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은 누구의 언어인가 - 유엠씨 vs 버벌진트

한 10년전인가 힙합이 좋아져서 이것저것 들었었는데


한국 힙합을 들어도, 거기서 한국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그 당시는 더 적게 들은 상태이긴 했지만)


도대체 뭔 소릴 하는거야? 그런 기분이었죠.


그러다 유엠씨 노래를 듣고, 적어도 이 사람은 뭔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는 알겠고


내용도 마음에 들었어요. 꽤 많이 들었었죠.




전 눈팅만 몇번 했을뿐, 힙합 커뮤니티는 활동한적이 없지만


유엠씨는 정말 뜨거운 주제입니다. '유엠씨 구리다'부터 시작해서


'유엠씨가 하는 건 힙합일지는 몰라도, 랩은 아니다.' 별로 다른 패턴도 아닌데 징글징글하게 반복됩니다.


힙합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지향하는 방향은 좋아합니다.


이 사람은 한국사람이 한국말하듯 랩을 합니다.




"혼자 상처받았다고 믿고 쓸쓸해지는 유치한 로맨스"



이런 유엠씨와 사이가 제일 안좋았던 가수는 버벌진트일것 같은데


버벌진트는 한 인터뷰에서 유엠씨를 깝니다.



http://labsence.tistory.com/180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UMC가 앨범을 내고 인기를 얻는 환경이 토나오는 거다. 본능적으로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게 있기 때문에, 하지만 나는 힙합 음악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말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에 UMC 2집이 나온다던데 그동안 했던 쓰레기들을 반성하고 내가 했던 것을 배워서 나올 수도 있다. 아무튼 쓰레기 같은 것들을 허용해 주는 분위기가 있으니까 자꾸 나오는 것 아닌가?"




한국말을 이렇게 하나요. 발음 뭉개서.


@re_issong: 좋아보여에서 버벌진트가 "알지 진심인거" 이구절을 발음을 꼭 영어처럼함. "I JIZZ IT SEEM IT GO" 정도랄까...


음악을 만드는 지향점이 다른 겁니다.




영국 랩퍼 the streets는 영국 발음으로 랩을 합니다. 미국 발음으로 하면 좀 웃겼을거에요.


미국에서 자라고 산 사람이면 모르겠지만요.









http://kimgang.egloos.com/viewer/5524808


한국어를 영어처럼 발음하는 가수들, 한국 힙합을 예로 보며



노랫말을 어떤 억양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에 답은 없습니다.


전 그저 발음을 뭉개고 굴리는 걸 정말 싫어할 뿐입니다. 아니면 그냥 미국이 싫던가요.


유엠씨만 좋아하는건 아닙니다. 그냥 들어서 괜찮으면 좋아하긴 합니다.






뭐 이런 저도, 일본식 번역 말투가 너무 재밌고 좋아서 따라하곤 합니다. 이지트랜스 말투. 입말로는 안하지만요.

    • 오 그렇잖아도 최근에 그알싫 재밌게 듣다가 유엠씨 노래도 궁금해서 들어봤는데 정말 좋더군요. 뭐 저는 기본적으로 힙합쪽은 거의 안들었고 관심도 없었지만 유엠씨노래는 뭔가 마음에 착착 감기는 맛이 있네요.

      • 노래 좋죠. 내용도 좋고, 뭔가 킬리만자로의 표범 같으면서도 특이하게 리듬감을 살릴때 보면 재밌습니다.

    • 좀 그렇긴 합니다. 곡마다 편차도 좀 있구요. 라이브는 거의 안들어봤네요. ebs에서 음악하지마 라이브 하는건 좋았어요.

      • UMC첨들어 봤는데 (전 유재석씨;를 UMC라하는줄..ㅋ)이런걸 ㅂ맛이라고 하나요? 구리지만 끝까지 듣게되네요. 믹싱이랑 사운드는 정말 싼티작렬 ㅋㅋ버벌진트가 싫어할만 하네요. 초창기 바벌진트 첨 나왔을때 교포식랩을 3차원 랩이라고 추켜세웠던것도 벌써 십수년전이네요.
    • 글쎄요. 랩으로는 UMC는 버벌진트에게 갔다 대기 어렵죠. 

