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내내 사로잡혀있었죠

게리 올드만.

드라큘라는 아내에 대한 회상만 해도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불쌍한 존재였지만 얼굴이 너무나 야비해보였고,

레옹때는 그 야비한 인상이 폭발한데다 화면밖으로 배우자신의 불안정감이 흘러나와서 좋은 영화인지도 모르겠더라고요(루시에서 최민식도 이런걸 요구받지 않았는지).
제5원소는 영화자체가 제 취향이 아니라서 끈적한 악당역을 잘 해냈다는 것 밖에 기억에 없었어요.

다시 드라큘라를 본 김에 찾이보니 이 분 생각보다 많이 작고 꽤나 늙었네요. 왕년에 술 꽤나 마신 흐릿한 눈빛에 배우개인으로 돌아가서는 선량하고 소극적인 사람이라는게 보여서 이질감까지 들 정도였어요.


지난 주 내내 유튜브인터뷰를 다 찾아보고 환상과 회한에 젖었다가 말도 안되는 게임과 토크쇼코미디를 보고 그 환상을 다 부셔버린 참입니다.


신문과 잡지의 인터뷰를 출력해서 읽어보니 역시나 싶더라고요.

연기에 대한 열정이 분노로 오해받는다는데서 이 배우가 감독한 닐 바이 마우스라는 영화를 찾아보고 싶어졌어요.

이제는 장성한 아이들의 아버지로, 스무살이나 어리지만 이해심이 가득할 것 같은 아내의 남편으로, 블록버스터에 출연할 인상깊은 조역으로

그는 천천히 늙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몇번의 이혼과 소송 그 와중에 노출된 알콜중독과 개인사로 파산직전까지 오자 블록버스터영화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구절,

드라큘라의 촬영장에서 이혼으로 끝난 첫 결혼에서 얻은 아들 사진을 가져와 감정을 고양하려는 모습을 보니 - 그 눈물은 죽은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라 떨어져 지내는 아들이 안타까워서.. - 이 배우가 자체가 소심하고 극적인 성격이라는 게 참 아이러니 하더라고요.

제가 보건데 개인사가 잘 풀렸다면 본인취향의 독립영화나 소규모영화의 감독을 하면서 자족하며 살았을것 같아요.

블록버스터에 출연하면서 수없이 해야 하는 인터뷰들, 거지같은 인터뷰에 걸맞는 대답을 해야하는 답답함 등등 배우들도 직업인으로서 만족할 수 없는게 꽤나 있겠구나 재확인을 했습니다.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원하지 않았어도 결과가 좋았던 등등... 어쨌든 사람들은 뭔가를 해서 그런 결론들을 찾아가네요.

능력과 다른 일을 하고 있고, 그게 너무나 하기 싫고, 참담한 실패에 스스로가 미워지고, 회피했던 저 같은 사람에게

어떤 깨달음을 줘서 고맙기까기 합니다. 진정한 팬심이 생겼나봐요.



    • 진정한 올드맨이 되신 게리 옹.

      레옹에서 보여준 미친놈 연기는 정말 대단해서 기억에 남아요. 다른 누가 이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으니.
      • 레옹에서 저 사람은 진짜 연기를 잘하는거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좀 징그러웠어요.


        마약먹는 장면 기억나세요? 전 그게 연기라면 현실적으로 한번 그래봤을것 같고요, 현실적으로 그래봤다면 굉장히 바닥치는 삶을 경험했을거라는 예상이 들더라고요.


        정말 묘하게 미친 이 역할을 누가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 전엔 악역이미지를 씻을수가 없었는데 요즘 이분 훈훈하게 등장하셔서 인상이 달라지고 있어요.팅테솔.. 닥나라..또 있을듯
      • 네... 제가 해리포터나 다크나이트같은 영화를 안봐서 몰랐지 대작에서 굉장히 좋은 배역을 연기했더라고요.


        다크나이트같은 경우는 이 사람이 악역으로 변신안하는 게 반전이라고 했다면서요?


        원래 연기를 잘하지만 아쉬운게 선한 역이 너무 뻔해 보여서요.




        차일드44, 크리미널 같은 영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올리버 스톤이 <JFK>에서 게리 올드먼을 캐스팅하고 그런 말을 했죠, "그 친구 삶이 아주 힘들었나 봅니다. 사랑받지 못 하고 고생한 흔적이 많이 보였습니다".

      • 올리버스톤이 그런말도 했나요? 감독이 그걸 느꼈다면 묻지 않았을까요?


        올드만은 조용히 수긍했을 것 같고요.


        아이구 애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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