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중국인 아줌마 글 읽고 생각나서
전 웬만해선 짜증이나 화를 잘 안 내는 편인데, 미국 와서 새로 발견한(...) 빡침이 뭐냐면 절 처음 본 동양인이 대뜸 자기네 말로 (한국인이라도) 말을 걸거나 하는거에요. 왜 짜증이 나는지는 모르겠는데, 이건 그냥 듣자마자 열이 확 뻗치는 수준이에요. 아니 어느 나라 말이든 지껄이기 전에 Where are you from? 한 번 물어보는 게 그렇게 어려울까요? 물론 제가 한국말을 하는 걸 그 전에 듣고 나서 말을 거는 거라면 (혹은 다른 확실한 증거가 있어서 한국어로 말을 건다면) 아무 문제 없죠. 아무튼 지금까지 대학 와서 한 다섯 번 쯤 일어난 거 같은데, 지금 글 쓰면서도 짜증이 나네요 그냥. 차라리 보통 사람들이 기분나빠 한다는 Are you Chinese?는 별로 기분 나쁘지도 않아요. 솔직히 인구비율이나 확률상 그럴 가능성이 높잖아요? Balance of probability, little brother.
제일 답답한 건, 좀 웃긴데, 따끔하게 뭐라 하려고 해도 이 사람이 영어가 구린 건지 외국어를 하는 건지 알아듣기가 어려운 게 문제ㅠㅠ
그렇긴 하네요.. 한국 사람 아니면 어쩔려고?
몇 번 그런 일이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중국인이었습니다.
생김새가 지들과 비슷하다 싶으면 대뜸 중국어로 뭐라 하더군요. 저야 뭐 딱히 짜증까지는 안 나고 그냥 "뭐래냐 나 중국인 아냐, 나 중국인 같냐?" 그럽니다.
그리고 where are you from 은 사실 초면에 물으면 살짝 실례일 수도 있는 질문 같습니다. 그래서 대뜸 묻지는 않고 이것저것 이야기 하다가 관련 주제들이 나오고 어느정도 맥락이 갖춰지면 "아 그래? 그럼 넌 어디서 왔냐?" 이러고 있습니다.
실례일수도 있죠. 근데 (외국에서)대뜸 자기네 나라 말로 지껄일 바에는 어디서 났냐고 묻는 건 양반으로 보이죠
둘을 비교하자면 당연히 그렇죠. 어느 것이 더 실례다 이런 뜻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글을 잘 못 쓴 듯...
아래에도 썼지만 그게 정말 이상한 일인지 좀 의아하네요.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세계 어디에서든 대뜸 영어를 사용하지요. 그 나라 국민이 90퍼센트는 영어를 못한다고 알려져 있어도 말이지요.
전 그것도 불만이에요.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아주 흔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중국인들은 아시안들만 보면 다짜고짜 중국어로 말하고 못 알아들으면 '얘 어디 모자란 애 아니야?' 같은 표정을 지어요. 중국어로 말하는 게 짜증나는 게 아니라, 그런 '당연히 중국어 할 줄 알아야 하는 거 아니야?' 같은 태도가 정말 짜증납니다.
제가 호텔에서 일했었는데, 머리가 노란 캐나다 현지인한테도 (몇몇) 중국인들은 중국어로 물어요. '여기 호텔 1박에 얼마야?' 뭐 이런 걸...
...문제는 제가 중국어를 알아듣는다는 사실... 근데 정말 태도랄까, 그런 게 진짜 기분 나빠요. 같은 중국어라도 '저기, 내가 중국어 밖에 못하는데 중국어 할 줄 알아?' 식으로 말하면 얼마나 좋아요. 어떨 때는 정말 그런 태도가 하도 꼴보기 싫어서 중국어 모르는 척 영어로만 답변했는데, 그들 표정은 '얘 뭐야? 이상하다'.... 아니, 도대체 이상한 게 누군데...
ps. 영어로 길 물어보는 미국인들은 외국에 나가면 그래도 'Do you speak English'로 운을 떼지요. 그게 아니라 다짜고짜 영어로 물어보면 그것도 당연히 기분 나쁜 일이죠. 안 그런가요? 적어도 전 그렇던데요.
전 영어 말고 다른 언어를 더 많이 쓰는 곳(영국 제외 유럽국가라던가)에 가면 (본인이 영어를 할 줄 안다면) 일단 그 나라 말로 "영어 할 줄 아세요?" 정도는 배우고 가는 게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죠. 여행갈 여력이 되면 그렇게까지 어려운 일도 아닐텐데.
당황하지 말고 스맛폰 구글 번역기 앱으로 '당신네 나라 말 모릅니다' 라고 써서 보여줍시다!
밑에 글에는 중년층이 영어를 못해서 그렇다는데, 제 경우엔 유학생들이니 변명의 여지도 없네요
약간 다른이야기지만 다국계 기업에서 일하는 친한 누나가 일본사람이랑 같이 미국 출장을 갔는데, 상대하는 미국사람이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중국말로 대화를 시작했답니다. 마치 동아시아의 공용어가 중국어 아니냐는 듯이요.
이건 다짜고짜 중국어 하는 중국인 보다 더 최악이네요.
우리도 유럽에 출장가면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영어로 이야기 하잖나요? 마치 유럽의 공용어가 영어가 아니냐는 듯이. . .
음 그런데 최소한 지금 이시점, 최소한 업무처리에 있어서 에스페란토의 역할을 영어가 하는건 맞지 않나요?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사람 둘이 업무를 진행할때 서로가 서로의 언어를 모른다면 영어로 대화하는것 말입니다. 아직 동아시아에서 그 역할을 중국어가 차지하지는 않아보이구요. (뭐 요즘 바이두니 하이얼 같은 대기업에서도 외국인 상대할때 그냥 중국어로 말한다고는 하지만...)
