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충간소음
작년부터 윗집에서 아이가 뛰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부부가 예민한 성격이 아니고, 다행히도 밤 9~10시쯤 되면 아이가 자는지 뛰는 소리가 안들리더군요.
주말에 늦잠잘때 좀 일찍 뛴다 싶으면 7시쯤부터 시작하는데 윗집 애가 뛴다고 잠을 못잘 정도면 잠은 충분히 잔거니까 그냥 일어납니다.
정말 곤히 잘땐 윗집에서 뛴다고 안깨더라고요. 얼마전에도 저는 아이 뛰는 소리에 일어나서 TV를 보고 있는데, 여보님은 애가 뛰는줄 모르고 잘 잤다고 하시더군요.
날이 더워지면서 창문을 열어놓고 있을때가 많은데, 거실에 앉아서 TV를 보다보면 저쪽 부엌에서 부터 다다다다~ 하는 소리가 거실로 다가오고 창밖에서 '꺄아~'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어린아이의 웃음 소리가 뛰는 소리랑 같이 들리니까 기분이 나쁘진 않더라고요. 어쩌면 아이들 웃음 소리는 저렇게 해맑을까 싶기도 하고, 조카들도 많이 뛰던데 한참 뛰면서 자랄 나이구나 싶습니다.
저희도 자랄때 엄청 뛰었을 거에요.
엊그제는 집에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노크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올사람이 없는데.. 하면서 누구세요? 하고 물어보니 아이 목소리로 윗집인데요.. 합니다.
문을 열고 보니 서너살 되어 보이는 남자 아이랑 초등학교 1~2학년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과일봉지를 들고 서있습니다.
먼저 누나가 '윗집인데요.. 요즘 너무 뛰어서 죄송해서요..' 라고 합니다. 그런데 표정을 보니 '동생이 뛰었는데 왜 내가..' 하는 표정이 살짝 보입니다.
그리고 동생이 뭐라고 이야기를 하려는데 웅얼웅얼하다가 말이 잘 안되는지 갑자기 울먹이기 시작합니다.
두 남매의 모습이 귀여워서 괜찮다고 하고 다독여 줬습니다. 과일 봉지에는 아이들 엄마가 쓴 미안하다는 쪽지가 붙어 있더라고요.
사실 가끔 너무 심하다 싶을때는 올라가서 이야기를 할까 싶다가도 조카들 보면 애들 뛴다고 주의준다고 애들이 안뛰는 것도 아니고.. 오늘은 친구가 놀러왔나 평소보다 더 뛰네.. 하고 조금 지나면 또 잠잠해지고 하니까 지금까지 올라가서 이야기할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두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여보님이랑 올라가지 않기를 잘했다.. 그러니까 이렇게 귀여운 경험도 하게 되었지.. 하고 웃었습니다.
그냥 지금처럼 윗집 아이가 일찍 자는 어린이였으면 좋겠네요.
그러고보니 저도 아랫집에 한번 인사를 가야겠네요...;
같이 사는 건 아니지만 조카들이 자주 오다보니.. ㅠㅠ
층간소음으로 싸움이 되는 경우는
시끄러운 정도의 문제보다는 소음유발한 당사자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지 싶네요.
제 경우는 윗층이 전혀 그렇지못한 경운데요.
저렇게 미안함을 표현하면 솔직히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고 엥간하면 이해해주고 싶어지죠.
태도...중요하죠. 가라님네 윗집처럼 이해를 구하려는 태도..까진 안가도 그러는 제스처라도 잇다면 싸움 안나요.
저희윗집은 뭐..개야 짖어라 하는양이고 올라가 몇마디하니 저희 아랫집에 몇 달 세 내 살아보고 시끄러우면 울집와서 진상피겠다는데.(정말 그집 아빠 그렇게 말하더군요)..더 말 붙이기 싫어져서 그냥 참고 삽니다. 가끔 너무하다 싶으면 천정 쿵쿵쳐주는 정도?저도 애 발걸음이야 어쩌든 대강 참아요. 그치만 그 무심한 애아빠 발걸음소리는 정말...ㅡㅡ;;;
적반하장의 태도가 사태를 극단적으로 몰아가는 것 같습니다.
뉴스에 나온 층간소음관련 범죄도 보면 원인제공자들의 태도가 화를 부른 경우가 많죠.
미안한 '척'이라도 해주면 그렇게까지 괘씸하지는 않을텐데 말입니다.
