 말로 이뤄진것은 아니고 사회전체가 그런 방향으로 가니까 알게 모르게 감화가 되는거죠.
기업의 목표가 "오로지" 이윤추구이고, 이것에 배치되는 모든 것은 비합리적이고 악이다. 라는 말은 인간의 목표는 "오로지" 생존에 있다 이것에 배치되면 비합리적이고 악이다라는 말과 같습니다. 기업의 목표보다 인간의 목표가 더 중요하고, 더 상위가치입니다. 이 둘이 상충한다면 무엇이 물러나야 할까요? 제대로 된 사회와 기업 그리고 인간이라면 후자를 선택해야 하는데 전자를 선택하고 그걸 당연시 한다면 그건 짐승이고, 짐승들을 제어하기 위해서 제도로서 몽둥이질을 해야하는 공권력과, 국가가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같은 논리로 기업의 이윤추구의 자유를 무제한으로 허용해 달라는 말은 그냥 인간을 아나키 상태에 풀어놔도 된다는 말과 같지요. 그렇다면 맨 먼저 많이 가진놈을 죽이고 그것을 뺏어도 저들은 할 말이 없어야 합니다.
오히려 경영학부에서는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건 기업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가르치죠. 기업윤리라는 과목이 따로 존재하고 CSR관련 프로젝트도 얼마나 많은데요. 대표적으로 펩시가 이부분에서 선도적인 편인데 물공정 기술을 혁신해서 비용도 줄이고 환경도 지키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장기적 관점에서 이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그쪽 세상에서도 정설입니다. 다만 현실에 적용했을 때 괴리가 있는 거겠죠. 무엇보다 '이윤추구'라는 게 단순히 기업에만 해당하는 것도 아닙니다. 넓게 보면 기업이 한 지역에 정착해서 이해당사자들과 관계를 맺고 직원들에게 월급을 줘서 그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총체적 과정이 모두 이익이에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면 안되듯이 사회 역시 기업, 너는 이윤만 추구하는 괴물! 이렇게 몰아가지 말고 적극적으로 포섭하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요즘 이부분에서 심상정 의원이 균형감 있게 잘 하는 거같아요.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말도 마찬가지 느낌입니다.
전 재판이라는 걸 보면, 사실은 간 데 없고 그냥 논리 게임만 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습니다.
재판에서 죄인이라고 인정이 된 사람도 당당하죠. 그냥 게임에 졌을 뿐이니.
법대 나온 남동생이 그러더군요,
'법이란 지배자들이 닥치고 내말 들어! 라는 것을 요렇게 조렇게 써놓은 지배도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