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이 글은 개인적인 편견이나 개인사를 포함하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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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가한 토요일 오후군요.

주말이 되면 듀게 글리젠률이 팍 줄어드는 걸 느끼는데 다들 놀러 가셔서 그런 건가요?

아님 집에서 휴식을 취하시느라?


어쨌든 이런 날이면 제 쓸데없는 바낭에 주목하는 분도 적으시겠지 하고 뻘글을 싸질러 봅니다.

아랫글에도 있고 저도 전에 어디서 봤지만, 의외로 사람들은 타인에게 그리 주목하지 않는다잖아요?



2.

어쩌다보니 일주일이 금방 지나갔군요.

일년의 반이 지나갔다고 생각하면 조금 침울해지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쓸데없지는 않았다고 애써 위안해 봅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죽으려고도 해봤지만 지금은 그럭저럭 괜찮은 정신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니까 지금의 정신상태를 위해 그 괴로웠던 반년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어쨌든 죽음에 대해 생각하던 때는 정말로 괴로웠습니다.

하루하루 칼날이 목에 닿아있는 것 같은 나날들이었죠. 잘못 움직이면 베여버릴 듯 날카로운 칼끝이 목을 누르고 있는데도, 괴로워서 몸부림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던 나날이었습니다.

지금은 웃을 수도 있어요. 슬픈 걸 봐도 쉽게 눈물이 안 나요. 그만큼 마음이 흔들리는 진동 폭이 좁아진 것 같아요. 그 말은 아름다움도 잘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기도 해요. 마음이 쉽게 흔들릴 때는 작은 아름다움에도 쉽게 마음 동하고 그랬거든요. 하지만 조금이나마 마음의 안정을 얻었기에 감동이 없어져도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상하지요. 누군가는 아름다운 것들을 보며 살아갈 희망을 찾는데 전 이제 그렇지 않으니 말이에요.



3.  

일주일 동안 면접도 한 번 봤고 고용지원센터에 가서 상담도 했습니다. 

그런데... 국비지원교육을 받으려고 했던 강의가 인원수 부족으로 그만 폐강되고 만 겁니다.

더구나 앞으로 재개설될 여지도 없대요.

뭔가 시작하려고 하는 참에 이렇게 성대하게 김빠지는 일이 생겨버리니 맥이 빠졌습니다.

어찌해야 좋을지 막막하긴 하지만, 이전이었으면 나쁜 징조로 받아들였을 일을 그래도 애써 나쁜 쪽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어요. 

이제 그 강의를 들으려면 (원래는 부산으로 갈 예정이었는데) 서울에나 가야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지방에 산다는 것은 정말 이런 면에서 힘든 것 같습니다.

뭔가 받고 싶은 교육이 있어도 서울로 가야 하고, 뭔가 공연이 있어도 서울로 가야 하고, 하다못해 일자리를 구하려 해도 서울로 가야 해요.

가끔 서울이 아닌 곳이 나타나긴 해도 이렇게.... 인원부족으로 없어져 버리기 십상이지요.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는 나날입니다.


혼자서라도 공부해보려고 관련책을 6권이나 주문했습니다.

책이 오기도 전에 걱정부터 드네요.

6권이나 되는 책을 머릿속에 다 쑤셔박을 수 있을지, 그 내용을 온전히 다 삼킬 수나 있을지, 머리에 들어오기는 할지...

할 수 있을 거야, 하고 자신을 격려해봅니다만... 

어떤 결과가 있든 자신에게 실망하는 일만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러려면 열심히 해야겠지요.

정작 시작해보면 너무 어려워서 절망하는 거 아닌가 하는 마음도 듭니다 하하하...

...하아.



4.

트위터에 이어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해봤습니다.

근데 어렵네요 이거. 

트위터는 그냥 주절(?)대면 되는데... 뭔가 복잡한 단계가 있네요 페이스북은.

누가 그랬던가요, 페이스북은 실명과 실제 관련있는 사람들이 있다보니 사람들이 행복한 모습만 보여준다고 하던가.

확실히 저도 알 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이 주르륵 뜨는 걸 보고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저어되긴 하더라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행복한 척 하는 것도 내키지 않아서, 그냥 텅 빈 페이스북 계정입니다.

어떻게 활용하는지 몰라서긴 하지만.

블로그랑 큰 차이 없는 거 같기도 하고 블로그를 간단하게 변형시킨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아직은 알쏭달쏭한 페이스북의 진가입니다.



5.