층간소음 문제에서 진짜로 소음때문에 고통받기도 하지만, 가해자 쪽의 태도가 보통 가장 결정적이죠.
먼저 미안하다고 양해를 구해오는건 진짜 양반중의 양반이고.. 대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을때 피해자가 찾아가게 되고, 그때 대뜸 나오는 태도는 '나는 소리도 내지 말고 살라는거냐' 는 식. 살인날 정도로 관계가 악화되는건 열에 아홉은 저런 맞짱뜨자는 식의 적반하장 태도가 결정적일거라고 봅니다.
솔직히 그때부터는 소음 자체가 문제가 아닙니다. 일방적으로 무시당하고 있다는 분노, 모욕감, 불안감이 겉잡을수가 없죠. 어휴 지금 그때를 다시 떠올리기만 해도 이렇게 손이 부들부들 떨리네요.
맞아요. 그 불안감. 저도 깜작 놀랄정도였어요.
저 말을 듣고난 며칠 뒤 윗층에서 그 문제의 발걸음소리가 시작되니까 갑자기 분노가 치밀더니 심장이 걷잡을수 없어졌어요. 불안발작같은거?
청심환 마시면서 가까스로 진정했었다니까요. 아휴....ㅡㅜ;;;;이후 며칠 집 떠나잇고 애들하고 수다떨고 심지어 전화상담까지 하고서야 평화가 찾아왔네요. 저로서도 놀라운 일이었어요. 이후 제 반응이 더 무서워서 윗집남자 안마주치려고 노력합니다. 1년쯤 지나니 이젠 괜찮아졌어요.(이사갈 날이 가까와 좋아진건지...)
매우 공감합니다. "아래층인데요" 한마디 꺼내고 다른 이야기 꺼내지도 않았는데 "이웃끼리 양해하고 살아야 하는거 아니에요?"라는 윗집이 있습니다. 진짜 최악의 이웃중에 하나에요.
태도가 정말 중요한거 맞는 것 같아요. 저희도 이집에 이사온 초반에 여보님이 스탭퍼로 운동하시는데 아랫집에서 혹시 안마의자 같은거 쓰시냐고 올라온적이 있어요. 그래서 죄송하다고 하고, 스탭퍼는 치워버리고, 워킹머신 살때 머신 바닥에 방음제를 두겹으로 깔았습니다. 다행히 아랫집에서 올라오진 않는데, 가끔 제가 좀 쿵쿵 걸으면 여보님이 밤에는 살살 걸으라고 주의 주십니다.
친척네는 애가 안뛰는데도 계속 올라와서, 1층으로 이사한 집이 있어요.. 이젠 뛰어도 괜찮다고...
댓글들에 공감하네요..
친구가 솔로로 아파트에 사는데 윗층 아이들이 어찌나 뛰는지, 더구나 윗층이 늦게 퇴근하는 맞벌이 부부라 애들 생활패턴이 늦도록 뛰는것에 익숙해서 아주 시도 때도 없고 밤이 늦도록 11시 이후에도 뛰어 제끼는데 아주 돌겠더랍니다.
그걸 어필하니 대놓고 혼자사니 뭘 알겠냐는 비아냥에 니가 애를 안키워봐서 뭘 모른다는 반응과 더 보란듯이 뛰도록 하는..
그걸로 스트레스 받아 서로 으르렁거리다 급기야는 그 애들 엄마가 술을 마시곤 니가 애를 키워보라며 딸 둘을 데리고 내려와 친구 집으로 밀어넣고 친구는 그래 당해봐라 애들 받아서 문 걸어 잠그고..
밖에서 애엄마는 (밀어넣을 때는 언제고) 문열라고 난리난리 치고 친구는 꼬맹이들 조용한 데로 데리고 들어가 간식챙겨주며 "아줌마가 화가 난 이유는 이러이러하단다.. 엄마랑 싸우는거 아니니 너무 걱정말라"고 다독여서 올려보내니 그 이후 좀 덜 뛰는듯..하더라는..
오히려 애들이 말귀를..알아먹는데 어른이라는 작자는.. 어휴~~~
글이 너무 좋아서 두번이나 읽었어요. 윗집 아이와 부모님도, 가라님 부부도 모두 참 좋아보이네요.
본문글은 진짜 좋군요
제목이 '충간'으로 오타 난 건 잘 안 보이네요.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