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모 논란에 대한 사족과 의료윤리학쪽 의견
Carrying 'Dreams': Why Women Become Surrogates
http://www.npr.org/2012/04/17/150589059/carrying-dreams-why-women-become-surrogates
여행을 마치고 들어와 보니 대리모 논쟁에 대해 많은 의견 제시가 있길래 사족 달아봅니다,
위의 기사는 미국에서 대리모를 봉사로 여기는 분들의 인터뷰예요,
임신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라는 의견도 있고,
어떤 분은 오븐에 빗대어 설명하네요. 다른 집에서 재료도 다 있고 해서 요리를 만드려 했는데 오븐이 고장나서 빌려주는 것과 비슷하지 않느냐,
(개인적으로는 좀 너무 나간 것 같지만 하시는 분이 그렇게 느끼신다면야..)
임신 기간에 자신이 특별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대리모를 선택하시는 분도 있네요.
일단 미국은 그렇다 치구요..
국내는 일단 허용되지 않으니 논의를 전개하는 건 그만둘게요.
주로 문제가 되는 건 제3국, 특히 인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일 겁니다만,
당분간은 논쟁이 계속 되겠지요.
착취의 정의에 대해서도 좀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구요.
사실 강제로 사용하는 것처럼 생각하시지만,
인도에서 대리모를 하면 (정규 클리닉으로 가정합니다) 최소한 몇년치의 급여와
임신 기간동안은 일반 수준 이상의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거죠. 저소득층의 여성에게 있어 그렇다면 대리모를 하는 것이 과연 착취인가? 가
논쟁의 부분이 될겁니다.
윤리학에서 사용하고 있는 착취의 개념은
참고로 요새는 부모의 개념을 계속 확대하고 있어요. 최소한 의료윤리학 커뮤니티에서는요.
유전자적 부모(정자, 난자 제공자), gestational mother(임신기 엄마.. 라고 해야할지. 대리모지요), 사회적 부모(키워준 부모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굳이 대리모를 구한다는 것 자체로 비난할 필요가 있을까? 라고 저는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만..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요.
합의 또는 계약은 계속 문제가 될 부분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법조계 분들께서 더 잘 설명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추가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부분이 1. 정자/난자 제공의 윤리, 2. 아동의 권리 부분인데요,
제가 흥미있는 부분은 아동이 자신의 유전적 부모를 알 권리가 있느냐? 하는 부분이예요.
댓글에도 달아주셨지만 google baby와 2011년 MTV에서 방영한 generation cryo (같은 정자에서 태어난 half-sibling을 만나기 위해 여행하는 한 친구의 이야기를 담았지요)
는 일견 추천합니다.
더하여 개념들에 대한 철학적 논의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의
http://plato.stanford.edu/entries/parenthood/
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다 지난 이야기에 말 붙이는 것 같아 왠지 멋적지만,
앞으로도 계속 주목할 주제라서, 같이 이야기 나누었으면 좋겠어요.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도같은 나라에서 가난한 여성이 일반노동으로는 만질 수 없는 큰 돈을 단기간에 벌 수 있어서 대리모를 한다는 자체가 온전히 자신의 선택에 의해서가 아닌 강제되어질 수 있는 부분일 것 같군요. 물론 가치관은 다를 수 있겠지만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살 수 없는 것이 있어야 할텐데 일반적인 윤리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노동이 아니라 사람의 신체를 파는 것과 관련된 부분이죠.예를 들어 아기를 돈 주고 사는 것을 포함한 인신매매라든가 장기매매, 그리고 매춘 등. 대리모를 하는 행위가 과연 노동으로 봐야할 지 사람의 신체를 파는 걸로 봐야할 지 생각해 본다면... 대리모를 통해 인도에서 가난한 여성이 일반 노동에 비해 훨씬 큰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자체가 노동 자체보다 신체를 파는 댓가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군요.
저는 아무리 봐도 임신을 못하는 부부를 위해 대리모 역할을 해주고 그에 합당한 높은 보상을 받는 것이 왜 인신매매, 매춘, 장기매매같은 극단적 사례들과 비교되는 건지 이해가 안됩니다. 마치 동성혼 얘기하면 근친, 수간이 조건반사로 나오는 사람들 같습니다. 사실 전 개인적으로 매춘도 장애인의 경우는 어느정도 허용될 만한 여지가 있다고 보거든요. 일반 사업체의 고용주가 노동자를 사용하는 과정에서라고 윤리적 문제가 아예 없는 건 아니겠지요. 그걸 적절히 규제하고 감시하는 게 중요한 거지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건 말이 안되지 않습니까. 제 3세계 여성들이 대리모로 착취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그럼 자국 내에서 같은 소득계층의 여성이 대리모로 나서는 건 찬성하실 건가요? 임신을 하지 못하는 부부가 대리모를 통해 자신들의 유전형질을 물려받을 자녀를 가지는 게 그렇게 이기적인 처사인지 모르겠습니다.
