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터, 풍수, 느껴지는 기운 이야기

으흐흐~ 이틀에 걸쳐 일어난 일인데 약간 소름이 끼칩니다.
저는 도시 빈민가에 삽니다ㅜㅜ. 이제는 지긋지긋한 이곳을 떠나 좋은 환경에서 살고 싶어서 최근 몇달간 시간이 나는대로 집을 보러 다녔습니다. 그런데 번번히 다 성사될 것 같았던 계약이 안되기를 몇번... 그러는 와중에 제가 사는 동네에 특이한 케릭터가 이사와서 무고한 동네사람들을 경찰에 줄줄이 신고해 경찰도 학을 떼고, 후진하는 차에 뛰어들어 받쳐서 병원에 누워있다가 결국 누군가의 블랙박스 카메라에 고의로 뛰어드는 모습이 녹화되어 당일로 퇴원해 또 동네를 시끄럽게 하는 등 정말 일이 많았습니다. 이사가고싶었습니다ㅜㅜ.
가려면 집도 넓고 가격도 저렴하고 서울과 멀더라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길 바랬습니다. 인터넷으로 수도권 외곽을 가격순으로 훑기 시작했는데 한 지역에 딱 꽂히는 곳이 있었습니다. 어떤 블로그에 집 사진들이 있었는데 넓고 예쁘고 자연이 가까운 곳이었습니다. 로드뷰에서 보니 도심에서는 보기 어려운 fancy한 빌라였고, 하여간 그곳은 비쌀 것 같아 언감생심 꿈도 안꿨지만 지역은 그쪽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지요. 마침 싼 매물이 있길래 두시간 운전해서 부동산에 도착했습니다.
저희가 찍은 매물은 평수에 비해 말도 안되게 싼가격에 나왔고 현재 사람이 살고있지 않다고했어요. 올커니, 맘에 들면 바로 이사들어올 수도 있겠구나싶어 당장 달려갔답니다. OMG! 그 블로그사진에서 봤던 그 빌라단지였습니다.
집안 내부는 싱크대 도배 장판 화장실까지 모두 손을봐야하는 곳이었으나 정말 넓었고 베란다 앞으로는 나무가 우거진 산이었습니다. 다만 저희가 봤던 라인의 바로 아랫집도 비어있다는 것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그리고 운전해서 산을 올라가야 빌라가 나온다는 단점도 있었지만 그 집에 반해서 바로 담날 계약을 하기로하고 돌아와 인테리어는 어떻게 할지 꿈에 부풀어 잠을 설쳤습니다.
그리고 담날, 바로 어제 통장깨서 계약을 하러가기 전에 저희 가족들이 신년마다 점을보러가는 철학관에 갔습니다. ㅋㅋㅋ 새집 주소를 듣고는 가지말라고... 로드뷰를 찾아보시고도 안좋다고 하시니 기분은 별로였습니다.
다시 운전해서 계약 하러 부동산에 갔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주인을 기다려도 오질 않는겁니다. 알고보니 주인이 변심했습니다. 약속까지 해놓고 막상 싼값에 팔려니 아까웠던 모양입니다.
저희는 너무 실망하고 황당해서 화가났는데 부동산에서 미안해 어쩔줄 모르더라구요. 그래서 같은 빌라 앞동에 평수는 조금 작지만 비슷한 매물을 보러갔습니다. 그저 관리가 잘 안됐을 뿐이라기엔 너무 먼지가 많은 계단을 올라간 집에 병색이 짙은 노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 집은 여러모로 별로였고 두번째 집은 주인이 병원에 있다기에 결국 못들어갔지만 들어가보고 싶은 생각은 안들더군요. 단지를 나서기 전에 전날 봤던 계약하려던 집쪽을 다시한번 봤습니다. 산쪽으로 베란다가 있고 넓고 마음에 들었던 집이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불현듯 그 쪽 라인은 인기척이 없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주차장도 휑하구요. 다시 보니 저희가 계약하려던 집과 그 아랫집은 사람이 안 산지 꽤 되는 것 같고 다른 동 쪽으로 돌아나오는 코너가 을씨년스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결국 멀쩡한 적금만 깨고 소득없이 집으로 돌아오며 엄마와 조심스럽게 얘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아마도 그쪽 자리가 안좋은 것 같다고... 세들던 사람들이 보증금도 받지않고 나가있는지 몇달이 되었고, 부동산도 모르는 아랫집이 비어있는 이유... 그러고 보니 그 동에 과연 사람이 살까도 싶습니다. 그리고 이틀을 다니면서 느꼈던 서늘한 느낌이 사람들이 말하는 바로 그 서늘한 느낌이구나 싶어서 여우가 따먹을 수 없는 포도를 보는 심정으로 그냥 차라리 잘됐다하고 말았는데 풍수와 집터에 대해 검색을 해보니 정말 그 집은 모든 흉수의 조건을 갖춘 집이더군요ㄷㄷㄷ. 그렇게 베란다 가까이 산을 마주하고 있으면 흉살을 당하기 쉽다던데 그런 예가 얼마 전 홍수 때도 서울에서 있었죠... 배산임수가 아니고 배수진쪽에 더 가까운 형상이니, 산 반대편 아래쪽에 남향으로 지었으면 길한 풍수였을텐데 exactly 반대인 집이었습니다. 잠을 청하려는데 몸에 서늘한 기운이 가시질 않고 나무가 우거진 산의 냉기가 건물로 스며드는 이미지가 자동재생되어 잠을 잘 수가 없다가 새벽에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듀게에선 이런거 안 믿는 분들이 많겠습니다만 저는 이번 계기로 미미믿습니다.ㅎㅎㅎ 지금 정신을 차려보니 거의 버려진 흉가같는 곳인데 제가 뭐에 미쳐서 그렇게 서둘러 계약을 하려했는지, 아무리 그래도 넓고 잘 지어진 곳인데 왜 그리 빈집이 많은지, 변심한 주인이 다른 부동산을 통해 천만원을 올린 가격으로 다시 내놨던데 과연 누가 사려고 할지 궁금이 꼬리를 무는군요.
잡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느껴지는 냉기를 떨치려고 아침부터 쓰다보니 잡담이 길어졌습니다.
    • 그런 집은 안 팔리면 다시 싸집니다,