백인이든 중국이건 뭐건 영어로 영어 할줄 아세요 라고 물어도 한국말로 뭐라는거야 하고 웃으며 지나가줍니다. 지하철에서 다짜고짜 영어로 전화기 빌려달라는 외국 여자도 있었습니다만...
한국인들은 백인이 영어로 뭐 물으면 많은 경우에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은 당연하다는듯이 영어로 대화를 시도하고 영어를 못 하는 사람들은 되려 당황하고 쩔쩔 매거든요. 어느쪽도 영어로 물어 본 백인이 손해 볼 일은 없는 상황.
물론 상황-맥락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Where are you from?은 무례한 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질문입니다. 더구나 만약 초면에 저런 질문을 가령 백인이 비백인에게 북미대륙에서 한다면 더더욱 무례한 질문일 수 있습니다. 백인 또한 따지고보면 유럽에서 건너온 사람이니까요. 가장 좋은 접근(?) 방법은 Excuse me 로 말을 시작하는 게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하곤 합니다만.
바로 위에도 쓰셨지만 where are you from은 이민자에 대한 차별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어 미국에서 잘 안씁니다. 관련된 유명한 얘기가 아시아계 미국인한테 코카시언인 미국인이
어디서 왔니?
보스턴.
아니, 그게 아니고 너 진짜로 어디서 왔냐고 (where are you really from)?
그러니까 보스턴...
이건 이제 클리쉐가 된 개그인데요.
흠... 동유럽 국가에서는 러시아 관광객들이 길을 물어보거나 할 때 다짜고짜 러시아어로 물어본다던데요.
동유럽에서는 러시아어가 영어, 중국어 같은 상황인가봅니다.
저는 무난한 성격(?)도 아닌데 이런건 또 전혀 화가 안나네요^^;; 그냥 뭔소린지 모른다하고 지나치면 그뿐이라. 언어의 문제가 아니고 갑자기 말걸어오는 무례함에는 짜증이랄까 당황스럽긴합니다.
다짜고짜 중국어 저도 참 많이 당하는 일인데요. 한 번은 기차 안에서 옆자리에 앉은 남자가 중국어로 얘기를 하는 거예요. 중국어 못 한다고 했더니 그 사람도 영어를 못하는 건지 멈추지 않고 계속 말을 해요. 저도 계속 중국어 모른다고 했죠. (물론 영어로) 그래서 기차 안에 중국어를 할 줄 아는 다른 승객들 여러 명이 그 남자에게 응대하며 질문에 답을 해 주었습니다. 쟤는 중국어 못한다잖아..이런 말도 덧붙여 한 것 같고요. 그런데도 이 남자는 저한테 중국어로 말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겁니다. 결국 나중에는 객실에 있던 승객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죠?
님 그건 그린라이트... (안웃기셨으면 죄송)
관련 댓글을 읽다보니 질문을 하는 방식에는 (우열과는 무관한) 문화차이도 있나 싶습니다. 대학원 다닐 때 중국 출신 클래스메이트들도 길을 가로막고 (나 바쁘니까 다음에 자세하게 얘기하자고 설명했는데도) 계속 자기 얘기를 그치지 않더라고요. 아마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기 발언이 묻히는 환경에서 긴 시간을 보내서 그런가 싶기도 하더라고요. 중국계 미국인 친구들은 그런 거 또 전혀 없었거든요.
또 다른 외국사람들이 보면 한국사람들도 그런 면이 있을 겁니다. (저를 포함한) 한국인들이 얘기할 때 절박하고 감정적으로 보인다는 얘기도 얼핏 들은 적이 있고요.
그 사람은 저랑 대화하기를 간절히 원했을까요?
제가 자주 듣는 얘기 중의 하나가 또 "중국인처럼 생겼다"인데 (이젠 참 지겹지도 않습니다) 이게 또 다짜고짜 중국어의 좋은 구실로 사용이 됩니다. 저는 한중일 얼굴 구분할 수 있다를 믿지 않았고 코카시안 애들이 자기는 구분할 수 있다고 하면 그건 근자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그 압도적인 숫자로 중국어 하면 확률적으로 70%-80%는 먹고 들어가니까요. 여기 일본인들은 거의 없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아니면 '미안, 중국인처럼 생겨서' 를 핑계로 사용합니다. 그런데 중국도 어디도 아닌 제 3국에서 중국인처럼 생겼다를 하도 많이 듣고 나니 내가 정말 그렇게 생겼나 해서 그 '한중일' 얼굴 구분한다는 코카시안에게 물어봤습니다. 처음봤을 때 어느 나라 사람이라고 생각했냐? 물어보니 '당연히 중국' 하는 거예요.
그래서 '한중일' 얼굴 구분한다는 걸 더더욱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사기예요. 사기!!!!
제 회사 상사께서 아시아계미국인인데, 중국이나 한국 출장가면 사람들이 늘 거기 말로 길을 물어본다고 (으쓱으쓱) 하시더군요. 저도 예전, 그러니까 여성의 경우엔 옷입는 방식, 화장하는 방식이 아주 많이 차이나서 몇 초만에 한/중/일 구별이 가능했던 시대엔 그 구별이 꽤 쉽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아요. 의외로 어렵더라고요. 게다가 ___계 미국인쯤 되면 더더욱 어렵더구만요.
하긴 저도 이런 일 겪은 적 있네요. 외국 생활 중인데, 대뜸 중국인이 중국어로 자연스럽게 저한테 말을 걸더군요. 생각하지도 못했던 상황이라 나 중국인 아니야 라고 말하지도 않고 멀뚱멀뚱 쳐다봤더니 그냥 가버리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