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기분이 좋잖아!



가끔씩 생각에 잠기곤 하는게 우리는 왜 맞는 걸 좋아할까라는 명제가 자꾸

파고들면 들수록 이상한 새디스트적인 매저키즘과 같은 향락을 제공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재미있는 사실이에요 우리는 고통이란 걸 처음엔 피하다가 누가 때리니까(육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마지못해 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그 일이 차츰 이유를 알지 못한채 좋아지게 됩니다 남자같은 경우엔 군대가

이걸 느끼게 해주는 좋은 기회가 되고요 여자라면 흠... 뭐 하여튼 기회가 있겠죠 내무반에 들어오는 후임의

전투화에 흙이 묻어있는 걸 보고 한 번 다 조져야겠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고요 사실 제가 이등병때 그렇게

당했었어요 이는 시집살이요 악습의 되물림이요 내가 즐길 수 있는 쾌락이고요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다들 함께

생활하는 곳에 좀 청결하게 행동했으면 좋겠다는 진실된 마음과 이를 기회로 나의 권력을 다시 확인해보고 싶은 욕망이

함께 하는 그런 상황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당하는게 즐거운 사람은 있을리가 없어요 인간이 아무리 성인군자가 되었다라고 하더라도 그럴 순 없을거 같아요

누군가 알게모르게 학대한다면 당연히 인간이라면요 혼나면 당연히 기분이 나쁘고요 안좋은 일이 있으면 성질도 나고 그래야

정상이라 생각해요 전에 본의아니게 종업원에게 약간 잔소리를 하게 되었는데 종업원도 역시 인간인지라 '고갱님 죄송해요오' 가

아니고 '이색히가'라는 표정을 짓는 걸 보고 아차 그렇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범죄자에게 넌 나쁜놈이야 하면

좋아할리가 없잖아요 감옥에 있는 사람들끼리도

서로 저런 나쁜놈 하고 있으면 이건 정말 웃음을 참지 못하는 상황 아니겠습니까(혹은 울어야 할까요)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왜 있는 것일까 하고 나름 이유를 찾아본 결과 아마 이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The_Three_Stooges

이 팀의 한 코미디언이 벽에다가 마구 머리를 찧는 장면이 있는데요

옆에서 왜 그러시냐라고 묻는 겁니다 그러면 이 코미디언은 이렇게 답한다고 합니다

"이래야 멈췄을 때 기분이 좋잖아!"

물론 개그입니다 실제 이러는 사람은 없을 거에요 하지만 나름 근사한 설명이 되는 거 같아요

이렇게 자신을 학대하고 아무렇게 다루고 난 뒤 이런 행동을 멈추면

정말로 위안이 되고 안심이 될 거 같아요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고요


요즘들어 이상하게 전세계적으로 사고가 많은거 같아요 우린 이미 12년도에 국가기관의 개입으로

대통령이 만들어진 전무후무한 사고를 겪었고요 그 후엔 더 말할 것도 없는 거 같아요

간혹 누군가가 현 정권을 김영삼 때와 비교할때면 저는 좀 섬뜩합니다.. 김영삼 정부는 역대 가장

무능한 정부였고요 이유는 아마 군사정권 하의 관료들(까라면 까겠습니다)와 경험없이 처음 권력을

잡게된 운동권들의 독특한 칵테일효과인거 같아요 IMF는 흔히 대외적인 위기로 알고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한국 정부의 잘못이 상당히 큽니다 경중을 논하자는 이야기는 아니지만요 또 따지고 보면

앨런 그린스팬이란 희대의 stone baby가 달러 윤전기의 기사노릇을 하던게 가장 뼈아프긴 했는데요

자유화란건 좋은 거라 맹목적으로 믿고 준비도 없이 성급하게 달려들고 규제 혁파를 부르짖던

이상한 민주정권까지 겪은 국민들은 어떻게 보자면 매저키즘으로 들어가는 수순을 거의 엘리트 풀코스로

다 밟은 거 같아요 가슴이 아픕니다..


요는 이번 재보궐선거를 통해 이런 가학적인, 피학적인 일들이 끝나기를 바란다는 것이죠 뭐든지

한번에 바뀌는 건 없는 거 같아요 천천히 사람 답답해서 속터질 지경까지 가도 안바뀌다가

내가 눈을 감아야 아주 약간 바뀔거 같아 불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다시 기대를 걸어보고 싶습니다

    • 사랑을 계속 하는것도 그 낭만적인 고통을 즐기기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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