요즘 힐링이 많이 유행하는 게 왜일까요.

어찌보면 현실에 안주하고 현실에 만족하라는 메시지 같은데, 이렇게 보면 대체 누가 내보내고 있는 메시지인지 궁금해져요.

물론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고 하고, 만족이 중요한 것이라는 점도 동의는 해요.

하지만 현실은 더 자신을 채찍질하고, 멀리 가도록 재촉하고, 더 치열하게 살도록 강요하고 있는 걸요.

이런 제반 상황을 볼 때 만족하라는 것은 즉 성장을 그만두라는 의미와 일맥상통하는 게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본인이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어서 더 성장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이라면 그만 만족해도 되겠지만...

저처럼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 현실에 만족하고 행복을 찾으라는 건 무리겠죠.

힐링에 대한 책 한 번 읽어보지 않았으면서 편견 가득한 저였습니다.

어디서 본 [긍정의 배신] 서평에서는 '과거에 강조되던 재테크가 더 이상 유행하지 않고 힐링이 대세인 것은 이제는 재테크로는 격차를 메꿀 수 없기 때문이다'는 요지의 글도 있더군요.

누가 진정한 힐링의 의미를 아시는 분 있나요.



6.

저는 이제 우울증 환자가 아닌 걸까요?

지금의 마음 상태는 진폭은 줄어들었지만 완전히 플래트한 곡선은 아니에요. 

이전보다 많이 웃을 수 있게 되었고 즐거운 일에도 조금 더 반응하게 되었죠.

하지만 아직 약을 먹고 있으니 완전히 나았다고는 볼 수 없는 걸까요.

자신의 상태에 대해 가끔씩 생각합니다. 

이 상태에서도 약을 끊으면 금방 원래대로 돌아갈 것인가 생각하면 좀 두려워요.



7.

일본에서 화제가 된 도쿄 가스의 CM을 봤습니다.

어느 취준생의 일상을 주제로 했는데, 너무 리얼해서 보는 사람의 트라우마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항의가 와서 방송을 중단했다는군요.

저도 보면서 마음이 아팠어요. 연이은 실패, 겨우 희망이 보이나 싶었는데 절망으로 뚝 떨어져버린 결말.

정말 트라우마를 불러올 수 있겠다 싶더군요. 

한국에서는 이 정도로는 방송중단이 되지 않을 것 같지만.



에... 동영상 연결을 어떻게 하는 거였죠?

이전 게시판에서는 동영상 링크를 해 주는 기능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없어졌나요?

아, 됐군요.



벌써 절반 이상의 하루가 갔지만, 좋은 하루로 마무리하셔요.

저는 좀 있다 양파를 까러 가서 실컷 울고 오렵니다.

    • 에아렌딜님의 글에 이렇게 댓글을 달 수 있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저도 자살을 생각하며 집에다 연탄과 번개탄을 사다 숨겨놓았고 죽음에 대해 항상 생각하다 정신병원에도 입원해 3개월 정도 있었습니다. 비록 후에 오진임을 의사가 인정했지만 정신분열증 판정을 받기도 했구요. 횡설수설했는데 에아렌딜님의 글보며 많은 위안을 받았습니다. 글 써주셔서 감사하고 저도 에어렌딜님도 행복해졌음 좋겠네요.
      • 제 글을 보고 위안을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forritz님 행복해지시길 바라요. 우울증을 앓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저같은 경우에는 좋은 글을 써야겠다는 각오 때문에 쓰기 버튼이 잘 안눌러지고 있어요


      요즘 홍차에 취미를 붙여서 딸기잼 넣어 자주 마시고 있어요


      이러다보니 쓰기보다는 읽기에 더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어요




      서울 살면 밤에 공연도 보고 우울할 틈이 없어요


      우선 정신이 없고요 사람들이랑 부딪히다 보면 짜증은 나도 우울할 시간이..


      길가다 모르는 사람이랑 눈마주치기도 지쳐서 일부러 안보고 다니고요


      좋은 일 있을거라 생각하고 한번 와보심도 어떠할까요

      • 잼 넣은 홍차라 맛있겠어요. 저도 홍차 참 좋아하는데 요즘은 잘 안 마시고 있네요... 


        서울로 갈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아무 보장도 없이 무작정 가기에는 그놈의 돈이 웬수죠... 

    • 7. 연출이 호러영화처럼 무섭네요. 그래도 아직이라며 힘내고 있군요. 잘 만들었어요.