      • 실력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니까요.

    • 이 노래 좋죠. 뮤비도 좋구요.




      "같은 싸움, 비슷한 만남, 같은 눈물, 비슷한 불만" 가사가 센스있어요.

    • 전 오히려 버벌진트의 비비꼬는 발음이 더 얼간이같이 들리더군요.

      • 저도 그렇게 들립니다. to all the hip hop kids 같은 노래는 대단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이 가수를 좋아한 적은 없네요.

    • 그알싶 예전것 듣다가 사랑은 재방송이 잠깐 나와서, 마침 듣고 싶다 생각했던 찰나에!


      같은 싸움 비슷한 만남 같은 눈물 비슷한 불만-은 잠깐 들어도 귀에 꽂히는 가사죠. ㅎㅎ 

    • 설령 촌스러워도 UMC가 쓰고 읊는 가사들은 문학적이라고 느껴져요.


      버벌진트의 노래도 좋게 들은 게 많고 재치있는 가사도 많지만, 읽는 즐거움은 없는 것 같아요.


      그나마 가장 멜로디에 주눅들지 않고 하고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는 장르가 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UMC 쪽에 마음이 기우네요.

    • 본문에서 '힙합일지 몰라도 랩은 아니다'가 아니라 '랩일지 몰라도 힙합은 아니다'가 맞지 싶고요.


      사실 본토 힙합을 좋아한다면  그걸 흉내내고픈 것이고, 비슷한 것에 감흥을 얻고 하다 보니 아무래도 버벌진트같은 랩 스타일이나 세련된 비트를 원하겠죠.
      UMC같이 진솔한 얘기, 사회문제나 시시콜콜한 일상 얘기 좋아하는 사람은 UMC의 가사 줄거리, 묘사를 좋아하겠고요.
      매번 반복해서 말할 수밖에 없는 기호, 취향의 차이겠죠. 다만 저는 둘 다 즐겨하질 않네요.



    • UMC가 스토리텔링은 뛰어난데 그걸 전달하는 테크닉이 좀 없는 반면
      버벌진트는 주로 스킬 쪽 을 판 테크니션이죠
      .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말을 영어처럼 발음하는데 심취한 듯
      보여요
      . 단순히 발음만 영어처럼 꼬는 게 아니라 랩을 들어보면 한글 영어 막 섞어서 랩을 하는데 아예
      라임을 섞죠
      . 예를 들어 ‘hatred’를 가지고 죄의식’, ‘개의치’, ‘
      있지
      같은 단어들과 라임을 배치하는 식인데 그걸 모두 영어발음 같이 하죠. 단어 뿐만 아니라 문장/절을 가지고 라임을 만드는데 예를 들어 ‘raise the status quo like me’닿을 수
      없는 곳으로 와있지
      같은 절을 비슷하게 영어처럼 발음을 해서 운을 완성하는 식이죠. 한국랩에서 단순한 라임만 듣다가 이런 게 첨 나왔을 때 혁신적으로 들리긴 했어요. 고민이나 연구가 느껴졌고 분명 음악적으로 메시지나 진솔함 보다 좀더 원초적인 그루브나 흥이라는 측면에서 성공적이었죠. 이게 당시에는 꽤 좋은 평을 받았고 스타일면에서 이후 래퍼들에게 영향도 많이 줬죠.




