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에 대하여(약스포?), 리틀 칠드런 봤습니다.

내 아이가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의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은

아이를 키우면서 늘 하는 생각이었어요.

아이가 내 맘대로 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미리 보험처럼, 충격완화를 위해 계속 스스로에게 이야기 해 놓는 거죠.

 

'저 사랑스런 아이가, 저 꽃같은 아이가 내가 바라는 모습으로 자라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면서 '적어도 내가 바라는 모습은 아니더라도 남한테 피해를 주는 모습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합니다.

 

리틀칠드런에 나오는 다른 인물들도 물론 흥미롭지만,

저는 아동성추행범인 로니와 그 어머니가 기억에 오래남았습니다.

아동성추행범이고 다른 사람에게는 위협적인 아들이지만

어머니에게는 여전히 마이 리틀 보이 인거죠.

 

케빈에 대하여를 보면서도 많은 생각들을 했습니다.

마지막에 케빈이 왜 그런 일을 저질렀냐는 엄마의 물음에

'아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나도 잘 모르겠어' 라는 말이 자꾸 떠올라요.

단순히 엄마때문이야, 라든가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어서, 엄마의 관심을 받고 싶었어.라고 하기엔 뭔가.

그치만 저는 그렇게 이해했거든요..

하지만 리틀칠드런의 로니만 봐도, 엄마가 뭘 잘못해서 그런건 아닌것 같았는데 말이죠..

 

아아-뭔가 정리가 안되지만,

아무튼 우리 아이가 내 맘대로 되지 않더라도 (케빈처럼), (로니의 어머니처럼) 항상 사랑해주고

이뻐해주면 될 것 같다고 나름 정리합니다.

 

하.! 어린이집 마치고 집을 가는 길인 듯 할머니 전화기 속으로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엄마, 오늘은 꼭 많이 안아 줘야 해! 내가  풍선처럼 빵- 하고터질 때 까지 꼭 안아줘야 해!"

그러고는 알 수 없는 말들을 하더니 까르르르륵- 웃으면서

"엄마! 유령이랑 싸워서 꼭 이겨야 돼!" 하고는 전화를 끊네요.

 

 

 

    • 케빈에 대하여, 생각보다 어려운 영화였어요. 엄마의 원인제공을 많이 상상했는데 생각보다 복잡하게 표현하더라구요..

      • 네. 저도 스토리 위주로 갈 줄 알았는데 심리표현에 주력을 둔 듯하여 아주 흥미로우면서도 조심스럽게 보았습니다. 뭔가 편안하게 퍼져서 감상했다기 보다 감독이 잡고 있는 아주 가는 실을 이어잡고 감독이 이끌어 가는대로 조심조심 따라간다는 느낌이었어요. 복잡하긴 했지만 그만큼 여운도 남고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좋더라구요.^^

      • 저도 아이가 잘못된다는게 원인이 그렇게 명확하지도 않다는게 메세지인가 했어요. 하지만 현실적으론 그런가정에서 애가 싸이코가 될확율은 제로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보통보면 이유가 꽤나 명확히 있더라구요
        • 네. 다른 감상문이나 코멘트를 보니 아이를 원하지 않을 땐 정말 낳지 않아야 한다는 걸 절절히 깨달았다.  라는 의미의 글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 따지면 밝기만 하던 둘째 딸은 어떻게 설명하려구요. 첫째는 원하지 않았지만 둘째는 원했다.? - 나뭇꾼과 선녀처럼 애놓고 살다보니 살아지더라.? 하는 의미는 아니었던 것 같던데 말이에요.


          아, 댓글 다는 김에 질문 하나요.^^


          게시판 글 중에 [듀나인] 이라고 말머리가 달린 건 뭘 의미하는 건가요? 공통점을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 가 없어요.


          어쩔 때 듀나인 을 쓰는 건가요?^^

          • 새로 오셨나봐요 환영합니다^^ 네이버 지식인 아시죠? 듀나 게시판의 지식인 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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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빈에 대하여에서 중요한 것은 원인이나 이유가 아닌 것 같아요. 그것 보다 더 중요한건 왜 엄마는 그제서야 (모든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야) '왜?'를 물었을까가 아닐까요.


      수 많은 예고가 지속되었음에도 엄마는 아이와 소통하지 않으려 했죠. 우리 사회에 대한 이야기인것도 맞는 것 같아요. 뉴스에 보도되는 이슈 또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결과를 보도하고, 표면적인 원인을


      찾아보려고 할 뿐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왜?'를 묻지 않죠. 


