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에서 소외된 사람의 글
다음이 제공하는 게임을 재미삼아 합니다. 다음이 월드컵 하기 전에 이벤트를 하더군요. 당시 해당 국가별로 승/무/패 스코어 첫 골넣은 선수 등등 적으라는데 저는 그거 보고 딱 한 마디 했습니다. '내가 그걸 알면 왜 이걸 하냐 토토에 걸지'.
제가 나이를 먹으면서 가장 두려운 것은 대머리가 되는 것을 꼽지 않습니다. 점점 무감각해지는 제 머리가 두려울 뿐이죠. 대학 다닐때 찌릿거리면서 읽었던 책은 이제 '이게 한국어인지 독일어인지' 헷갈릴 정도로 이해하지 못한채 가방속 공간만 차지 합니다. 내가 나이 먹을 수록 책을 봐야 된다는 건 알지만 전혀 몸은 따라주지 않는게 짜증 납니다.
영어로 'Boys be ambitious'가는 문장이 있죠.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라고 학교 다닐때 종종 듣곤 했는데 소년에서 한참 벗어나 겨우 그 의미를 알아갑니다.
지난 달 부터 전에 다녔던 직장하고 돈 때문에 티격태격 하고 있습니다. 제가 주장하는 돈은 600만원 수준이구요. 이 액수는 오기로 세게 부른 거죠. 한 번 거기 사장하고 이야기 하는데 그 분이 '니가 와서 한게 뭐 있냐. 내가 이거 저거 다했지. 그리고 너는 밖에 다니면서 니가 다 했다고 소문 내고 말이야'. 순간 열이 확 뻗치더라구요. 그래서 정색 하고 '저 그런적 없습니다'라고 말하고 그만 둬버렸습니다. 물론 하나 부터 열까지 제가 그걸 다 하진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제가 한 부분조차 인정안하는 건 자존심의 문제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이후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모아 노동청에 신고했습니다. 일단 법 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건 말건 내가 받아야 한다고 판단한 돈은 다 걸어버렸습니다. 웃긴건 늘 직장 생활이란 마이스터가 도제를 가르친는 것 같다는 투로 이야기 하던 그 분을 노동청에서 볼 수 없단 겁니다.
저는 옳건 그르건 그건 둘쨰 치더라도 자기가 자기 가치관을 이야기 하지 못한다면 그것도 나이 50을 넘긴 사람이 그렇다면 참 안습하단 생각 부터 듭니다.
그리고 자료 모으면서 업체 사람들 한테 자초지종 이야기 하니 '잘 그만 뒀다. 거기 있어야 당신도 똑같은 인간 밖에 더 되겠냐'고 격려(?) 까지 들었습니다. 자존심 상하네요.
다시 앞에 이야기 한 문장으로 돌아갑니다. 당장 돈이 회사에 들어온다면 당당하게 'Boys be ambitious'를 외칠 사람은 많습니다. 그렇지만 그 반대의 경우라면? 꼭 지금이 자본주의 사회라 그렇단 생각은 한했습니다. 과거에도 보면 앞과 뒤가 다른 사람 이야기가 종종 나오죠. 그때도 그런 사람이 아주 없진 않았단 이야기가 되죠. 그 문장은 지금 나이 먹은 저에게 다르게 들립니다. 포부를 갖고 자신의 이상을 향해 달리라는 교훈이 아니라 저에겐 언제나 현재에 갇혀서 탐욕의 노예로 살지 말고 늘 도전하라는 말로 들립니다.
한 동안 골치가 지끈 거리겠죠. 어짜피 저쪽은 내가 자기 바짓자락 붙잡고 울고 불고 '단돈 10만원이라도 달라'면서 매달리길 원할지 모르죠. 그걸 바라고 지금 잠수 타는 걸지도 모르구요. 사람일이란 모릅니다. 그가 혹은 내가 누가 웃을지. 당장 생활은 되니 끈질기게 버텨볼랍니다.
불금에 회식 소집되어 늦도록 퍼마(심을 당하)시고 오늘 또 말뚝서야한다고 회사나온 나는 행복인가 불행인가... 싶습니다만..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