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아저씨, 데뷔가 79년 첫 장편이 82년 이었군요.
빌려 온 책을 읽으려고 집어 들었다가,
불이 너무 어두워서 날 밝은 다음에 읽어야겠다 하고
표지 속 책날개를 봤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개가 있는데,
데뷔가 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어라, 이것 안 읽었군...)
첫 장편이 82년, '양을 쫓는 모험'(이것도 안 읽었네, 어 근데 이걸로 신인상을?)
이었네요.
그리고는 계속해서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
유명 작가로 살아온 세월만 30년이 넘었네요.
진짜 대단한 사람입니다.
이 사람의 글은 뭔가 꿀이 들어 있다고 할까, 저는 에쿠니 카오리랑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들에서 뭔가 비슷한 느낌을 느끼는데, 세련되었다는 느낌, 달콤한 뭔가가 들어있다는 느낌,
그렇지만 완전히 달기만 한 건 아니고, 뭐랄까 카카오 56% 초콜렛 같은 느낌, 그런 것을
줘요. 마약까지는 아니고요. 마약같은 느낌이 있는 건 무라카미 류. 뭔가 쨍~ 해, 멋있어,
하지만 위험해, 한번에 많이 읽으면 안돼, 이런 거요, ^^;
성공을 두 번만 하면 인생 전체가 성공한 것이기 쉽다는데,
이 양반은 대체 성공을 몇 번이나 한 것인지,
30년동안 성공적인 삶이라니, 정말 그게 얼마나 자랑스럽고 목에 힘 들어가고
여유로운 삶일지, 상상도 안 됩니다.
상속자도 아니니까, 부모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상속권을 잃지 않으려고 그저 부모 눈치 보고
설설 기고, 후계자 수업을 엄하게 받는 일도 없었쟎아요.
거기다 자식을 남기지도 않았으니, 자식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많은 부모들의 번뇌,
직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고생이나 번뇌보다 훨씬 크다는 그 번뇌를 겪지도 않고.
저는 맘대로 어떤 인물이 되어 사는 인생을 만약 신이 고르게 해 준다면,
진짜, 이건희도 이재용도 아니고, 스티브 잡스도 아니고, 스티븐 스필버그도 아니고,
무라카미 하루키나 마이크(마크네요, 왠 마이크?) 저커버그가 되고 싶네요.
저커버그가 된다면 자식은 결코 안 낳을 겁니다, 마누라가 뭐라고 조르고 괴롭혀도!!
제가 20대 때 처음 하루키 소설을 읽었을때 느낌은 이와 비슷햇죠. 헌데 10년이 넘게 흐르고 나서 다시 읽어보니 그 오글함을 견딜수가 없더군요.
그래도 날로 발전하는 작가 같애요 최근 소설들은 그런 느낌이 많이 적은걸 보니...
아마도 작가 스스로도 비슷한 느낌을 받은건 아닐지.
발전 인지 변화 인지를 많이 하긴 했더군요.
IQ84를 살까 말까 하고 서점에서 조금 읽었을 때,
'이게 하루키 책이야?' 싶었어요. 저한테는 뭐랄까,
하루키rous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아이구84를 읽은 저의 친구들은 다 좋다고 해서,
여기서 언젠가 중고로 내놓는 사람이 있으면 사서 읽으려고 해요.
얼마 전에 여기서 한국 소설책 빌려 주는 곳을 갔는데, 아이구84는 없더라고요.
기증받은 책들을 빌려 주는 곳이라, 누가 공짜로 기증하지 않은 책은 없어요.
일본이 아무리 출판대국이니 문학대국이니 노벨 문학상을 몇개나 가져갔느니 해도,
30년 넘게 스타 작가로 산 사람은 몇 명 없을 거여요, 10명은 넘겠지만 100명까지 될까요?
일본의 근현대도 어느새 150년은 됐는데, 그동안 100명도 안 될 초장기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한 사람이 된 하루키 아저씨... 아 진짜 대단해요.
어릴때 그렇게 대단해 보이고, 평생동안, 죽을 때까지 계속 베스트셀러를 써 낼 거 같던
이문열, 김진명 등 동시대 한국 스타 작가들은 대부분이 다 몰락했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