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개이야기) 우리 개씨가 떠났어요

주의라고 써야하겠죠.
반려견 죽음에 대한 글입니다.




제 개씨가 13년 생을 마치고 새벽에 떠났습니다.
작년 겨울, 중성화와 유성종양 수술을 무탈하게 마치고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며,
'네가 12년간 살면서 최고 잘 한 일이야'라고 대견해 했었어요.
그러나 올 봄 재발한 유선 종양이 재발했고, 지난 달 초부터 재수술을 받기 위한 검사가 이어졌죠.
그런데 매번 검사 때마다 저혈당 판정를 받았습니다. 좀 더 지켜보자던 수위사마저 수술 불가 판정을 내렸고.
그리고 아무래도 췌장암일 듯 하다며 큰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하자고 하더군요. 다만 정말 까망이가 췌장암이라면 살 수는 없다는 말과 함께.

그게 지난주 토요일이었습니다.

까망이는 그 이후 며칠간 급속도로 상태가 악하되었고.
어제 퇴근길에 집에서 다 필요없고 그저 빨리 돌아오라는 연락. 단 하루 만에 상태가 이렇게 나빠질 지 저는 상상도 못 했어요.

그리고 꼬박 하루를 괴로워하다 까망이는 새벽에 귀가하신 아버지 발 소리까지 듣고 눈을 감았습니다.

지금. 눈에서 눈물이 줄줄 새고 머리는 멍하니 아프고.
어제 까망이가 괴로워하는 모습만이 머리 속에서 무한 재생 중입니다. 그런 걸 보면 까망이가 갔다는 사실을 제가 알고는 있는 것 같은데

아직도 문 밖에서 까망이 발 소리가 토토토톡 들릴 것 같아요.
문을 열면 까망이가 아침 인사라며 바닥에 배를 깔고 꼬리를 붕붕 돌 릴 것 같고.
그래서 괴롭습니다.

그러나 13년을 미모 하나로 먹고 산 까망이인데, 지금 기억나는 모습이 마지막 고통스러워하던 모습이라는 것이 제일 괴롭습니다.
오늘 집에 돌아오면 더 이상 현관문으로 달려나오는 까망이는 없습니다.
그게.. 적응이 될까요? 앞으로 까망이 발 소리도, 까망이 꼬리 흔드는 소리도, 까망이 밥 먹는 소리도 없는 세상이 적응이 될까요?
    • 정확히 10년 전에 13년 된 강아지를 떠나 보낸 얘기를 듀게에 적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픔이 생생히 전해져 오는 것 같아요.


      그 땐 사정상 죽음도 지켜보지 못해서 더욱 안타까웠죠.


      시간이 많이 흐르고 보니 간혹 그립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 가족 곁에서 행복한 시간 보냈기에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까망이도 좋은 주인님 만나서 행복했고, 좋은 곳 갔을 거에요. 힘내세요.

    • 저도 노환 증상이 점점 보이는 15살 강아지와 함께 살면서, 가끔 우리 강아지의 마지막을 생각해보곤 하는데요.. 까망이는 갑자기 떠났다니.. 많이 놀라시고 슬프시겠어요.. 강아지가 언젠가 떠난다는 생각을 해 보면, 결국 결론은 하나입니다. 살아있을 때,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하게 해 주고, 내가 줄수 있는 사랑을 최대한 표현해 주는 거요. 저의 모든 애정의 표시를 강아지는 다 느낀다고 생각하거든요. 타고난 미모로 남부럽지 않게 사랑받았을 까망이이니, 분명 13년 동안 누구보다도 행복했을 거예요. 그냥저냥님 덕분에, 까망이는 사랑 가득한 삶을 살다가 떠났을 겁니다. 하늘 나라에서 사랑 받았던 기억만 안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테니 기운내세요..! 

    • 5년전에 10년을 같이 한 개를 보낸적이 있어요. 그때 기억에 또 눈물이 나네요. 전 작년까지도 가끔 꿈에 나왔었어요-길게 썼다가 눈물이 너무 나서 지웠네요-

      보낼 때 기억이 너무 힘들어서 다신 다른 아이 못 델고 올 줄 알았는데, 생각치 못한 인연이 생겼죠. 얘 땜에 웃을 때마다 하늘에 있을 개에게 미안해져요.

      많이 힘드실텐데 기운내세요.
    •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 저런 ㅜㅜ 마음 아프시겠어요. 까망이도 좋은 데 갔을 거에요. 기운내세요.

    • 예전에 만나던 사람이 그냥저냥님처럼 오래 함께 한 반려동물을 병으로 떠나보내는 것을 보면서


      인간 이외의 종에게 쏟는 관심과 애정의 깊이가 뭇사람에게 쏟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아서


      신기하면서도 살면서 한 번은 꼭 경험하고 싶은 사랑의 종류였어요.


      많은 사랑과 좋은 가족이 있었으니 까망이는 행복했을 것 같아요.


      위로를 전합니다.

    • 예쁜 모습 많이 떠올려 주세요 그래도 주인에게 이렇게 변함 없는 사랑을 받은 까망이니 살아 있는 동안 늘 행복했을 거라 믿어요

    •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어요.

      많이 사랑받은 기억을 가지고 갔을 거예요. 잘 추스르시기 바랍니다. 저도 마음이 아픕니다.
    • 안 키운 사람들이야 으엥..? 하겠지만 전 그냥 주변 사람이 죽은 것과 비슷했어요. 집에 오면 밥 먹다가 자다가도 울었거든요. 고양인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먼저 간 고양이의 아들냥이 있어서 걔 돌보며 좋아졌습니다. 보내주고 한 8개월 됐는데 지금은 좋았던 것들만 기억하려고 애쓰고 있고요.


      아마 아프다가 갔다는 사실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드실텐데 (저도 고통스러워하던 장면 떨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냥 열심히 슬퍼하시고 같이 즐겁게 지냈던 날들도 많이 떠올리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게 가장 큰 위로가 되니까요.
    • 마지막까지 사랑과 세심한 배려를 받다 갔으니 지금도 행복할 거예요. 


      제 15살 먹은 고양이가 같은 상황이면 오래 괴로워하지 않은 점을 미약하나마 위안으로 삼게 될 것 같아요.



    • 저도 고령견을 키우는 사람으로서 글 읽고 울컥했습니다. 저희 개는 햇수로 열다섯살인데 급격하게 노쇠하는 모습에 가슴이 아파요. 까망이는 마지막 아버지의 발소리까지.. 가족 모두가 모이는 소릴 듣고 가족의 사랑을 느끼며 좋은데로 갔을 거에요. 그냥저냥님 힘 내세요.
    • 그래도 까망인 그냥저냥님때매 행복했을꺼에요.. 위로를 드립니다.

    • 제게도 언젠가 닥칠 일인데...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들어요.  까망이 좋은 곳으로 갔을 거에요.  그냥저냥님도 힘내세요.

    • 위로 감사드립니다.

      세상 누구보다 까망이만큼 천국행이 확실한 생명은 없을 거라고 믿어요. 그래도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라도 까망이가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할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까망이 목줄은 제가 갖고 있다가 제가 죽으면 같이 묻어달라고 했습니다. 까망이가 아끼던 인형은 동생이 갖고 있다가 나중에 제가 까망이 산책 시키고 있는 곳에 가져 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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