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혹성탈출 2편 봤습니다. 전 실망했네요.

2편에 대한 혹평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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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1편 (진화의 시작) 을 재미있게 본 저로써는 이번 2편도 잘 뽑혀나왔다는 소문에 기대하며 보러갔는데요......

보고난 감상은 실망스럽다는 겁니다.

영화 전체의 질이 나쁘거나 하진 않아요. 연기나, CG나, 전체적인 구성은 괜찮은 편입니다. 하지만 1편에서 제가 높게 평가했던 점이 다 망가졌어요.

제가 1편을 좋게 생각했던 것은

1. 인간 존재의 선과 악을 유인원을 통해서 잘 드러냈다.

2. 혁명 영웅 시저의 매력 (능력과, 불굴의 의지 등등......)

 

이 두가지인데

2편은 이 두가지를 더 확장할 수 있는 무대를 잘 차려놨어요. 말콤으로 대표되는 이성적이고 선한 인간성과 드레퓌스 등이 나타내는 인간의 비이성적인 증오가 보이죠. 그건 시저와 코바로 대표되는 유인원 측도 마찬가지에요.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인간과 유인원의 집단의 만남은 역사에서 항상 나오듯 언제나 비극으로 치닫게 되는 두 다른 문명의 충돌과 마찬가지인 상황인데. 이런 현대 역사의 축소판을 이 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었단 말이죠.

그리고 이 충돌 가운데서 인간의 악함(유인원도 포함)과 선함, 그리고 비극과 희망을 잘 보여줬다면 이 영화는 걸작에 가까이 갔을 텐데 말입니다.

이야기의 구조상 각자의 캐릭터가 제대로 기능하게만 했어도 이 두 집단은 자연스럽게 내부적인 욕망과 증오로 인해 충돌하게 되었을 거에요,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코바에 이 모든 것을 맡겨 버립니다.

 

이 영화에서의 코바는 인간과 유인원 공통의 거의 유일한 존재감 만땅의 대악당으로(그에 비하면 게리올드만 따위는 깃털 정도의 비중일 뿐이죠) 아무 의심도 받지 않고 무기고에 잡입해서 무장한 인간들을 멋진 연기로 속여서 없애버리는가 하면, 어둠 속에서 단 한발로 저격을 성공하는 걸로 모자라 인간에게도 불가능한 기마 쌍자동소총 발사로 단기로 인간의 방어선을 털어버리는 여포스런 능력을 발휘하기에 이르죠.

 은인이나 다름없는 시저를 배신한 놈에 적과 아군도 없이 인간과 유인원 상관없이 다 죽여버리는 잔인함과 무리의 1인자가 되겠다는 야망까지 모든 것을 다 가진 악당의 총집합과 같은 놈인데 캐릭터의 매력 같은 건 눈꼽만큼도 없어요.

 

이 영화에서 '악당' 코바의 비중이 불필요하게 크다는 겁니다. 그로 인해 다른 캐릭터가 다 묻힐 지경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 캐릭터는 시저를 믿고 따르기는 하지만 내재적인 잔혹함과 인간에 대한 증오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평화를 깨뜨리는 캐릭터 정도로 머물렀어야 했어요. 코바 본인도 극중에서 말하기를 시저가 자신을 풀어준 은혜를 잊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야망에 불타는 살인(유인원) 원숭이로 변모하는 게 전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동기와 이유 같은것도 없어요. 그냥 극중에서 악당이 하나 필요하니까 급조된 설득력 없는 캐릭터에 지나지 않게 보입니다.

제가 여기서 가장 마음에 안드는 점은 이 코바의 캐릭터가 인간들의 자기 위안을 위해 만들어진 변명처럼 느껴진다는 겁니다. 1편에서는 명백히 인간의 욕심과 악함으로 인해 모든 사건이 벌어졌고 그리고 적어도 거기에 대한 변명없이 인간의 악함을 인정하고 똑바로 바라볼 만한 용기가 있었지요. 하지만 2편에서는 오오, 악당 코바가 나빠, 인간은 별 잘못 없어. 이런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해요. 전 이게 너무 싫습니다.