      그렇게 터가 안좋니 귀신이 나오느니 하는 집들만 사다


      개조하거나 건물을 부수고 다시 지어서 돈을 버는 사람들도


      일본에는 있다더군요.


      일본은 그런거 믿는 사람도 있고 안 믿는 사람도 있어서


      그런 일도 돈이 벌린다더군요.

      • 귀신보다 기가 쎄서 누르고 살면 재물이 붙는다는 말은 있죠.

        • 귀신이 물귀신이면 집터에서 물을 싹싹 퍼내고 바깥으로 물이 흐르게 해버린다거나


          땅귀신이면 연못을 파고 어쩌고 한다거나,


          뭐 나름의 대응법들이 있는 모양이더군요.




          중국같으면 복숭아나무 사과나무 등을 심으면 귀신이 못 붙어있는다고 믿었다거나.




          전 풍수라는 걸 안 믿는데, 이를테면 그렇게 명당이라는 경복궁 터가 사실은 전혀


          명당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재밌더군요.




          조선반도 제일의 명당이라는데 거기 지은 첫 궁전은 200년이 못가 외국군도 아니고


          자국 백성들한테 불살리고,


          200년이나 폐허로 있다가 다시 지었더니, 그 뒤엔 50년이 못가 또 250년 전에 왔던


          그 외국한테 완전 정복당해서 건물들 다 뜯기고 얼굴쪽 터는 다 내어주어 거기에


          총독부 건물이 들어서고.




          근데 조선총독부를 지을 때, 그 터를 팠더니 땅은 물러 터지고 물은 끝도 없이 솟아나서


          물 퍼내는 양수기를 3대인가나 하루종일 돌렸다더군요. 그리고 땅에다가는 도저히


          철근 콘크리트 건물을 올릴 수도 없을 정도로 물러서, 굵은 소나무 말뚝을 2미터당 하나씩인가?


          사진 기록도 남아 있던데, 그렇게 촘촘히 박고서야 겨우 그 위에 기초를 올렸다고요.




          근데 그렇게 해서, 일본제국에서도 가장 튼튼한 건물이랍시고 지어놓고는 또 50년도 못가서


          이번엔 일본 망 크리~ ㅋㅋㅋ




          이성계고 대원군이고 데라우치고 정도전이고, 경복궁 터를 좋아했던 사람들은 다


          오래 못가고,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신세를 망친거 보면 역시 그 터는 명당보다는 흉터가 아닐지?



          • 서프라이즈 음성 지원 같네요.ㅋ

            • 우낀 건 거기서 끝이 아니여요.




              뭐 일본이 한반도에 박은 쇠말뚝이 어떻고


              그것들을 다 찾아 뽑아내야 한국이 다시 흥할 수 있고 어쩌고 하는


              소리들이 있는데,




              정작 총독부 건물 다 부수고 그 나무 말뚝들을 보자,


              많은 한국인들은 '실망' 했답니다, 실망! 크하하하!!




              왜?


              1-크고 아름다운 쇠말뚝이 없었다


              2-그 나무 말뚝들은, 풍수적 의도로 박았다고 보기에는 너무나들 작고 소박하고 실용적이었다.




              그래서 한국은 어떻게 했는지 아세요?


              그 말뚝들 안 뽑아내고, 그냥 덮었어요.


              그 위에다 홍례문을 복원함!




