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문제는 결국 '개만 특별하다'에 합의를 할수 있냐의 문제죠
그리고 개사랑이 지극한 사람들의 착각과는 달리 대한민국에 거기에 죽었다 깨나도 동의할 수 없는 사람은 매우 많구요.
꼭 개장국이나 개수육을 일주일에 한번씩 먹는 매니아가 아니더라도 개사랑 동호회의 폭력적인 사고방식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 많습니다. 저도 그렇고.(개고기 비싸서 먹지도 못함 어차피;)
이러쿵저러쿵 말 많아도 결국은 '허다한 동물종 가운데 개만 특별하다'라는건데... 이건 뭐 논리도 없고 막 들이대는 황당한 소리죠. 역시 개사랑이 하도 지극해서 그 무논리가 사회적 합의를 획득한것처럼 보이는 통칭 '서양사람' 사정은 알 바가 아닙니다. 이젠 하다하다 안되니 '서양사람들은 뭐 미쳐서 그렇게 개를 보호하겠냐?'라는 말까지 나오더만.
항상 뒤섞여서 혼란을 일으키는 부분을 정리할 필요가 있는데
1. 개를 식용으로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사육, 도축 과정의 법적규제 미비로 인한 비인도성(?) 내지는 위생상 위험이 문제
2. 개를 먹는 것 자체를 용납할 수 없다
1번은 개 매니아가 아닌 사람에게도 합리적인 지극히 당연한 얘기인데, 문제는 2번이죠. 모든 갈등은 2번의 압력과 실력행사에서 비롯됨. 그리고 2번때문에 1번을 해결하기 위한 규칙의 제정이나 공권력 행사도 봉쇄되어 있어서 정작 법의 사각지대에서 (꼭 개매니아가 아니더라도 눈뜨고 못볼) 잔인한 일들이 벌어지는게 아이러니. 법규의 테두리 안에 넣자니 '개를 소, 돼지와 같은 취급하다니 부들부들' 해대니 걍 시끄럽고 귀찮으니 모호하게 방치하는 거죠
사람이 동물을 식용으로 하는 문제에 있어서 제도적 제한을 합의할 수 있느냐에는 몇개의 객관적 기준이 있을 뿐이죠. 멸종위기에 있기 때문에 보호가 필요하다거나, 사육 도축과정이 가능한한 덜 잔인하고 안전해야 한다, 이 정도가 어떤 특정 동물종에 대한 감수성이나 애정의 크기라는 지극히 주관적 잣대와 무관하게 전반적인 합의가 가능한 영역. 그걸 넘어서면 걍 독선이고 아집이죠
한 개인이 특정 동물종에 대해 무한애정을 갖고 자기 혈육처럼 대하는건 개인 취향의 문제로 어디까지나 그 사적 영역 안에서는 존중되어야 마땅. 자기 집에서 개를 물고 빨고 핥고 하든 말든... 세상에 동물은 별의 별 종이 다 있고 개중에는 보통은 평생 구경도 못할 희한한 동물을 애완용으로 삼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음. 고기취급 당하는 돼지도 애완용으로 기르는 사람이 흔해빠졌고. 문제는 개사랑 매니아들의 이 애정은 '내가 절대적으로 우월한 도덕적 명분을 갖고 있다'는 착각하에서 사적 영역 밖으로 뻗어나가서 칼춤을 춘다는 것.
이 '개만 특별하다'는 가치관은 개사랑 매니아들에겐 마치 '인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처럼 뭔가 이의할수 없는 범인류적 합의에 도달한 것 마냥 신념으로 되어 있어서 언행에 있어서 정말 거리낌이 없죠. 그런 가치관을 다른 사람들도 갖게 하려고 설득하려는 시도도 가능은 하다고 보는데(거기에 동의해주냐랑은 별문제니까요;) 그딴거 없습니다. 왜냐면 '내가' 무조건 맞고 옳고 바르고 정당하고 도덕적이니까... 어찌보면 쉽게 조롱거리가 되곤 하는 전도에 열올리는 광신도보다 더 폭력적일 때가 많아요.