 

그리고 1편에서의 시저는 나쁜 상황에서도 동료들을 규합하고 조직화 하여 자신의 뜻대로 인솔할 만한 의지와 능력과 카리스마가 있었지요. 그러나 2편에서는 코바의 비중이 너무 큰 탓에 그에게 계속 휘둘리기만 합니다. 심지어 코바를 죽인 후에도 어쩔 수 없는 전쟁을 치러야 한다고 말하는 데서 코바의 망령이 그를 계속 지배하는 것 같은 인상이 들 정도입니다. 이전의 시저가 운명을 거스르는 존재였다면 이번의 시저는 운명에 휘둘리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상황이 좀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졌다는 점은 있지만 그래도 너무 심한 것 같습니다.

 

 그외의 자잘한 점들, 유인원들이 총을 너무 잘 쏜다거나, 항생제 한 방에 죽어가던 시저의 아내가 벌떡 일어난다거나, 아무리 심한 폭발에도 주인공은 멀쩡히 걸어나온다거나 하는 점들은 그와 비교하면 눈에 좀 거슬리지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암튼 결론은 코바가 문제입니다. 정확하게는 코바에게 그런 역할을 준 각본진이 정말 문제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영화 자체가 크게 나쁜 건 아닙니다만, 저에게는 실망이 큰 2편이었습니다.

    • 저도 코바를 그렇게 소모한 것이 너무 너무 화가 났고요 인간과 유인원을 포함한 다른 캐릭터들이 워낙에 존재감이 미미하고 개성이 없어서 코바가 그 와중에 튀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영화에서 생각나는 장면은 홍보영상으로도 쓰였던 코바가 인간 앞에서 어릿광대짓 하는 장면이었는데 그것도 음악을 저딴식으로 까나 싶었지만 그 장면 외엔 전 건진게 없었습니다.


      시저도 마음에 안 드는게 코바와 제대로 소통하지 않고 감정에만 휘둘려서 폭력을 행사하더니 마지막에는 지 멋대로 넌 유인원이 아니다 하고 죽여버리잖아요.


      지가 신도 아니고 유인원이고 아니고도 마음대로 정하나요


      영화 내내 폼만 잡다가 오로지 힘으로 해결하는데 1편과는 반대로 리더로써의 특출난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그냥 무식한 독재자로 밖에 안 보였습니다. 

    • 그런가요? 너무 코바에게만 집중하신게 아닌가요?


      코바란 캐릭터는 어느 집단에게나 있습니다 유인원 속의 매파와 비둘기파, 인간 속의 매파와 비둘기팡 대립에서 상황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건 유인원입니다 상대적으로 게리 올드만의 비중이 작은 문제는 이것으로 이해될 수 있어요 코바가 어니었어도 유인원 집단 속의 누군가가 나서서 문제를 일으켰겠죠 인간에게 적의를 가진 유인원은 코바 말고도 많으니까요


      코바가 문제를 일으키고 지도자의 죽음을 핑게로 전쟁을 일으키는 모습은 너무나 전형적이에요 역사 속에서도 번번히 등장하는 장면이죠 그렇기 때문에 전 코바란 캐릭터가 너무 나선다고 생각하기 보다 여기에서 너무나 전형적인 매파의 모습 속에 파묻혀 사라져버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총 2정을 한손에 하나씩 들고 달리는 모습은 유인원의 악력과 팔 힘을 생각하면 이상하지 않아요 이걸 인간의 기준으로 생각하면 안되죠
      • 제 생각에도 엄밀하게 말하면 코바가 코바 자신의 캐릭터가 살아난 것 보다는 안일한 각본을 위해 편의상 있어야 할 뻔한 악역으로 소비된 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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