              일본 말뚝 타령 하던 사람들 다 고개 쳐박고 잠수~


              크하하하하




              국토의 정수리에 크고 아름다운 쇠말뚝을 박았던 것도 아닌데,


              조선은 왜 그렇게 지리멸렬하고 무능력하게 탈탈 털리고 지배당하고


              자력으로 독립도 못했을까요?




              그리고 독립한 뒤에는, 특히 지금의 보수주의자 국가주의자들이


              그렇게나 칭송하는 그 '일본군 장교 출신' 대통령 시절에는


              그 건물을 나라의 중앙청으로 썼는데, 어찌 그리, 지들 말을 빌리면


              나라의 기운이 사해로 뻗치고 나라는 그렇게 그 전 어느 시대보다도


              융성했고 말이죠.




              일본인들이 조선을 차지하고 나서, 조선인들이 그렇게나 믿는 그 풍수라는게 뭐야? 하고


              대대적인 연구를 해서는 '조선의 풍수'라는 책으로 결과물을 만듭니다.


              만들어서는 활용을 하기를, '저 무지렁이 조선인들이 이런 것을 믿으니, 그들이 중요하다고


              그들이 절대 외국이 차지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인트들에 근대적인 건물들을 올리고


              위세당당한 기관들을 배치해서 아예 그들이 철저히 패배했음을 알리는 상징들로 쓰자!'고


              했더랍니다, ㅋㅋㅋ




              그리고 조선의 노인들은


              이른바 '혈맥'이 흐르는 자리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놓이는 건물들 길들 철로들을 보며


              '아이고 이제 우리는 끝났다~ 아이고 이제 조선은 완전히 망했다, 으엉엉헝헝' 했다지요.


              -_-;;;



              • 혹시 뉴라이트세요?


                말투도 그렇고 듣기 참 거북하군요.


                잘 나가다 삐딱선을 타면서 조선멸시 일본존중


                주워들은게 많은 친일 앞잽이  노인네같은 소리 하고 계시네요



              • 이승만 박정희를 아주아주 미워하니 뉴라이트에는 안 넣어줄거 같네요.




                저는 비문명 비과학 비선진 비세련 등이 싫어요.


                특히 타인이나 후세한테까지 해를 끼치는 멍청함같은 건 아주... 지요.




                조선은 바로 그런 면들을 많이 갖고 있었기에 아주 비판적으로 생각하고요.


                20세기에 저러고 있었다니, 정말 어이가 없지 않습니까?




                저는 자기 나라, 자기 동족이라고 무한 편들어야 하고 남이면 척을 지고


                일단 나쁘게 보아야 한다고 전혀 생각지 않거든요.


                동등한 기준으로 보고, 자국이나 동족한테 '그러나...' 하고 +α를 줄 수도 있는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반드시 +α를 주어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고요.


                (저한테도 +α를 주지 않더라고요, 그러니 당연 저도 안 주죠.)

          • 200년 뒤가 임진왜란 말씀하시는거 같은데 궁 불지른거 우리백성 아닙니다, 왜군이에요. 왕이 피란간 뒤 궁에 제일 먼저 도착한 왜군장교가 쓴 책에 나옵니다. 사람 없이 텅 빈 궁이 너무 아름답고 향기롭더라는. 그 며칠 뒤 왜군 후발대가 불지른것 까지요.



            이거 정말 널리 잘못할려진 사실인듯.

    • 듀게에서 이런 얘기하면 비웃음 살 지도 모르지만...


      하룻동안 귀신에 홀리신 것 같네요. ^^


      귀신은 모르겠고, 저도 gut feeling은 믿는 편이라...

      • 오우 닉이~??


        혹시 병혁님이세요? ^^


        맞다면 우왕 반가와요~

        • 아이크. 전 그런 사람이 아닌데여.
    • 저는 집의 서늘한 기운을 알아서 공감이 되네요.

      어릴때 집이 너무 크고 무서워서 혼자 있기를 두려워했죠. 특히 할머니가 쓰시던 방은 들어가지도 못했어요. 오래 비워졌다가 제가 크면서 제 방이 되었는데 정말 가위도 많이 눌렸죠.

      학교때문에 제가 나와살면서 그 방이 사랑방용도로 쓰이면서 사람들이 북적이면서 점점 괜찮아지더군요.

      집이 좀 서늘하면 방법은 손님초대를 매일하면서 사람들로 북적이게 하면 된대요.공동묘지가 있던 산을 개발해서 처음 지어진 아파트에 살던 아는분은 수시로 바람소리와 아무도 없는데 인기척이 느껴져서 괴로워하다 이사했죠. 친구들을 매일 초대하는성격이 안되기도 했고 맞벌이라 집이 많이 비기도했구요.

      보통 집이 너무 크면 그만큼 손님이 많이들락거리고 집안 곳곳에 사람손을 타야 안그러면 서늘해지더라구요.

      미신같지만 거친 산이 너무 가까이에 있으면 아무래도 좀 그래요.

      이상 믿거나말거나 납량특집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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