'허구많은 고기중에 개고기 하나쯤 안먹으면 어때'라니... 그걸 말이라고..-_-;
전 개는 특별하다는 합의가 한국에도 어느 정도 있다고 보는 게, 개고기 관련 이상한 미신이 많더라고요. 먹으면 부부싸움을 해서 안 먹느니, 차 사고가 나서 안 먹느니, 임신 계획 있으면 먹으면 안된다느니 이런 금기요. 그냥 제 개인적 경험에서 나온 판단이지만 다른 고기로는 이런 얘기 들어본 적 없는데 유독 개만 가지고 이러니까 개를 먹으면서 다른 고기보다 유달리 죄의식을 느끼는 건가? 싶었습니다.
같은 대한민국일까 싶도록 처음 듣는 얘기네요.
저는 어렸을 떄 시골에서 살았는데
여름에 마을 사람 전체다 강둑에서 물놀이하고 해가 뉘엇뉘엇해질 때 큰 나무 아래 정좌에서 개장국 나눠 먹는 게
일련의 행사 중 하나였습니다. 마을에 병자(주로 결핵)가 발생했을 때 몸보양으로 제일 먼저 먹는 것도 개고기였구요
과거를 보면 소는 노동력, 닭은 알을 낳으니 고기가 필요하다 싶을 때 시골에서 첫째로 꼽는 건 개고기였습니다
현재는 고기 수급 사정도 다르고, 인식도 판이해졌다고는 해도 '개만 특별하다'는 함의가 있었다면
꽤나 많은 사람들이 배척된 결정이라고 판단됩니다
저도 같은 대한민국에 살아온 거 맞을까 싶게 처음 듣는 소립니다. 임신하려고 하거나 하는 중에 금기음식은 개고기 말고도 많고요. 다른 얘기들은 미신이라기보다 속설이라고 쳐도 전 처음 들어요.
유달리 개고기에 죄의식이 있긴 할 거 같긴 합니다. 우리집 또는 옆집에서 기르던 개를 잡는 건데, 뭔가 핑계거리를 만들어서 잡아먹는다고 해도 집에 돌아오면 개를 이뻐하던 아이들이 마음에 걸릴 수도 있겠죠.
어떻게 보면 이것도 다수의 횡포죠. "닭 돼지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사람도 있는데?" 하면 "개는 키우는 사람이 더 많잖아"라는 답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그냥 기가 찰 정도에요
고기 자체를 입에 안대는 채식주의자들은 200프로 존중합니다. 개는 인간의 친구이므로 먹어선 안된다는 주장은 전혀 납득이 안됩니다...
2번은 사실...
뭐 그리 치면 고래고기 먹기 반대도 하면 안 되는 거죠.
인간이 개와 영적으로 가깝다는 종교적인 주장이죠.
개와 관련된 속설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저는 엄마한테 "우리 집안은 양반이라 개는 물론이고 파충류는 먹지 않는단다" 하는 얘기를 몇 번 들은 적이 있어요. 양반...의 진위는 모르겠으나 흥미로운 얘기라고 생각해요. 역사적으로는 개나 뱀이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양반집이 파충류를 먹지 않았나요, 옛날부터?
...하긴 한국은 큰 도마뱀도 없고 뱀도 잘 먹지 않고...
거북이...도 거의 없군요.
어라 양반님네들 정력식으로 자라탕은 오랜 옛날부터 먹어 왔을텐데?
자라탕 먹어가며 첩질 한 적이 없다는 말씀인가요?
'자라탕 먹어가며 첩질한 조상 없다'는 걸 자랑으로 삼던 집안은 하나 알아서요.
어렸을 때 시골집에서 온갖 동물을 키웠습니다만, 딱히 소 돼지가 개보다 멍청하다거나 교감이 안되거나 그런 건 없습니다. 단지 사이즈나 행태에서 개가 더 가까이하기 쉬워서죠. 그리고 동의보감이나 택리지 같은 조선시대 이야기에서 개고기 고양이고기 자주 나옵니다. 특히나 토목공사 같은 노역을 시킨 뒤에는 반드시 윗사람이 고양이고기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소 돼지가 흔하지 않으니 단백질로 고양이를 신나게 먹었죠. 그게 바뀐 게 정조 수원화성시절인데, 대규모 토목공사다 보니 소를 이용한 운반이 잦았고, 그로 인해 죽는 소가 많아서 많이 먹었습니다. 지금 수원에서 소고기가 유명한 게 그 때 일이라고...(뭔 얘기가 여기까지)
어머니 친구분이 하시는 과수원에 갔다가 돼지들을 처음으로
가까이 가 보고 만져보고 했는데,
아기 돼지가 그렇게 귀엽다는 것, 사람한테 강아지처럼 그렇게 다가오고
핥아주고 앵기고 한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죠.
