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군도 & 명량 감상 (스포 있음)
군도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불완전한 영화?
홍길동-임꺽정-장길산같은 도적패들의 설화가 유서깊게 남아있는 우리나라에서
도적영화라는 건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영화는 맨 앞에 나오는 긴 프롤로그를 제외하고 나면 사실은 가족을 잃은 남자의 복수극입니다
더구나 복수의 마지막 대상으로 간을 씹어먹어도 울분이 풀리지 않을 악당중의 악당은 상처투성이 천재무사 절대미남 강동원이라
죽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이건 통쾌한 게 아니라 안타까울 뿐이니 오호 통재라.........
하지만 저는 이 영화가 좋았다는 걸 살짝 고백합니다.
불완전하고 불균질하면 어떻습니까?
강동원이 죽을 때 슬프면 어떻습니까? 그 남자의 손에 들린 어린 조카를 보면서 명복을 빌어줄 수도 있지 않습니까?
어찌 되었건 마지막에 하정우와 도적떼들은 신나게 말을 타고 떠나가지 않습니까?
이 영화의 배경연도를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이건 철종 때예요
50년뒤면 조선은 없는 나라가 됩니다.
어떻게 통쾌하게 끝날 수 있단 말입니까! 결국 바뀌는 건 없을텐데 말입니다
그러니 서부극처럼 그저 말을 타고 황야를 떠날 수 밖에요^^
윤종빈은 항상 영화연출가로서의 야심이 있어요
영화감독으로 당연한 것 아니냐? 하는 반문이 있겠지만 최근 우리나라의 영화감독들은
야심같은 걸 가졌다가는 큰 일 납니다.
아마도 윤종빈의 다음 영화는 좀 더 발톱을 숨기겠죠
흥행이 조금은 더 됐어야 하는데.......그놈의 명량 때문에.............
아직 사극영화는 좀 더 보여줄 것들이 많습니다.
이 영화의 불편함 점을 좀 더 관대히 봐 주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명량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본 적이 있습니다.
묘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했었는데, 다 읽고 나서 가장 궁금했던 건 뒤의 명량대첩(?) 재연을 어떻게 할까? 였었죠
영화를 보고 나니 역시나.......... 폭망이더군요
캐러비안의 해적이나 타이타닉같은 수천억짜리 영화들도 바다로 배 한 척 끌고 가는 게 너무너무 힘듭니다.
일단 바다위에 띄웠다간 지옥이 따로 없겠죠
그래서 이 영화의 배 위 백병전은 오직 이 수 밖에 없어서 나온 고육지책이었을 겁니다.
다행이 효과가 잘 살았으니 만든이들은 만족하겠지만..........저는 도저히 만족 못 하겠어요
시나리오를 봤을때도 앞부분 명량해전을 준비하는 이순신을 보고 있으면 '울컥' 했는데 영화로 보니 더
울컥울컥 하게 되네요........특히 거북선 불 탈 때 '내 거북선' 하면서 울부짖는 최민식은 정말...........
뒷부분이 실소가 터지는 장면 투성이라 신파를 막아주는 건 저한테 다행이었습니다.
김한민은 항상 기획이 좋아요.........반대로 영화는 후지고........
이번 영화같은 경우는 다행이 기획 자체가 영화의 만듦새를 결정짓는 가장 큰 포인트라 묻혀지는 게 크겠네요
기획대로 이순신 2부-3부를 찍으면서도 이 따위 완성도를 보여준다면.........정말 안 했으면 소원이 없겠네요
그리고 제발 CJ가 이 영화의 흥행을 교훈삼아
문화는 CJ가 제일 잘 한다는 환상을 품지 말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습니다.
군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흥행은 명량 탓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개봉후 워낙 입소문이 별로였죠. 아무래도 출연진과 윤종빈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게 이유였던 것 같아요.
물론 후속타 명량이 이 정도 흥행돌풍이 아니었다면 조금은 더 들 수는 있었겠지만 큰 의미는 없었을 것 같아요.
군도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았지만 그렇더라도 윤종빈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은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더 기대하고 있습니다. 심기일전할테니까요. ㅎㅎ
명량이 그 정도로
망작이었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