산업적인 대리모를 인신매매, 매춘, 장기 매매와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은 위에서도 말한 것처럼 그것이 신체를 판다는 공통적인 속성이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님은 인신매매와 장기매매, 매춘은 왜 극단적인 사례라고 생각을 하나요? 님이 매춘은 허용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매춘도 강제되어지는 부분이 전혀 없다면 허용되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굳이 장애인들에게만 허용될 이유는 없죠. 못생겨서 어떤 이성도 사귀어주지 않는 사람에게도 허용되어져야하지 않을까요? 장기매매 역시 그것이 강제되어지는 부분이 전혀 없이 뇌사에 빠졌을 경우 자신의 장기를 고가에 팔기로 계약을 한다면 훨씬 더 많은 장기이식이 가능하겠고 남은 가족 역시 그 돈으로 혜택을 볼 수도 있겠죠. 아기를 사고 파는 것은 어떨까요. 가난한 부모가 아기를 부유하고 훨씬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부모에게 돈을 받고 판다면 아기에게도 좋고 가난한 부모는 그 돈으로 가난을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매매, 인신매매는 원천적으로 봉쇄되어지고 있고 매춘 역시 허용이 되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윤리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그 매매가 허용되어질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 결코 쉽게 통제 가능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리모가 금전적인 혜택을 전혀 받지 않고 순전히 봉사의 차원에서 이루어진다면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최소한 돈을 통해 매매가 되어질 때 나타나는 부작용은 원천봉쇄가 되어지니까요.
'신체를 판다'라는 개념 자체가 사실 애매모호한 거아닙니까? 노동력을 사용하는 건 노동자의 신체를 활용하는 게 아니고요? 일차원적인 속성을 마치 본질적 요소인양 자의적으로 상정하고 각 사안을 내재적으로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낙태와 살인은 살인행위(낙태의 경우 적어도 살생)이라는 공통적인 속성이 없나요? 그런데도 단지 그 이유로 여성의 자기신체결정권은 무시한 채 낙태와 살인을 비교하시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사실 전 매춘도 인신매매, 장기매매와는 다른 케이스라고 봅니다. 매춘이 합법화된 나라에서는 말씀하신 그런 사람들이나 매춘을 이용한다는 인식이 일반적으로 있죠.
그래서 산업적인 대리모를 노동으로 볼 것인지 신체를 파는 댓가로 볼 것인지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 거죠. 그것이 애매모호하다고 어떤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도 없이 그것은 노동일 뿐이다라고 허용했을 때 생기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보시구요.
낙태 역시 대부분 국가에서 일정 기간 이상의 아이를 낙태하는 것은 살인으로 보고 있는 걸로 아는데요. 그리고 여성의 자기신체결정권이라고 하셨는데 그건 여성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이 완벽하게 자기신체결정권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자살이나 안락사 문제가 윤리적인 논쟁이 있고 대부분 국가에서 허용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죠. 개인적으로는 안락사는 허용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쨌거나 논란이 많은 문제죠.
장기매매나 매춘도 마찬가지로 그것을 자기신체결정권이라는 말로 모두 허용하지는 않죠. 장기매매, 인신매매, 매춘, 산업적인 대리모는 당연히 똑같은 케이스가 아닙니다. 다만 신체를 사고 파는 행위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참조하고 비교를 해서 고민을 할 필요는 있죠. 매춘 역시 성노동이라고 포장을 하기는 하지만 일반 노동과 똑같은 노동으로 보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님은 계속해서 대리모도 공장에서 노동을 하는 것과 별반 다를게 없는 노동으로 보는 것 같은데 맞나요? 산업적인 대리모에 신체를 사고 파는 면이 전혀 없고 일반적인 노동과 별반 그 속성이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는건가요? 그리고 매춘 역시 공장에서 노동을 하는 것과 같은 노동행위일 뿐이라고 생각을 하나요?
대리모 제도에 대한 제 개인적 의견을 물어보시는 거라면, 노동의 차원을 넘어 오히려 봉사에 가까운 행위이지만 합당한 보상을 받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은 씨받이랑 다를 게 뭐냐고 하시는 둥 거의 중세시대에서 오신듯한 인식을 보여주시는데, 대리모의 건강 및 복리와 관련된 각종 제도적 장치만 갖추어진다면 합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자꾸 다른 사안과 동일시하는(혹은 하고자 하는) 기준을 적용하시는데 그럴 필요가 굳이 있나요? 공장에서 노동자가 노동력을 제공한 것과는 여러모로 다른 점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신체를 판다'는 자극적 용어로 라벨링되어 인신매매로 취급될 이유도 없습니다.
