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의원 22명의 성명, 세월호 문제 전환의 계기(?)

얼마전에 세월호 글을 썼는데 며칠만에 다시 써 봅니다.


1

어제 뉴스를 보다보니 새월호 특별법 관련 중요한 변화가 두가지 보였습니다. 


하나는 ‘우유부단하던’ 박영선 원내대표가 여당에게 ‘단호하게’ 여야 및 유족 3자 협의기구 구성을 촉구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여당 원내대표가 세월호 유족들과 ‘직접 만나’ 3시간여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이었습니다.


전후사정이 궁금해서 기사들을 찾아보니 3일전인 8월 22일 ‘새정치연합 국회의원 중 22명’이 3자협의체 구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추측컨데 야당 중진의원들과 이 22명의 의견을 야당 대표가 받아들여서 태도를 바꾼것 같았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당내 강경파의 박영선 대표 불신임’으로 해석하는 것도 있던데 제 생각엔 그건 잘못본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20일밤 유가족 총회에서 여야2차합의안을 거부하면서 정치권에 요구했던 ‘3자 협의기구 구성’을 야당의원 22명이 받은 것이었죠. 지금까지 야당에서 유가족 의견과 동떨어진 협상안을 가지고 여당이랑 협의하고 유가족들과의 협의 없이 여야가 합의하면서 상황이 이지경이 되었는데.. 


지금까지와 달리 야당 일부에서 유가족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듣고 제대로 대변했다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2.

사실 요 며칠간에 세월호 유족을 대상으로 한 ‘공작정치’가 강하게 가동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SNS 상 유언비어와 유민아빠를 대상으로한 ‘댓글 공격’이 갑자기 늘어나고, 여당은 야당을 ‘합의파기 책임론’ 과 ‘민생현안 해결론’으로 거세게 몰아붙이고, 그동안 뒷전에 빠져있던 박근혜 대통령이 출현해 ‘민생투어’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모두 예사롭지 않았죠. 그리고 오늘은 ‘일반인 유가족’의 ‘단원고 유가족’과는 상반된 의견 표명이 나왔죠.


하지만 그런 공작정치에는 분명히 한계와 위험성이 있는 거였죠. SNS상 유언비어와 ‘민생투어 코스프레’가 통할 수도 있지만 역효과가 날 수도 있고, 세월호 문제의 책임은 어디까지나 야당보다는 대통령과 여당에게 있는 것이었죠. 그리고 실제로 그런 역효과가 일어난게 아닐까요?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상상이지만.. 아마 여당에서는 야당이 자중지란에 빠지고, 보수언론의 ‘세월호 피로론’ 기사가 많아지고, 유민아빠가 단식 40일만에 병원으로 실려가자 ‘지금이 타이밍이다’ 라고 판단하고 집중 공세를 퍼부었는데, 여론이 그들 생각과 다르게 반응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세월호 문제가 경제의 걸림돌이라는 주장은 너무나도 억지였죠.


그리고 자중지란에 빠져 무기력한 야당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자 여당 원내대표가 직접 유가족들과 만난게 아니었을까요?




3.

역시 세월호 문제는 그런 공작정치와 야당의 무기력함, 실책으로 간단히 덮힐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사건은 그냥 단순한 해상사고가 아니라 우리사회의 모순들이 한순간에 드러난 참극이고, 중대한 사건이었죠. 


금전적인 배상이나 보상이 아닌 ‘진상규명’을 간절히 원하는 유가족 주장이 순수했고, 유민아빠로 대변되는 그분들의 의지가 그만큼 단단했기 때문에 400만이 넘는 국민서명과 다수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었는데 그런 ‘민의’가 절대로 가볍거나 포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교황께서 귀국길에 했다는 말처럼 세월호 사건에서 봤던 유가족의 고통과 이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을 보고서 양심과 이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 

유가족과 국민의 바램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야당의 변화도 필요했는데.. 다행히 달라지는 모습이 보이는것 같고 유가족의 의견을 진지하게 반영한 야당의원 22명의 성명이 그런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 봅니다.


저는 그동안 그래도 야당을 믿고 지지해주는 입장이었는데 이번 세월호 문제에 대한 대처를 보고 너무나 벙찌고 실망이 정말 컸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냥 야당에게 비난을 퍼붓고 포기하지는 못하겠더라구요. 


아무쪼록 야당이 각성하고 다시는 실망시키지 않고 제대로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야당은 국회에서 의석수를 가지고 여당과 적절한 선에서 타협할 때가 아닙니다. 국민들의 뜻을 받아서 국회에서 대신 투쟁을 해야할 때입니다. 그래야지 야당도 살고 우리 사회도 사는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5.

노무현 대통령이 언젠가 "강물은 똑바로 가지는 않지만 언제나 바다로 흐른다.”는 말을 했을때 저는 영 공감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총선과 대선을 보면서 마지막 남은 일말의 기대도 사라진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나라를 떠날 수도 없고 포기할 수도 없는 것이 문제였죠.


그런데 참극이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다시는 일어나선 안될 일인 세월호가.. 어쩌면 우리 사회의 물줄기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글쓴이 같이 심도 있진 못하지만


      국민 대부분 마음의 깊이는 같습니다.

    •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 너무 기대하지는 마세요

      • 저도 큰 기대는 안해요. 일말의 기대예요.


        하지만 포기하기는 어려워요. 유민아빠와 유가족이 포기를 안하고 있는데 우리가 포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결과를 대충 짐작하고 있는데, 포기 하지 않는 것도 참 힘든 것 같습니다.


          견디고 버티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걸지.
    • 세월호에 대해서 이렇게 심도있는 글을 써주셔서 감사해요. 이 일에 대해서 끝까지 희망을 놓으면 안되겠어요.

    •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월호에 대해 제 생각도 다시 다지게 되는 글이네요.

    • 산호초2010,Bigcat/

      긍정적인 댓글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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