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포매니악 볼륨 1] 간단 후기

1. 특별히 사전에 리뷰를 보고 가지 않는다면, 라스 폰 트리에 영화라는 이유로,
영화를 시종일관 심각하고 걱정스럽게 보다가 중간중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라고 갸우뚱하게될 지도 모르는 영화예요.
일단 이 영화는 심각하게 연출된 코미디에 가까운 영화 같아요. 웃긴데 웃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야라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대놓고 웃어도 되는 장면들이랄까요.
2. 웃겼던 대사/장면들.
기차 안에서 여자애 둘이 남자를 낚기 위해 'Wh...' 로 시작하는 질문을 던져 억지 대화를 유도하는 장면.
그 남자 낚기 게임의 목적이 고작 초콜릿인 것.
비서 면접에서 면접관의 질문, '봉투는 뜯을 줄 알아요?'
교사 컨셉으로 자위하는 장면.
주사위를 굴려 랜덤으로 남자에게 이별 메시지 남기는 장면.
색정광 여자들의 종교적 모임에서 나오는 '시-파' 피아노 곡과
'섹스의 중심은 사랑이야'라는 아이러니컬한 얘길 진지하게 속삭이는 장면.
마지막 여주인공의 반전 대사.
3. 바흐의 다성음악과 3가지 성격의 섹스를 접목시키며, 겨우 관객들에게 철학적인 이해와 공감을 시켜놓고선,
마지막 여주인공의 뒤집어 엎는 발언은 참 허탈하게 하면서도 생각해볼 수록 웃긴 것 같아요. 그렇게 2편을 예고하는 것 같아요.
4. 역시나 색감이나 락/클래식을 넘나드는 음악이나 의상, 배우들 연기 같은 것들이 좋아요.
어린 조 역을 맡은 여주인공의 눈 풀린 무표정도 너무 좋았고 색정광과 잘 어울렸어요.
우마 써먼, 크리스찬 슬레이터 같은 옛 배우들의 기존 틀을 깨는 짧고 굵은 연기들도 좋았고요.
나중에 알게된 [풀 몬티]에 나왔던 휴고 스피어도 반갑네요.
5. 유일하게 지루했던 부분은 병원에서 아버지와 보내는 장면인데 생각해보면 이 장면들도 의미가 있는 것 같더군요.
아버지가 병에 걸려 발작을 일으키자 침대에 묶여 있고 침대에 설사를 하는 장면.
그리고 아버지의 시신 앞에서 문득 나타난 생리적 현상과 가장 수치스럽게 여겼다고 하는 그 장면.
2편에 나오는 어떤 새로운 섹스 세계에 대한 모티프 같이 보이기도 했어요.
그리고 어머니는 가족에 관심이 없었고, 아버지와는 사이가 좋았던 딸, 여성 색정광의 어떤 가정적 배경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고.
6. 볼륨 2도 기대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