인도에서 대리모를 하는 여성들도 스스로 그렇게 생각을 할까요? 인도에서 대리모를 합법화하고 병원에서 그것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것은 봉사나 인간애가 바탕이 아닌 순전히 돈때문이라는 것도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을 듯 싶군요.
그리고 신체를 파는 속성이 있다고 하는 것은 최소한 제가 볼 때는 분명히 그런 속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죠.
글쎄요, 어떤 노동자가 열악한 공장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그 노동자는 돈을 위해 노동력(혹은 신체)를 팔다가 이런 사고를 당했으니, 아예 사용자-노동자의 고용관계를 금지하자는 게 합당한 대응은 아니겠죠. 물론 대리모제도의 고용관계가 특수한 면이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어떤 제도의 정당성과 목적성을 부정하는 데 최악의 사례만 제시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저도 대리모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대리모제도는 단호히 반대합니다. 그리고 이 제도의 양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자료나 정보를 가진 건 없지만, 제 3세계 대리모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만연하다면 일단 대리모제도의 수요자가 있는 (보통 선진국이겠죠) 나라의 정부에서 가만히 있을 거같지는 않군요.
건조하게 생각하자면,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권리란 자신이 죽고 나서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미래의 인류 구성에 대한 선거권이죠. 인간은 비생물학적인, 즉 문화를 (뇌를 포함해서) 여러 저장 매체들 위에 가설함으로써 굳이 그 권리를 출산을 통해서만 이루지 않아도 되게끔 만들었죠. 그러나 그 건출물은 불완전하며, 개인적으로 개인의 출산에 대한 여러 개입들과 그 논리들을 정당하게 보지 않습니다. 책임지지 못할 아이를 낳지 말라, 와 같은 윤리관이 과거서부터 일관적이었던가 하는 생각과 함께 죽어버린 사람은 발언권이 없는 반면 기록들이 대변하나 태어나지 못한 아이들은 발언권도 기록도 없다는 것을 느끼는 거죠. 출산에 대한 여러 조건과 장벽들은 그것을 뛰어넘지 못하는 속성들을 인류에서 배제하려는, 즉 인류를 분재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정과 결과를 나누어 생각할 때, 대리모 문제는 윤리라는 이름의 과정에 대한 문제를 다루는 도중이겠죠. 단 하나의 과정만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을 때, 그 과정이 비윤리적이나 합법적이라면 유혹을 쉽게 뿌리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장기적으로 세계에서 자기와 흡사한 사람들이 줄어든다는 것은 유전적인 동질성 외의 비유전적인 동질성을 지닌 사람들도 미래에 고통받을 수 있다는 함의를 지니고 있습니다. 간단히 자살을 생각해볼 때, 자살자들이 자신의 자식을 남기지 않았다면 인류는 특정한 자살 요인에 강한 이들만 남을 가능성이 높겠죠. 소수자들의 입장에선 그러한 변화가 특히 더 두렵지 않을까 합니다.
돌아와서 과정의 문제로 협의하면, 대리모의 윤리 자체와, 세상에 현존하는 대리모들의 실태 문제로 나뉠 수 있겠죠. 개선을 통해 선에 이르를 수 있거나, 애초부터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경우요. 저는 전자와만 대화할 수 있겠고, 과학이 발전하기 전에는 철저하고 세심하게 접근해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은 팔 수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라면 무엇은 팔고 무엇은 팔지 않는지를 먼저 해체해야 될 것이고, 이미 가격이 정해져 팔리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어찌 해야할 지 입장을 정해야 할 겁니다. 저는 이미 돈으로 팔릴 수 없는 것은 찾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고 어떠한 팔리지 않는 영역을 재구성하려면 반대로 팔리지 않아야 할 것들을 정하고 넓혀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간단한 예로는 노예제가 있습니다만, 그게 오직 진보적인 결과로 이루어졌다기엔 무리가 있겠죠.) 그 성역을 구축할 때 대부분이 동의할 수 있는 집단 윤리가 구성될꺼고 자본의 침입을 막는 (혹은 들어왔던 것을 밖으로 걷어내는) 사례가 되겠죠. 그런데 그런 합의점에 도달하는게 힘들꺼란 생각이 듭니다. 자본은 침습할 것이고 그에 반하는 윤리는 집단을 조직할 힘이 없거든요. 가치관이 변모하고 끝날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