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척과 내숭은 다른 듯 같은 듯, 근데 예쁨을 연기하는건 뭐죠?
어떤 분이 유희열씨가 했던 연극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이란 댓글을 보고 글을 써야지 했어요.
연극도 언젠가 끝나고 오해도 언젠가 끝날테니까요.
게시판에 예쁨을 연기한다는 글이 많이 올라오는데, 이걸 예쁜척? 이라고 이해하면 안되나요?
이런 표현이 물론 '내숭' 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면 또 그게 아니다, 이건 다르다, 말이 많아지겠지만 그냥 제가 생각하고 기억하는 예쁨이란
어느정도의 내숭이란 말로 대표되는 것 같아요.
학교 후배 중에 4년내내 (졸업 이후로도 스타일의 변화가 없긴 하더군요) 그야말로 광고에 나올 법한 긴 생머리를 하던 아이가 있었는데, 늘 사람들과 말할 때, 수업중에, 발표중에도 머리를 쓸어 올리거나, 고개를 45도 각도로 틀고 귀 옆으로 넘기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했어요. 그 후배가 예쁘장하게 생겼고 스타일 또한 많은 여성들이 말하는 청승맞은 패션?!, 많은 남성들이 말하는 청순한 패션?! 이렇게 고수했죠. 한마디로 얼굴도 반짝 반짝하니 예쁘긴 했지만 그 아이를 빛나게 해주는건 행동이었던 것 같아요.
여자동기들에게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머리를 휘리릭 날리며 오호호호 입을 가리며 웃는다거나, 동아리 방에서도 좀 더럽다 싶으면 빙글빙글 돌면서 앉지도 않고 A4 용지를 바닥에 깔고 혼자 그 위에 서 있거나 그랬죠. 이런 행동들이 깔끔 떨고 여성스러워 보이는건 대비되는 다른 여자 동기, 후배 때문이기도 했죠. 그냥 청바지인데 어때하며 엉덩이로 쓰윽 앉고 심지어 배깔고 누워서 책을 보거나 그런 경우가 더 많았으니까요.
정말 신기한건, 그 후배에게 관심이 있건 없건 모두 그 후배에게는 새 종이컵을, 깨끗한 의자를, 좋은 자리를 내어주고 배려해주게 되더라구요. 아 이 친구는 이랬지 싶어서요.
그게 제 눈에도 어느정도는 내숭으로 보이긴 했어도 오랜시간 보니 그게 후배의 습관이고 몸에 벤 그런 것 같더라구요. 누군가는 처음엔 예쁜 척이야? 이렇게 생각했을테지만
오래두고 보니 그냥 여성스럽고 꾸준히 자기 관리를 하는 것 같아 보였어요. 졸업 후에 오랜만에 결혼식장에서 봤는데 머리 넘기는건 여전하더군요.
물론 스타일도 얼굴도 여전해서 전 오히려 보기 좋더라구요.
여성스럽다라는 말은 성향을 좋게 말하는 것 같은데 예쁨을 연기한다? 이 표현은 일단 '연기'라는게 진실된 것과는 다르게 거짓이 되는 뉘앙스가 있는걸 보면 안좋게 표현하는것 같아요.
전 입사초기에 재채기 하는 걸로 오해를 받은 적이 있는데, 남들이 분무하며 에취취취를 할 때 저는 신기하게 에이취잉~ 이런 소리가 나게 됩니다. 의도치 않게 콧소리가 엥엥 나며
옆에 계신 분들은 웃기도 하시고 귀엽다고 하시는 분도 몇몇 계셨는데, 언젠가 회식자리에서 재채기가 나서 또 고개를 돌리고 에이취잉~ 이랬는데 앞에 계신 분이
벌꿀님은 재채기도 상냥하게 하려고 노력하나봐 이런 말씀을. 만화나 70년대 영화에서 서방님~이러는 교태 섞인 재채기 같다고 하더라구요.
아무리 제 말투가 평소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긋나긋한 편이긴 하지만 설마 제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재채기를 귀엽게 해야지, 앙증맞게 해야지 이러겠나요?
그런 편견 아닌 편견? 오해로 속앓이를 해봤던지라 이런 주제에 민감했을지도 모릅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너무 진실된 모습을 요구해서 이런 말이 나오는지도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의외로 털털한 모습을 보일 때 아 저 사람은 진솔해, 쟤는 솔직해라며
성격 좋아! 이렇게 많이 이야기 하지 않나요?