      두 번째로 읽을 수 있었던 메세지는 당연시 여기는 모성애에 대한 물음이 아닌가 싶어요. 모성애는 본능적인 것인가 혹은 사회로부터 주입되는 것인가 하는 것이요. 엄마는 아이가 갓난아이였을때 아이가 울자 아이를 안아주는 게 아니라 '들고' 있죠. 엄마가 아이를 안는 모습은 마지막 장면에서야 나오구요. 엄마가 아이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고 그에게 헌신하는 것이 당연한 것만은 아니지 않냐고 묻고 있는 듯 했어요. 

      • 맞아요 맞아요, 보면서 케빈에게 왜 그러냐고 묻지 않을까, 케빈에게 널 사랑한단다, 난 여행을 좋아하고 못가서 속상하지만 그렇다고 네가 사랑스럽지 않은 건 아니야. 넌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어. 라고 설명하지 않을까 답답했었어요.


        그리고, 저 역시도 처음 아이를 낳았을 때 모성애가 자연스레 솟아난 건 아니었어요. 간호사가 아이를 안으라고 주는데도 질겁을 하며 뒤로 물러나 간호사가 놀래기도 했었거든요. 몇 달을 키우다 보니 애정이 생겼어요. 처음엔 아무것도 아닌 그냥 책임감덩어리일 뿐이었습니다. 맞아요. 정말. 엄마라고 해서 아이가 무조건 사랑스럽고 이쁘기만 한건 아닐텐데 너무 강요하는 것 같긴해요..

    • 저는 이 영화를 상당히 인상깊게 봐서 원작 책을 찾아 읽기도 했습니다.


      책에 비해 영화가 더 좋다, 연출이 훌륭하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요. (배우도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원작을 보는 편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좀 더 이해하기 수월한 면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흔히 연쇄살인마나 총기난사와 같은 종류의 범죄들의 경우, 그런 사이코패스적 범죄자를 분석하는데 가정환경, 특히 어머니와의 관계를 초점으로 삼는게 대부분인 것 같은데, 


      책은 그런 특정한 시각에 대해서 '정말로 그럴까? 모든 것을 어머니의 책임으로 돌리면 되는 걸까?' 라고 항변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아이의 성장에 대한 모성애의 역할을 권장하고 신봉하는 것만큼이나 아이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어머니 개인에게서 찾는게, 뭐랄까 무책임할 수 있다는 거죠. 


      원작에서 케빈에게 어머니와 범죄의 연관성을 묻자 케빈이 '왜 자꾸 어머니 이야기를 하려고 하냐, 그 일은 나에 대한 것이다, 어머니는 굉장히 대단한(존경할만한?) 사람이다.' 같은 말을 하는 부분이 있는데


      결국 케빈이 저지른 일은 케빈에 대한 이야기일 뿐 어머니와 관계된 이야기가 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럼에도 책의 화자이자 영화의 주인공으로서 어머니의 시선이 '케빈에 대한' 것인 이유는 그녀가 어머니로서 케빈을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케빈의 곁에 남는 그녀를 보면 오히려 모성애라는 것이 실로 존재한다는 느낌마저 드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요구하고 원하는 방식으로는 아닐지 모르지만요. 

      • 저는 책을 먼저 보고 영화를 보았는데요, 솔직히 책을 끝까지 읽지는 못했어요. 너무 두꺼워서.. ㅠㅠ 그리고 시간날 때 마다 짬짬이 읽기에는 글도 무거운 편이었구요. 근데 원작에서 케빈이 저런 말을 한다구요? 하긴 영화에서 케빈이 서점에 서서 엄마의 출판홍보물을 보는 모습에서 엄마에 대한 증오나 섭섭함과는 조금 다른 걸 생각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가르강튀아님의 말씀처럼 그럼에도, 엄마는 길가에서 폭행을 당하고도 자기 잘못이라고 하고, 아무 말 없이 앉아있더라도 끊임없이 아들을 보러가고 그 모든 것을 감내하고 살아가는 모습이 정말 위대한 모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조금 더 오바해서 생각한다면, 그런 엄청난 사건앞에서 케빈이 정말로 싫고 원치않던 아이였다면 그 자리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을 수도 있고 멀리 떠나버릴 수도 있었을텐데 그곳에서 계속 일상을 이어나가는 것을 보면 그게 바로 모성인 것 같네요.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하다보니 생각이 정리되는 것 같아 참 좋네요.! 듀게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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