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병원 방문기

얼마전 회사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온것을 보고 병원에 한번 가봐야지 생각하다가..

어제 연차를 내고 집에서 멀지 않은 큰 병원인 경희의료원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휴가를 내고 평일에 갈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딸아이 어린이집에서 자율장학 관련으로 일찍 찾아가달라고 해서 반차라도 내야할 상황이었고,

개인적으로 하루 휴가도 즐기고도 싶어서 굳이 연차를 내었지요.

아침에 명동에가서 조조 영화를 보고 점심때 와이프를 만나 명동교자에서 칼국수를 먹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큰 병원이든 작은 병원이든 내 문제로 병원에 간것은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큰 병원에 가야 더 전문적으로 봐줄 수 있을것 같고..

경희의료원 홈페이지 보니까 고지혈증 클리닉도 있다고 하길래 필요한 검사도 추가로 받아서 좀더 자세한 상태를 들을 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기대는 처참히(?) 무너졌고요, 오랜만의 병원방문은 여러모로 어리둥절한 경험이었습니다.

 

전날에 전화로 예약을 했었는데.. 작은병원의 진료의뢰서를 가지고 오라고 하더라구요.

요즘엔 큰병원에 바로가면 안되고 우선 동네병원에 가야하는 것으로 제도가 바뀐 모양입니다.

저는 여기저기 알아보니.. 건강검진 결과지의 진료요망결과도 가능하다고 해서 그걸로 대신 대신할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 가니 바로 초진 접수를 하고 진료비를 결제하였습니다.

원래 진료 다 받고 수납하는게 아닌가 하면서도 내라고 하니 냈습니다.

의료보험 적용된다고 하는데도 진료비가 2만원이 넘는것을 보고 쫌 놀랐습니다.

 

그런데 진료받고 나올때 처방전을 주면서 또 수납을 하더라구요. 이번엔 만6천원.

영수증을 보니 진료비(예약)이라고 나와있던데

다음번 방문할 진료비를 미리받는건지 여러가지로 궁금했지만 워낙 정신없이 바쁜 분위기라 물어보지는 못하고 그냥 왔네요.

 

막상 의사선생님과 만나서는 5분 남짓에 끝났습니다.

제 건강검진 결과지를 보더니 혈압한번 재고,

약처방해줄테니 꾸준히 먹고 두달후에 보자며 다음 예약을 잡아주고선 끝났습니다.

제가 그냥 나오기 그래서 평소 궁금했던

혹시 양파즙 먹는것이 좋을까요? 아스피린 장기복용하는게 도움이 될까요? 두가지 질문을 던졌는데

의사선생님은 그냥 웃으시면서 아직 그 정도 까지는 아니다. 고 하시고 마네요.

순간 내가 너무 민감했나 싶고, 괜히 건강염려증 환자가 된것 같다는 얼떨떨한 기분이 들면서 나왔습니다.

 

어쨌든 병원까지 갔으니 처방받은 약 두달동안 열심히 먹고 두달 후 한번 더 찾아가봐야겠네요.

 

오랜만에 본 영화 레드도 너무 재미없었고, 이래저래 허무한 하루였습니다.


 

    •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그리고 아직 경증이신 걸로 보아)은 가까운 곳의 1,2차 의료기관을 이용하시는 것이 심리적, 금전적으로 더 나으실 것입니다.
    • 원래 종합병원 다녀오면 몸과 맘이 피폐해져요. 뭔 검사 그리많고 돈내는건 많은지 무슨 기계가 된것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내 인격체가 공중으로 날라간것같기도 하구요.
      그리고 경증이라서 의사가 그렇게 얘기한것같으니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것같아요.
      종합병원에 상상을 초월한 중병인 환자들이 많으니까요.
      저도 뼈마디가 쑤셔서 류마티스과를 간적이 있는데 온몸이 꽈배기처럼 꼬여있던 사람을 보고 제 아픔이 갑자기 날아가는것 같더군요.
    • 새글/저도 이번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동네 병원 중 내과 아무데나 가기는 그렇고 어떻게 병원을 선택해야 하는지도 어렵더라구요.
      그냥 감기나 복통 이런게 아니라.. 고지혈증 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아무래도 큰병원을 찾아가야지 생각했었네요.
    • 요즘은 아니고 꽤 오래 전부터 1, 2, 3차 의료기관 체계가 잡혀 있었습니다. 현실적으로 무용지물이라 그렇지...
      고지혈증에 어떤 약을 써야 하는지는 의대 다니는 학생들도 압니다. 어떤 검사 해야 하는지도 알구요.
      중요한 건 고지혈증의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심혈관계, 내분비계 질환들을 잘 감시해줄 수 있느냐가 포인트인데,
      갈 때마다 이것저것 질문도 하고, 음식 조절도 받으면서 관리하고 싶으시다면 종합병원은 답이 아닙니다.
      환자에게 잘 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도 그렇게 해줄 수 없는 시스템입니다.
      경희대병원에서 만나신 교수님은 좋은 분인 것 같습니다만,
      일단 동네병원 2~3번 가보시고 의사가 잘 모르는 것 같고 답답해서 안되겠다 싶을 때 종합병원으로 옮기셨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이왕 종합병원에서 진료 받기 시작하셨으니 온전히 Startingover님의 선택이지만요^^
    • 1, 2차 진료를 건너뛰고 바로 3차로 바로 갈 경우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하도록 되어있죠.
      병의원체계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나... 그래도 건강검진 결과지 들고가셔서 좀 적게 나오신 듯.

      병의원 선택의 자유는 큰데 어디로 가야할 지에 대한 안내는 적은 점, 이건 확실히 문제인 것 같네요.
    • 단순히 콜레스테롤 수치 때문이라면 가까운 개인병원을 가는게 훨 나았을 듯 해요.
      그 쪽이 궁금한 거 물어보기도 더 여유롭겠고,
      어차피 특진 신청을 하지 않으면 전임의가 진료할텐데,
      환자 경험 면에서는 개인병원 의사가 오히려 더 나을수도..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8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0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