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과 불친절
1. 통신판매를 전화를 받았습니다.
보통은 모르는 번호는 잘 받지 않는 편인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받았더니 '역시나' 였죠.
2. 이럴때면 저는 영혼없는 대답을 합니다.
통신판매: 주절 주절
나:네,
통신판매: 주절 주절
나:네,
영혼없음을 넘어서 기분나쁘다는 무언의 메세지를 전하지요.
3. 보통 이럴 경우 상대방도 "네가 영혼이 없든 있든 상관없어, 나는 내가 주어진 멘트를 다 끝마쳐야 해"라는 식으로 말을 하죠.
어쨌건 너무 너무 친절한 말투로,
4. 그런데 오늘은 통신판매원의 말투가 이상하게 거슬리더라구요.
여러번 전화했는데, 잘 안받는다...
무슨 업종의 일을 하길래 통화를 할 수 없냐... 등등...
5. 말문이 막혀, 대충 끊었습니다만,
드러나진 않지만 좀 공격적인 인상을 받았습니다.
보통의 경우 뭐랄까, 판매자 유니폼을 입고, 자신의 개성을 싹 지운, 마냥 친절한 목소리의 그것이었는데,
오늘은 자신의 느낌, 감정을 드러냈다고 해야하나,
6. 그리고 생각해보니, 내가 그렇게 싸가지 없이 전화를 받았나 스스로를 뒤돌아보게 하더군요.
7. 하지만 이런 전화가 올때면, 불쾌하긴 하죠.
상대방은 나의 이름, 연락처, 물품구매 내역 등을 알고 있고,
저는 갑작스럽게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전화를 받았잖아요.
8. 그래서 보통은 나의 영혼없는 행위에 대해 마땅하다고 생각했고,
저의 영혼없는 행위가 전화 건 상대방이 아니라, 상대방이 일하고 있는 회사나 그 행위에 대한 불쾌함을
표한다고 생각해서
당연히 불친절하게 전화를 받았는데,
9. 저는 일하느냐, 상관없는 전화를 받기 싫었고,
상대방은 일을 잘 하기 위해서 어쨌건 전화를 해야했고.
두서없는 글이지만, 친절과 불친절에 대해 생각한 순간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