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Palestine



캠핑에 천사같이 예쁜 두 아이를 데려온 24살 싱글맘 이와사티프는 팔레스타인에서 왔다고 했습니다. 막 가자 공습이 시작된 때여서 본국의 가족들이 걱정이라고 저에게 핸드폰 인터넷을 빌려달라고 했어요. 저는 깜짝 놀라서 어서 연락해 보라고 그녀에게 핸드폰을 빌려줬지만 페이스북 접속이 잘 안됐고 그녀는 결국 국제전화카드를 사서 통화를 했습니다. 부모님 집의 창문이 모두 깨졌고 집이 좀 부서졌지만 가족들은 안전하다고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함께 있던 다른 캐나디언, 프랑스, 필리핀에서 온 친구들은 이스라엘이 왜 팔레스타인에 폭격을 퍼붓는지 배경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영어가 조금 서툰 이와사티프가 하마스 얘기를 하면서 사람들이 잘 알아듣지 못하자 답답해했고, 옆에서 괜히 제가 복장터지는 마음에 이스라엘이 성경 핑계 대면서 옛날에 자기들 살던 땅이라는 이유로 이미 거기서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을 못살게 굴고 있는거라고. 이렇게 아이들까지 죽이는 건 정말 미친 거라고 흥분해서 대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너 무슨 이스라엘에 한 맺힌 거 있니? 하는 표정이었고요. 캠핑 떠나기 전날 신문에서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죽은 어린아이를 안고 항의 행진하는 사진을 보고 펑펑 울었거든. 그래서 그만..
 
사람들이 이와사티프에게 가족들은 왜 그곳을 떠나지 않냐고 물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어렵지만 많은 나라들이 이스라엘 편이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이민을 받아주는 곳이 많지 않다고 했습니다. 떠나고 싶어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이 많아. 난 운이 좋게 캐나다로 올 수 있었지만 우리 가족도 빨리 데려오고 싶어. 이와사티프는 그렇게 말했어죠.     
 
사실은 유대인 좋아했습니다.. 어릴 적 누구나처럼 탈무드 읽고 감탄하며 자랐고, 임신했을 때도 현명한 아이가 태어나기를 기도하며 탈무드 태교책을 읽곤 했지요. 어릴 적에 안네의 일기를 읽으면서 많이 울었고, 네덜란드 갔을 때도 바쁜 시간 쪼개어 안네의 집도 갔었고, 쉰들러 리스트랑 인생은 아름다워 같은 영화도 여럿 봤고, 나치의 만행에 치를 떨었고, 그래서 그렇게 핍박받았던 이들이 죽도록 노력하여 경제적으로 전세계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대단하다고 여겨왔었습니다. 유럽 배낭 여행 때 유스호스텔 도미토리에서 만나 대화가 잘 통해서 밤새 수다를 떨었던 친구도 이스라엘 출신이었고, 프렌즈의 모니카와 로스 뿐 아니라 온갖 미드의 호감가는 주인공들도 유대인이 참 많았습니다.. 제가 좋아했던 영어 강사도 유대인인데 중동 출신 학생들이 이스라엘에 대한 얘기를 하면 "이스라엘이 그렇게 꽉 막힌 곳이 아니야. 합리적인 나라야"라고 항변했었어요. 
 
전엔 팔레스타인이 뭔지도 몰랐습니다. 2000년 중반 즈음에서야 이-팔 갈등에 대해 처음 들었던 것 같아요. 반전 집회같은 곳에 나가면 조그맣지만 참으로 매력적인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활동가들을 만나면서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심을 갖기도 했었어요. 이 분들은 정말 즐겁게 집회를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먼 나라, 내가 좋아했던 유대인들이 그렇게 일방적으로 잘못만 했을 수는 없어, 라는 마음이 한켠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이건 아니지 않는가 싶습니다. 하마스가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종교 근본주의가 얼마나 무서운 건지는 대학때 '기독교와 타종교와의 대화'라는 수업을 강제로 듣게했을 때부터 희미하게나마 깨닫게 되기는 했었지만. 이건 정말로 아니지 않은가 싶습니다. 맥도널드 코카콜라 스타벅스 로레알 끊는다고 공습이 없어지진 않겠지만 지금으로선 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지 않은가 생각도 들고요. 다른건 괜찮은데 디즈니가 포함되어 있어서 아이 엄마로선 조금 힘들긴 합니다..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http://www.pal.or.kr/xe/​
이스라엘 기업 목록 http://www.inminds.co.uk/boycott-israel.html​
  
    • 유럽의 경우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대러 수출이 많았던 나라들은 실업자가 늘테고 팔레스타인과 관련해 반유대 정서까지 겹치면 극우가 득세하겠죠..

      • 흠.. 반유대 정서가 강화되면 극우가 득세하게 되나요? 전 반대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제가 잘 모르는 분야라.. 더 공부가 필요하네요. 아래에 어떤 분이 추천해 주신 ebs 이스라엘의 탄생도 보고 있습니다.
        • 인종주의나 민족주의가 발생 가능한 상태죠..곧 생길 빈부격차와 냉전논리는 생략했고요..근래 한국에서 겪을만큼 겪은 분이려니 싶어..

          • 아하, 사회 전반적으로 인종/민족이 갈등 요소로 떠오르면서 오히려 극우를 결집시킨다는 말씀이시군요. 


            전 각 나라의 유대인/기업인들이 우파/공화당에 집중되어 있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만 했네요.  


