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숲]사이코와 일하는 어려움
직장생활 15년만에 이런 사람은 처음 보는 사이코 모씨와 이번 프로젝트를 일하면서 알게된 사실은 이 사람이 항상 사이코는 아니라서 더 힘들다는 점입니다.
이 사람이 정신나간 말과 행동을 할 때는 또 저러나 보다 참 안됐다 하면서 무슨 헛소리를 하건 한귀로 듣고 흘렸습니다. 그러나 이분은 (진정한 사이코 답게?) 항상 이상상태로 있지 않고 멀쩡한 정상인처럼 행동할 때도 있습니다. 이때가 진정 위험한 때이니 정상적으로 대화를 잘 주고받다가 약간 이상한 이야기를 해서 "그건 그게 아니고~"라고 제가 말을 꺼내는 순간 피해망상과 편집증에 빠진 사람답게 헛소리를 토해내는 겁니다.
당장 오늘 아침에도 멀쩡하게 통화를 하다가 순간 방심했더니 "자기를 무시하네" "나한테만 이러네"로 얼떨결에 대화의 방향이 바뀌고, 몇시간도 안지나서 자기한테 한 말을 해명하라는 항의 메일을 보냈습니다.
팀장님은 그러게 그 사람은 슬슬 달래며 피하지 진심을 말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냐고 저를 나무라시네요;;
저도 이 사람이 사이코인걸 모르는 건 아닌데요. 그래도 가끔은 멀쩡한 사람 모양을 하고 사람 말을 하니 깜빡 잊을 수 밖에요. 다음부터 이 사람이 정상이 아니라는 걸 항상 기억하려고 다시 마음을 다져봅니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직장에 남아있을 수 있는 거죠
제가 아는 사람은 이혼 일보 직전의 별거녀였어요. 남편과 시댁이 자기를 내치려하면서 자존감을 짓밟아 놨다고 하던데 그 남편도 잘못했지만 여자도 하는 것 보면 문제가 있지 않나 싶지 않던. 막장드라마에 나오는 결백한 여주인공에 자신을 대입시키며 사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해 봤어요.
저랑 둘만 있으면 자꾸 뜬금없는 말, "인간이 불쌍해 줘서 결혼해 준 거예요", "제가 대학 때 여자애들한테 오해를 많이 받았어요, 배꼽티입고 다니고 그래서", "저는 게이 친구도 있었어요", 묻지도 않았고 맥락과는 전혀 상관없는 말을 할 때마다 오 그러세요 하고 받아 주기는 했는데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는 안 되었어요. 그냥 답답하다 보니 자존감이 약해지고 자기를 무시하지 말라고 그런 말을 하나 싶기도 하고 그랬어요. 한 번은 제가 애기보고 잘 웃지 않느냐고 묻자, " 나와 남편이 소리지르며 싸우고 있을 때도 얘는 웃고 있었어요" 이러는 게 뭔가 이상하게 느껴지고 그랬어요. 그러다가 어떤 문제로 저와 의견충돌을 했을 때 전에 있던 일 끄집어내며 저를 윽박지르고 이죽거리길래 저는 이후에 다른 곳으로 옮겼어요. 그 옮기기 전에도 저를 괴롭히고 싶어하더군요.
그 사람을 고용한 분은 이 사람을 천사처럼 생각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가만히 놔 두기로 했어요, 속으로는 걱정이 되면서도. 내공이 상당한 분이라서 알아서 잘 하실 거라고 믿고 있죠. 하지만 제가 더 이상 연락은 안 해요.
상사 분의 말씀이 맞는 말이예요. 듣고 싶은 말만 해 주면 되죠.
그런 사람들이 내뱉는, 여과되지 않은 원색적인 감정이 묻어나오는 말들, 참 견디기 힘들어요.
제가 만났던 정말 백명에 하나 있는 사람(이라 믿고 싶다는..)이 있었는데
피해망상증 비슷하고요 이메일같은 간접수단 쓰는 거 똑같고요
사실 저는 약간 느낌이 이상해서 애지간해서는 깊은 이야기도 하지 않았어요
한 게 없으니 욕먹은 순간에도 좀 무섭긴 하지만 아 그래도 난 칼같은 건 맞지 않았어 하는
위안이 될 지경이었어요
이거 어떻게 사람을 믿고 살아야 되나 싶은 생각도 들었고요
오늘 결혼을 주제로 게시판이 뜨거운데
어쩌면 마음 줄 사람 찾기 참 어려운 거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차라리 수학능력시험 수리영역 4점짜리가 더 쉬울 거 같아요
하하 10년 전에 인연 끊은 '당시엔 친구라 여겼던' 한 인간이 생각나네요. 엄청 쿨하고 사리분별 있는 사람처럼 굴더니, 제가 공정하게 처리하려던 일이 성사되면 자기가 꼼수로 처리하려던 일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메일폭탄을 보내서 저한테 쌍욕을 엄청 퍼부어댔죠. 그냥 바로 사람취급 않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