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도 맹금류가 사나요?

회사가 남구로에 있는데요. 업무가 밀려 밤을 새고 아침일찍 양치를 하고 나오는데 창밖에서 직박구리가 푸드덕거리며 소리를 질러대더라구요. 다가가보니 주변을 좀 맴돌다 가버렸어요.
무슨 일이었나 괜히 궁금해서 두리번거렸는데 바로 밑 난간에 왠 새 한마리가 뒷통수 보이면서 떡하니 앉아있는 겁니다.
제가 바로 뒤에 있는데도 전혀 눈치를 못채길래 요 새 녀석이 날 보면 어떻게 기절초풍할지 궁금해서 계속 쳐다보고 있었죠ㅋㅋ 머리부분은 붉은기 띈 연한 갈색이고 몸통은 잿빛에 가까운 평범한 색이라 그냥 비둘긴줄 알았어요. 근데 그 새가 화들짝 뒤를 돌아보는데 부리랑 발톱이 맹금류의 갈고리 모양인 거에요.
저도 놀라고 새도 놀라서 둘이 멍하니 눈 마주치고 있었죠. 새 녀석 너무 놀라서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이 안나는 눈치더군요. 고개를 돌려서 바깥 풍경 쳐다보고 다시 고개 돌려 절 보는데 아직도 안가고 쳐다보고 있으니까 조심조심 옆걸음질로 슬금슬금 피하더랍니다ㅋㅋ 부리에 노란빛이 남아있는게 아직 날기에 익숙하지않은 어린 놈 같았어요.
당황한 모습에 좀 미안해져서 자리를 비켜주었어요. 한시간쯤 뒤에 다시 가봤더니 없더라구요.
회사 근처에서 까치랑 비둘기와 직박구리와 울음소리만 들리는 까마귀가 많은건 알았는데 이놈은 생전 처음 보네요. 무슨 종류였을까요? 검색해봤는데 외모는 새매와 비슷하긴 해도 새매같은 얼룩무늬는 없었어요. 아니 근데 도시에 원래 맹금류가 사는게 맞긴 하나요?; 새매 천연기념물 아닌가? 발목에 이름표같은 건 없었어요. 대체 뭘까요...암튼 신기한 경험했네요ㅋㅋ업무는 별 진척 없었지만 밤 샌 보람은 있군요..
    • 황조롱이는 도심에서도 살죠. 빌딩 간판이나 아파트 베란다에 둥지를 짓기도 하고요. 근처에 자그마한 숲 등이 있다면요.

    • 한국 맹금류의 실질적 지배자라는 황조롱이가 도심에서 비둘기 사냥한 사진 본적 있어요. 

    • 어멋 황조롱이..! 상당히 비슷하게 생겼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는 아파트 고층에 살 적에,


      유유자적히 날아가는 비둘기를


      고공에서 매가 번개같이 날아와 하늘에서 발톱으로 잡아채는 걸 베란다 너머로 목격했었어요.




      그 어떤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본 것보다 더 박진감 넘치는 1~2초였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매의 그 눈이... 진짜, 그 조그만 새의 그 눈이 정말 무시무시하더군요.


      확실히 잡는 순간 입을 열며 뭐랄까 승리의 함성? 살육의 함성?을 지르던데


      그 부릅뜬 눈이, 사냥감의 목을 물어챌 때 사자나 호랑이가 하는 눈과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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