    • 저는 항상 버벌진트가 좋아요. 버벌진트가 외국 발음을 따라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원래 그런거지. 힙합이라는 장르에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지 않다면 보통 랩의 뛰어남이나 위트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버벌진트가 메세지가 없는 것도 아니구요. 버벌진트는 뭐 사실 한국에서 선구자이기도 하고.. 취향이겠지만 버벌 본인이 힙합음악의 대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고뇌하는 라임이라던지 플로우를 신경도 안쓰고 음악한다고 생각되는게 이해가 안되서 그러는것 같아요. ㅋㅋ
    • 음. 링크해주신 글 보았는데 둘 다 좋다는 데에 동의하고요. 다른 예술 장르에도 미학적 표현(라임, 플로우?)이냐, 메시지냐, 중시하는 방향이나 흐름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로를 존중하면 되는데 쓰레기라고까지 하면서 깎아내리는 건 좀 이해가 안되고요. (그렇게까지 하는 건 혹, 열등감의 표현??) 전 힙합을 잘 모르지만 그동안 한국에선 피타입의 돈키호테가 참 좋았고.. 최근에 잘나간다는 뮤지션들의 곡을 조금 들었을 땐 그 멋진척이 민망해서 소름이 돋았고(특히 빈지노의 '달리 반 피카소'), 반대로 UMC를 들었을 땐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UMC가 더 좋아진 것은 그것은 앓기싫다에서 보여준 내공 덕도 있지만, 한 인터뷰 중에 "힙합 음악을 열심히 하기보다 그저 힙합 커뮤니티에 속하려고 노력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 안타깝다"라는 말을 듣고나서 더욱. 전 개인적으론 UMC가 덜 세련된게 아니라 아주 많이 세련된 민중가수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UMC 멋집니다. 

    • 둘이 화해(?)한 지도 꽤 되지 않았나요 ㅎㅎ 같은 무대도 오르고 하던데.
      • 오 정말요? 그냥 우연히 같은 무대에 선거 아니고요? 그 라디 앨범에서도 같은 곡에 피쳐링한 것도 사전에 전혀 얘기를 못 들어서 그렇게 된거라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라디가 둘 다에게 사과했다던가.. UMC가 하도 VJ가 자길 걸고 넘어져서 직접 찾아가서 그만하라고 경고했다는 얘기도 있고 여튼 재밌어요. 이 사람들.

    • UMC는 한국어 랩을 할 때는 자신이 판단하기에 가장 적절한 라임과 플로우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게 일반 청자 입장에서는 약간 킬리만자로의 표범 나레이션 스탈로 들리는 지점이 있어서 그렇긴 하지만요. 영어랩을 할 때는 일반적인 라임과 플로우를 사용해요. 

    • UMC 랩 방식이 보편적이지 않을지 몰라도, 좋아요.


      힙합은 잘 안듣는데, UMC는 그냥 좋아서 듣습니다.
    • 랩은 원래 영어에서 온 거고 영어에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라임과 플로우를 강화한 형태인데, UMC는 그것이 우리 말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 겁니다. 랩의 기본이 언어가 가지는 리듬이라면 우리 말은 각운이나 음의 고저, 강약 등으로 리듬감을 만들기 힘들고. UMC가 생각하는 랩의 형태는 일종의 시조같은 것이죠. 장기하가 이와 비슷한 형태를 보이는데요. 싸구려 커!~피를 마시!인다~ 이런 식으로 우리 말 자체가 가지는 리듬감을 살리는 겁니다... UMC에 대한 논란에서 사람들이 잊고 있는 건 UMC가 우리나라 힙합이 태동하던 시절을 만들어왔던 1세대이고. 본래 영어식 라임과 플로우를 우리말에 대입시키려 했던 방식을 초창기에는 썼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버린거죠. 이건 진보가 아니라 퇴행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해서요. 버벌진트의 랩은 굉장히 세련됐는데 우리말을 영어처럼 들리게 언어를 조합하는 방식이 천재적입니다. 아주 부드럽게 넘어가죠. 의미 전달도 잘 되는 편입니다. 그냥 발음을 비트는 수준은 아닌 듯하구요. 요즘 유행하는 애들 중 특히 도끼같은 뮤지션은 도통 그 발음이 불편한데 버벌진트는 그보다는 수준높은 랩을 보여준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버벌진트의 경우에는 UMC식의 작법이 걸림돌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말 고유의 발음을 살려서 랩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는 자신과 (그리고 절대 다수의 랩퍼들) 반대편에 있는 방식이니까요. 




      UMC의 랩 '실력' 을 의심하는 분들은 유튜브에서 UMC의 프리스타일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한국 랩퍼의 원조격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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