      • 너무 잘 만들어서 너무 리얼한거죠. 정말 가슴이 아파요. 아직이라며 힘내는 그 끝에 좋은 일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4. 그냥 짧은 블로그죠 뭐. 페이스북에서 행복한 모습이 주로 나오는 건 그냥 자기가 아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려는 간단한 심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히려 그런 면을 보여주는 사람일수록 뭔가 감추고 있을거라는 생각도 해 보고요




      1. 호감이 있는 사람과 어디서 접점을 만들면 잘 했다고 소문이 날까 생각중입니다

      • 정말 짧은 블로그나 다름없더군요. 블로그와 트위터를 합쳐놓은 느낌이 드는데 왜 이리 히트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역시 실친과 연계되는 게 컸나 싶기도 합니다.


        외국에서는 페이스북 아이디를 주소 대신 교환한다고도 하던데...


        좋은 일 있으시길 바랍니다.

    • 5. "힘 안내도 돼" , "넌 자격이 있어" 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게 힐링인거 같습니다. 
      개인의 행복을 돈이나 명예 욕망의 성취....등 그 자신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만들어지거나 포장된 혹은 자본주의가 조장한 가치기준 이런 것으로만 사고하던 것에서 진일보 했다고 생각해요. 

      • 그런데 그 사고 자체가 더 이상 자본적(?), 사회적 계층을 높일 수 없으니 생겨난 자기만족의 우회적 표현 같다는 의심이 드는 거죠. 어쨌든 사람은 돈이 많다고 행복하지는 않아도 돈이 없어도 행복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과는 좀 거리가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제가 세속에 찌들어서 그럴까요..

        • 아마 말씀하시는 바가 분명 작용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살아가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나를 사랑하는 데 조차 어떤 


          조건을 붙인다면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 사람은 존재 자체가 필요 없어져요. 이런 나를 사랑하는 건 열매를 맷지 못하는 나무에 물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열매를 맷지


          못해도 삶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살아나가야 해요.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열매가 내 자신이 아니라 나무가 내 자신이라는걸 깨닫는 순간과 마찬가지 아닐까


          합니다.

    • 7. 예전과 마찬가지로 html 쓰기 체크하고 소스코드 가져와서 붙이면 되는데요.
      • 네 덕분에 됐네요 감사합니다.

    • 그렇습니다 의외로 아니 당연히 관심을 오래 두지 않습니다.


      성장을 일부러 멈추면 좋은겁니다 그러기 어려워요.


      어려운 만큼 힘 내시고요.


      저 cm은 수없는 긍정과 부정의 철학적 논쟁을 불러올 법한


      유튜브에서 공유 소스코드 누르고 iframe 복사


      글 쓴 다음에 html 누르고 붙여넣기

      • 관심 대신 오래 기억하기는 해요.

      • 가영님 말씀은 너무 함축적이어서 맥락을 짚기 어려워요...


        감사합니다.

    • 글쓰기창 왼쪽 상단에 HTML 편집기 누른 상태에서 소스코드 붙이셔야 해요.

    •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바낭 해 주셔서 반가와요.


      저도 오늘 하루도 생존했습니다.



    • 3. 뭔가 의욕적으로 시작하는건 좋지만 6권이나 책을 다 소화하시려는건 무리일거 같아요.


         1권씩 읽으면서 배워보시는게 좋을 듯 한데요.


       


      5. 진정한 힐링은 이 무한경쟁 체제에서 발빼는 거 같은데요. 유행하는 힐링 멘토들 글이나 말은 사탕발림같구요.


      사회구조를 바꾸기는 쉽지 않으니 내 소소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나 기쁨을 찾으려고 해야겠죠.


       


      6. 우울증과 우울증이 아닌 것의 경계가 뭔지 전 잘 모르겠어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요.


         저도 우울지수가 높은 편이긴 한대-그 때 그 때 다르지만- 그래서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우울증을 덮고 사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 3. 시험이 한 달 조금밖에 안 남았어요. 게다가 6권이 다 시험 내용이에요...


        5. 무한경쟁에서 발 빼려고 해도 경쟁이 없으면 생활조차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한걸요. 당장 취직만 봐도.


        마음의 안정을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환경이 문제 아닐까요.


        6. 우울증이 심하면 그냥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고 죽어야겠다는 생각밖에는 안 들던걸요... 희망의 ㅎ자도 안 보입니다.


        보는 것 듣는 것 모두 우울함으로 이어지고.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우울해하는 거랑 우울증이랑은 근본은 같아도 갈래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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