큰 돼지도 사람이 호의를 가지고 다가가니 좋아하더라고요.
몸을 붙이고 서고, 만져도 가만히 있어주고요.
근데 소는...
겁이 너무 많더군요. 만지려고 하면 도망가고,
송아지를 안아보려고 하니 송아지가 어미 쪽으로 도망가고
어미는 저한테 푸르릉 거리더군요.
그래서 저는, '아 소는 먹기만 해야 되나보다' 했었답니다.
동물연대? 이런 사람들이 다른 육식 하면서 개고기만 반대하는 거 보면 우습더라구요. 동물연대가 아니라 개연대나 동물 차별 주의자로 불여야 하는거 아닌가 싶어요.
말씀하신 내용에서 "절대적으로 우월한 도덕적 명분"을 주장하는 것은 모양이 확실히 우스워지는 대목입니다만, 반대로 어떤 음식을 금지한다는데 또 논리적인 합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사회의 상당 부분의 사람들이 (논리없이) "감정적으로 너무 슬퍼서 못견디겠다"고 주장한다면, 나머지 사람들이 그 사람들 감정을 위해서 그 가치를 포기할 수 있다면 포기할 수도 있는 게 사실 사회의 규율 아니겠습니까. 사회의 많은 규율이 그런 부분에 뿌리를 두고 있는 부분도 많고요.
그런면에서 오히려 개고기 반대론자들의 논지나 작전에서 문제가 보인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애초에 논리라든가 도덕적인 절대 우위에 대한 논쟁 보다는, 공감이나 감정을 이해하면서 타협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데 더 초점을 맞춰서 해결해야할 갈등이라고 생각 합니다.
어느 문화권이나 특정 음식에 대한 금기는 있죠.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자연스럽게 먹던 것을 두고 다른 나라의 금기를 들이대며 먹지 말라는 건데...
인간의 친구라는 논거는 논리적 타당성도 없고 감정에만 호소하는 멍청한 얘기죠. 문제는 이게 감정호소용 논거인데 자기들은 논리적 논거라고 착각한다는 겁니다.
임산부에게 개고기를 먹지 못하게 한 건 개가 신령하다다거나 개고기 식용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기 때문이 아니라 불결하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그래선지 병자에게도 개고기 못 먹게 했죠. 양반이 개고기나 뱀을 먹지 않았던 이유는 '불결하고 천하다'라는 인식도 있었겠지만 쇠고기 등등 다른 육류 섭취하면 되는데 굳이 상민이 일상적으로 먹는 개고기나 뱀까지 먹으면 도리에 어긋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겁니다.
개가 특별한 지점은 있습니다. 수만년전부터 인간과 협업하도록 진화했고 인간을 자신의 무리로 인지하고 대우하는 건 개의 독특한 지점이죠. 인간 눈의 흰 자와 눈동자를 관찰하여 인간이 보는 쪽을 주시하는 식의 복잡한 콤비플레이도 그런 진화의 역사에서 가능해진 거고요.
'개가 나를 무리로 생각하든 말든 나는 개를 음식으로 생각한다, 먹을거다'도 사실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공동체가 그걸 말려야 하냐도 딱 떨어지는 근거는 없고요. 그러나 감정적으로 더 거슬리는 부분이 있기는 하죠. 개가 너무 특별해서 절대로 먹으면 안되냐는 딱 정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개와 인간의 관계가 전혀 특별할 게 없지는 않더라는 정도의 생각이에요.
동물 보호를 위해 채식을 하는 입장이지만, 동물을 먹고 먹지 않고의 여부는 타인에게 강요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1번을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최소한 다른 생물을 먹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개를 키우고도 있지만 개만(애완견은 제외) 특별히 먹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은 딱히 하지 않아요.
감정적으로는 싫지만 남들에게 개고기만 먹지 말라고 할 순 없네요.
다만 전체적인 고기 소비가 줄었으면 합니다.
한편으로 사람들이 개를 특별히 생각하는 이유는 호레이쇼님 말씀처럼 '(사람들이 개를 바라보는 일방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개와 인간의 관계가 전혀 특별할 게 없진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