            친절한 설명 감사해요. 한국에서 겪을만큼? 겪었어도 인종갈등 매커니즘을 파악할만큼의 내공은 부족합니당~ 

            • 실업률이 올라가면 노동자의 입장에서 가장 위협이 되는건 피난민이겠죠..중유럽은 러시아제재로 인해 당장 가스부터 끊긴 셈이고..계급갈등으로 인한 반유대정서는 사회주의자나 피난민에게 주로 나타날테고..거기에 아프리카쪽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같은 것이 퍼지고 있고..


              더 깊이 들어가시고 싶으시다면 하워드 진의 살아있는 미국역사를 추천드리고 싶네요..

              • 책 추천 감사합니다~ 하워드 진이라니 아마 옛날에 들춰보긴 한 것 같은데 제대로 읽지 않은 모양이예요. 


                이젠 내가 무슨 책을 읽었나 안 읽었나 점점 희미해 집니다.. 찾아볼께요!! 

    •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영국이 개객기인거죠... 주인있는 집을 판 부동산 중계업자랄까요.. 둘다 피해자였지만 지금 하고 있는 걸보면 이스라엘의 행동은 도가 지나쳐보여요.
      • 네, 원죄는 영국에 있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그런데 계속 은근 이스라엘 편을 들어왔고, 미국은 대놓고 이스라엘 편을 든 것 맞죠? 네, 현재로선 이스라엘이 확실히 너무 간 것 같습니다.
    • 한국에 계시다면 디즈니의 훌륭한 대체제로 또봇, 카봇,폴리를 추천드릴텐데 라바나 뽀로로도 애들이 좋아하고요

      저도 이-팔 만생각하면 너무나 막막합니다.
      • 네, 오히려 한국에서 훨씬 다양한 어린이용 콘텐츠와 캐릭터를 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북미는 그냥 디즈니에게 점령당한 것 같아요. 디즈니 아니면 픽사인데 80:20 정도인 것 같고. 특히 여자아이들은 디즈니 공주에 너무 심취하게 되어서 별로예요.  

    • 할 수 있는게 없는 거 같아서 더 분통터지고 화가나요. 링크로 걸어주신 곳에서 정기 모임이 있는 모양인데 한번 찾아가보고 싶네요. 그래도 여전히 무력감을 느낄 수 밖에 없겠지만.


      그나저나 언급하신 이스라엘 기업 중 하나에서 일하고 있는데 마음이 참 복잡합니다.
      • 네, 저 기업들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 많을 것 같아요.. 


        삼성가가 잘못한다고 삼성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 탓을 하는게 아니니까요. 


        그러나 실질적으로 보이콧이 영향력을 갖게 되었을 때 구조조정으로 이어진다면? - 여기까지 생각하면 복잡하긴 합니다. 


        저도 여기에서 모임을 찾아보고 있지만 멀리서나마 응원을..

    • 헉..디즈니를 끊으려면..

      로레알,킴벌리,아이비엠,네슬레,에스티 로더...마그도나르도 잊지 않겠다..


      피를 너무 흘리네요.애 잃어버린 부모에 감정이입돼 죽겠네요.피부가 놐는다는 백린탄?도 너무 끔찍하고
      • 맞아요.. 백린탄 사용하고 있다는 것 진짜인가요.. 정말 끔찍해서 말로 표현이.. 


        전쟁은 아픈거다.. 아이들을 죽이는거다.. 라고 어떻게 더 설명할 수 있을지요. 


        마그도나르도 ㅎ 무료 쿠폰있는데 한번만 더 가고 진짜 끊어야죠!!

    • 낮에 도시에서 pro-Palestine 집회가 있었는데 바로 맞은편에서 맞불 시위대가 출현했어요. 어쩐지 낯설지 않은.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인간이라는 것에 비루함을 느끼고 곤혹스럽네요. ㅠㅠㅠ
      • 엥? 진짜요? 여기에도 해병대 전우회같은 곳이 있는건가요? 소속이 어디인가요? 


        맞아요. 이런 일에 고통과 무력감을 느끼는 일이 반복, 누적되어 점점 무감각해지는 것 - 그것이 두려워요. 저들이 바라는 일이겠죠. 

        • 유대인들, 무슬림을 싫어하는 사람들, 이민자를 싫어하는 사람들, .... 뭐 다양했어요. 공통점은 이스라엘 깃발을 들고 나왔다는. 한국 극우보수들이 태극기 들고나와 시위하는 거랑 상당히 유사했어요.
          • 이 나라에서도 그런 일이 당당하게 벌어지는 군요? 


            최소한 교양있는 척이라도 하는 것이 보편화된 줄로만 알았더니 쳇!

    • 넵, 저도 이런 얘기 전에 들어본 적 있는 것 같고.. 때문에 망설였던 부분이었어요. 이 기업들이 과연 얼마나 구체적으로 유대인, 이스라엘 혹은 미국의 군비 등과 관련이 있는지 일일이 확인된 걸까 하고요. 엄한 기업이 피해를 보아선 안되겠죠. 그래도 최소한 유대인 경영주가 운영하는 곳이라면, 유대인들의 엄청난 잘못에 유대인 기업을 보이콧 하는 자체만으로 이들이 이스라엘 정부에 목소리를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만 좀 하시오, 우리 장사 못 해먹겠소, 라고요.  

    • 이제야 윤곽이 조금은 잡히네요. 쩐주를 누가 건드리겠어요. 특히 저 악질중의 악질 네슬레가 남미를 어떻게 괴롭혔는지 생각하면...
      • 네슬레가 남미에서 나쁜 짓을 많이했나 보군요. 더 찾아봐야겠어요. 옛날에 들었는데 자꾸 까먹어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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