이성 동성 가리지 않고 정말 동일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요?
하물며 우리는 엄마 한테 하는 행동, 목소리랑, 택배 아저씨에게 전화 받는 목소리, 행동도 다르잖아요.
심지어 카톡 대화도 단어나, 이모티콘, 말투도 조금씩 상대에 따라 다를걸요?
모든사람들은 다 때에 따라 상대에 따라 상태에 따라 예쁨을 연기하고 사는거 아닌가요?
징그러운 이별을 할 때는 미운척, 나쁜척 할 때도 있으니 그때는 나쁨을 연기하는 걸테구요.
요 며칠 예쁨을 연기한다라는 말이 오글오글 거렸어요. 그냥 예쁜척, 내숭이라고 표현해도 어느정도는 이해가 가능할 텐데 말이죠.
가끔 듀게는 똑똑함을 연기한다라고 표현하고 싶을 때가 종종 있어요.
자연스러운게 더 좋은거지만 척 하는 것도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더 열심히 사는거에요.
제가 기억하기로 그 말을 처음 쓰신 분은 예쁜척하고는 다른 의미로 쓰셨는데, 오늘 올라오는 게시물들에서는 많은 분들이 같은 뜻으로 이해하고 쓰시는 것 같아요. 예쁜척하고 같은 뜻이라면 굳이 그렇게 어색한 표현을 쓸 필요가 없겠죠.
예쁜 척, 내숭은 의도한 바가 아니었고 저는 그것을 우리사회에서 예쁨이라고 인식되는 코드들을 띄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이해했어요.
+1
예쁨을 연기한다는게, 주로 연기자들 중에 연기는 그냥 그렇지만 이쁘거나 잘생긴 외모가 인상깊을 때 쓰는 말 아니었나요...(장동건, 김태희 같은 양반들)
뭐랄까 이런 흉보기, 뒷다마, 까내림 등을 여러 번 보고 제가 느낀 것은,
(안 이쁜 주제에) 이쁜 것처럼 구는데, 그게 남자들한테까지 먹히다니
(안 이쁘고, 그것도 못하는 내가) 너무나 열받는다긔~! 였습니다, ^^;;
예쁨을 연기하든 내숭을 부리는게 문제가 되겠습니까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될수 있다는게 문제지요. 더욱 큰 문제는 그게 공과사 구분없이 대상이 될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별거 없죠. 여성스러움과 남자다움을 과장되게 표현할 때 좀 웃기다고 할지 오그라든다고 할지.. 딱히 비난할 건덕지는 없지만요.
저는 예쁜 척이랑 같은 뜻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잘생김을 연기한다'에서 나온 유행어아닌가요?
막줄 한 방이 인상적이네요. 푸하하
차라리 똑똑함이든 지성이든 연기하는 쪽이 낫죠.
뭔가 아는 척이라도 하려면
이것저것 찾아보고 주워듣기라도 해야 하니까요.
오히려 듀게는 "반지성적인 게 뭐 어때서?" 또는
"비꼬고 짜증내고 화 잘 내는 것도 지성적인 능력이야"라는
태도가 많아서 문제인 거 같습니다만.
'예쁨을 연기한다'...이 정신사나운 어휘가 현재 많이 쓰이는 표현은 아니겠죠?
머리쓸어넘기기 부터 여성스러운 자태, 가식 까지 모두 포용하는 상위개념인가..그럼 예쁨을 연기하다가 그 사람이 그걸 체화했을 경우, 연기에서 그 사람이 진짜로 예쁜 것으로 등극하게 되는...뭐 그런 개념인가요. 아니면 '매력'을 다른 표현으로 비하하는 시도? 이성을 유혹하는 어떤 영혼이 없는 기술? 그럼 남자로 치면 그 극단에 픽업아티스트 같은 부류를 놓을 수 있는 걸까요. 머 사안에 따라서 그런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고 '기술'과 '진실'의 비율도 제각각이겠고 그걸 보는 개개인의 시각도 각양각색이겠지요. 특정 케이스만 가지고 논의한다고 해도 의견 많이 갈릴 사안인 듯.. 나 조차도 내 마음 나도 모르겠다라는 말이 나오는 판국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