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은 책들 간단평
오랜만에 독후감으로 돌아왔어요 ㅎ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시미즈 레이나)
세계 여러나라의 가볼만 한 서점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 크고 아름다운 컬러책이에요
궁, 오페라 하우스, 기차역을 개조한, 건물 자체가 예술작품인 서점부터
곰팡이 냄새 날 것같은 오래된 중고서점,
현대미술관 느낌의 모던한 서점까지 다양한 서점들의 사진들을
구경해 볼 수 있어요
물론 유명한 프랑스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도 나옵니다

파리는 날마다 축제 (헤밍웨이)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 헤밍웨이의 파리 체류시절 에세이
헤밍웨이 작품은 취향이 아니지만 '미드나잇 인 파리' 시절,
전설적인 작가와 화가의 뒷다마를 까는 헤밍웨이의 이야기는 재밌네요
이 작품은 예전에 한번 나온 적이 있지만 번역이 개판이었고,
이번엔 미수록 원고, 헤밍웨이의 사진들이 잔뜩 실려있으니 꼭 이 책으로 보시길
피츠제럴드를 까는 내용이 다수 실려있다고 해서 집어든 책인데
생각보다 노골적으로 까진 않네요 물론 본질은 '너 밥맛이야' 지만
옛날엔 디스도 교양있었지말입니다

오악사카 저널 (올리버 색스)
사모하는 올리버 색스의 최신 에세이(일기?)
너무 얇아서 아쉽네요 :)
어린 시절부터 간직해온 식물 특히 양치류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던 중
아마추어 학자들과 남미의 오악사카로 식물탐사 여행을 떠납니다
남미 관광&양치류 관찰일기&매력넘치는 동행들 이야기
재밌어요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산책 (빌 브라이슨)
수다스런 빌 브라이슨의 유쾌한 세계여행 시리즈
외국관광 갔을 때 불친절한 사람들 만나면 '내가 동양인이라고 무시하는건가! 이런 인종차별주의자들 같으니라고!'
라며 화를 냈는데
여러분! 미국인도 똑같이 차별받습니다 그래요 걔네들은 그냥 모든 사람들한테 불친절한 거였어요
비록 이삼십년 전 유럽을 그리고 있지만 시간차는 별로 안 느껴져요
그리고 유럽얘들의 불친절한 서비스는 정말 상식을 초월합니다 대단해요
암튼 웃기고 재밌어요
그냥 이리저리 장소와 숙소를 옮겨가며 산책하거나 현지 공무원&직원들한테 괄시받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 모든 상황을 유머로 승화시키는 빌 브라이슨의 필력과 긍정적 마인드가 빛을 발합니다

사라진 스푼 (샘 킨)
주기율표, 원소, 이런거만 보면 하악대는 저는 화학오덕?
주기율표가 만들어진 이야기, 주기율표에 실린 원소들과 관련된 뒷 이야기(성질, 발견 경로, 화학자들의 사생활 등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재료만 잔뜩일 뿐 작가가 제대로 요리를 못하네요
아직 젊은 작가던데 재미도, 필력도 많이 부족해요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 (봉현)
20대 방황하는 청춘이 무작정 비행기를 타고 떠나 방랑하는 에세이
작가가 직접 그린 삽화들이 많은데 그림이 아주 맘에 들어요
상뻬의 영향을 많이 받은 여백의 미에 충실한 스타일
그 나이때에 모두 하는 고민들로 힘겨워하는 작가의 솔직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어요
근데 저는 그런 이야기들이 싫어요 왜냐면 단어와 행간, 모든 문장 사이사이에 스며들어 있는
자기연민이 저를 짜증나게 하거든요
이런저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고 버리고 비워내고 뭔가 깨달은 듯 하고
비슷한 방황하는 히피들을 만나 친구가 됐다가 헤어지고
나를 나로만 바라봐주는 사람들 속에서 행복해하고..
그래봤자 뱅기타고 한국 날아와 다시 일상생활에 찌들다 보면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게되죠
집에 돌아오면 엄마가 차려주는 밥 먹고 드라마 보고 미드 스포츠보고 친구만나서 술먹고..
사람은 절대 안변해요, 본질은 똑같아요
저도 경험해 봤거든요 방황하고 표류해봤자 뭔가 깨닫는 사람은 소수일 뿐이죠
그냥 요즘 유행하는 적당한 책들 중에 하나지만 그래도 마냥 가벼운 책들보단 조금은 낫고
그림은 더 낫고 그래요 ㅎㅎㅎ
제가 넘 비관적이어서 그렇지 취향 맞으면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을 듯

