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사람, 우울한 글이 좋아요.

언제부터인가 우울한 사람과 우울한 글을 일부러 찾아보게 되었어요. 언제부터인가는 아니군요.

계기가 확실히 있으니까요.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면 나만 그런 건 아닐거야. 사실 행복따위나 

희망 같은 건 없어. 그 증거로 여기저기 이런 글이 세상에 널려있잖아. 이렇게 생각하며 산지 

오래 되었군요.


얼마 전에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이유로 너에게 실망했다는 말을 들었어요. 흘려들으라는

듯이 말했지만 정확한 지점을 짚었어요. 저도 저한테 이리 실망하는데 말이예요.

저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뭔가를 보면서, 들으면서, 통찰하지 못하고, 행간을 읽지 못하고, 의미를

알아채지 못하는 자신에게 매우 실망했어요. 이런 인간이면 만족스럽지 못하게 사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하고 있었죠. 똑똑하지 못하고 영리하지 못한 자신을 아무 감정없이 바라봅니다.

객관적으로 날 살펴보면 한심한 짓거리들을 하고 있는 것이 보여요. 


그리고 개선시킬 의지가 없군요. 나이 탓을 하는 건 어리석지만 안 할 수가 없고요.

무기력이 학습되어 있고, 조금 더 발전시키기 위해 들이는 모든 노력들은 그래봤자 아주 조금밖에 

나아지지 못하는 걸, 심지어 나아지기는 하는 건지 의심스럽고요.

영민한 사람들의 글은 나 자신을 싫어지게 만들어요. 삶과 사회에 대해 냉소적이고 재치있게 비꼬는

사람들 속에서 저는 너무나도 초라하군요. 나는 가 닿을 수 없는 영역이 있어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알아야 한다고 했을 때, 나보고 하는 소리구나 싶었죠.


그래서인가 우울한 사람들의 우울한 글이 좋아요.

강하고 똑똑한 사람들 속에서 나만 외롭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게 필요한 것이 결락되어 있는 사람들의

글에 공감이 갔죠.

그리고 친구들 중 아무도 진정 행복한 사람이 없어요. 친구들의 구성이 그렇게 짜여졌네요. 

제가 일부러 그렇게 만든건지, 아니면 현 사회가 행복하지 않아서 그런건지, 둘 다인지도 모르겠어요.

조금이라도 나아졌으면 좋겠어요. 내일은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싶어요.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해요. 설사 내 자신이 내가 바라는 이상형의 나보다 한참 부족할지라도요.

    • 저는 제가 우울한 사람이라 굳이 우울한 것을 찾아보고 싶지 않아요 밝음을 흡수하기에도 인생은 짧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읽었던 우울한 책이나 영화에도 이제는 별 공감이 안 됩니다
    •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일종의 감정 자해 비슷한 거죠

    • 제가 막연히 생각했던 것들이 많이 정리되어 있는 글이에요. 정체되어있는 자신을 어떻게 움직여야할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그저 지금이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려고 노력중입니다.

    • 우울한 글을 읽으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건, 카타르시스의 일종입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왜 비극에 열광했겠어요. 

    • 친구가 있으시대서 열폭하는 제가 있습니다. 열폭은 사실 농담이고 그냥 부럽네요...


      저도 우울한 거 좋아합니다. 나말고 우울한 사람이 있다는 것도 좋지만 우울함의 정서가 그냥 좋아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5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9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6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1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2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8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