상뻬의 어린 시절 (상뻬)
상뻬 이야기 나왔으니 상뻬 책이 나와야죠 ㅎㅎㅎ
미메시스에서 독점으로 나오는 상뻬 시리즈
이번엔 상뻬의 어린시절에 대한 인터뷰가 반, 일러스트가 반 실려있네요
두껍고 비싸고 가볍네요
옛날엔 상뻬처럼 대충그린 스타일을 참 싫어했는데 나이먹어가면서는 이제 취향이 바뀌네요
그리고 대충그린것 처럼 보이지만 절대 대충그린게 아니란 것도 알겠고..
유년시절에 대한 인터뷰는 좀 충격적입니다
정말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더군요 양아버지와 어머니의 부부싸움, 학대, 가난 등등
이런 불행한 유년기를 보낸 사람들은 다들 자기만의 공상의 세계로 빠지잖아요?
또 그 중 소수는 눈부신 재능을 가지고 있고 이 공상의 세계를 영감의 원천으로 해서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개척해 가죠
상뻬가 바로 그런 부류인 거 같네요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챈들러)
북스피어 사장님이 계시는 듀게 ㅋ
북스피어 출판사 참 좋죠
정말 재밌는 책들 많이 번역해 주시고 표지도 예술, 책 만듬새도 좋아요
챈들러 책들은 안 좋아하지만 작가들의 인생이야기와 창작에 관한 에피소드는 매우 좋아합니다 :)
챈들러처럼 돌직구로 막 던지는 스타일 좋아해요 특히 문학적 재능과 지적능력을 겸비했다면 더더욱
애거사 크리스티 디스하는 거 참 맘에 들더군요 저도 싫거든요 ㅎㅎㅎ

베아트릭스 포터의 집 (수전 데니어)
피터래빗 시리즈 좋아하시는 분들, 빈티지 가구 소품 좋아하시는 분들이 애정할 만한 사진책
영화 미스 포터와 함께 보면 더욱 더 재밌을 듯
포터는 말년에는 농부로 변신해 그쪽에 열정을 쏟아붓느라 책을 거의 안냈는데
그게 참 아쉬워요 더 많은 걸작을 내고 가셨으면 좋으련만
약혼자가 병으로 죽고 독신을 고집하다가 50줄에는 결국 외롭다고 결혼을 했는데
그게 한참 연하의 변호사였던.. 인생의 승리자 ㅜㅜ
기승전열폭 ㅜㅜ

후 who? (게르하르트 핑크)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모아놓은 두껍고 긴 아름다운 사전
아무때나 펼쳐서 읽어도 상관없는 이런 사전식 책들 너무 좋아요 /ㅁ//
그치만 너무 막장 족보라 메모하면서 봐도 머리가 터질 거 같..
책이 좀 많이 두껍지만 관련삽화가 많아 지루하진 않아요

내 식탁위의 책들 (정은지)
책들 속에 나오는 음식에 관해 집요하게 파고드는 작가의 잉여력이 빛나는 책
표지와 삽화가 아름다워서 소장욕구가 타오르네요

마음의 지배자 (김현중)
듀게에도 얼마전에 올라온 만화의 원작소설이 들어있는 책입니다
미물인 고양이가 마당에서 펼쳐지는 잔혹동화를 잔잔하게? 써내려 간 그 만화요
워낙 그 작품이 멋져서 꼭 읽어보고 싶던 책인데 그 작품에 비해
다른 단편들은 그냥저냥 무난한 수준이라 좀 실망..

만,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다니자키 준이치로)
현대일본소설은 싫지만 1900년대 초,중반까지 활약한 일본작가들의 책은 좋아요
다니자키 준이치로라는 이름은 전부터 알고 있었던 터라 읽은게 좀 늦은감이 있네요
시대배경을 생각해보면 만 이란 작품은 정말 소재며 캐릭터며 충격 막장이더군요
부럽습니다
두번째 작품은 뜬금없게도 중세일본이 배경
소장이라고 해서 동네 자그마한 파출소의 그 소장인 줄 알았는데
평이하지만 빨려들 듯한 흡입력의 문장을 구사하는 작가네요
전 미시마 유키오가 더 취향이지만 이 작가의 책도 되는대로 다 구해보려고 합니다
오악사카 저널은 닥터슬럼프님이 소개해주신 표지 예쁜 책에도 언급된 그 책이로군요~
오랫만에 노트북으로 들어와서 보니 이렇게 여백이 있는 게시물이 모바일에선... 노트북 켜기가 귀찮아 스맛폰으로 거의 들어오지만,,그래서 더 블로그질을 안하게 되는듯..
전 요새 피로사회와 파운데이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등 등을 읽고 있습니다. 잡지책도 세권이나 샀는데 훌훌 넘겨보고 그냥 구석에 놓은채로..
더워 그런지 삼심분이상 앉아서 책을 보기가 힘들어요..
데이지 밀러와 등대로 도 거의다읽거나 절반넘게 읽다 말았는데, 특히나 등대로는 진도가 안나가네요;
그나마 오늘은 좀 시원한듯 근데 이렇게 시원한 날에는 또 놀러나가고 싶다는 함정이 ㅎ
sf와 의식의흐름을 아우르는 독서 스펙트럼이 부러워요 ㅎㅎㅎ
요즘은 sf 보단 그림이나 사진집을 더 많이 보는 거 같아요 저도 점점 글씨 많은게 부담스러워 지는 듯..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
아가사 크리스티에 대한 디스는 그래도 좀 점잖지 않았나요...
헤밍웨이의 자기 복제에 대해서 얘기할 때 헉..했고,
히치콕에게 보낸 편지 읽으면서 으헉...했거든요. ㅎㅎ
유쾌하고 신랄한 편지들도 많았지만 감동적인 편지들도 있었죠.
아내를 여의고 쓴 편지는 눈물이 찔끔 났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