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계의 선동렬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2) 강호동이 이만기가 나이들었을 때 꺾기는 했지만 강호동 본인의 현역생활이 짧았고, 이만기 이후에는 이만기만큼 오래도록 정상권에서 활동한 선수가 없는 상태에서 씨름의 인기가 떨어졌기 때문에, 사실상 씨름에서는 독보적인 아이콘입니다.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당시엔 단지 이만기 한 사람 덕에 씨름이 엄청난 인기를 누렸죠. 농구에 비해 팬연령대야 조금 높았겠지만. 씨름선수치고 뚱뚱하지 않은 건장한 몸매에다가 얼굴도 남자답게 잘생겨서 거의 아이돌이었죠. 이만기가 토크쇼 같은데 출연하면 당시 쟁쟁하던 여배우들이 얼굴 빨개지며 말도 잘 못했죠. 이만기 은퇴 후 씨름 인기도 같이 사그라들고..
이만기씨는 권투로 말하자면 미들급(한라급) 선수가 헤비급(백두급) 선수를 이기고 천하장사가 된 것이었죠. 선배들인 이준희, 홍현욱, 이봉걸 등 거대한 선수들을 힘보다는 기술로서 제압하는 스타일이라 인기가 더했죠. 한라급에서 최욱진 장사 말고 천하장사 결승에 올라온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아는데, 정확하게는 모르겠어요.
처음 천하장사 대회가 열렸을 때 이만기 선수는 거의 무명이었습니다. 어제 잠시 언급된 것처럼 아마 시절 우승 경험은 없었을 겁니다. 프로 씨름이 출범하고 처음 열린 한라 장사 선발전에서 무명의 이만기 선수가 혜성처럼 나타나 결승까지 파죽지세로 올라갔는데, 그당시 그 체급 최강자였던 최욱진 선수에게 아깝게 졌더랬습니다.
며칠 뒤 열린 천하장사 선발전에 중량급 최강자들인 이준희, 홍현욱 같은 선수들을 제치고 다시 결승에서 두 선수가 맞붙었고, 두번째 대결에서는 이만기 선수가 한라장사 결승에서의 패배를 설욕하며 우승하여 정말 드라마같은 신데렐라 스토리를 완성했죠.
씨름에 별 관심없는 저한테도 이만기는 넘사벽으로 기억될 정도였으니 당시의 열풍이 짐작이 됩니다. 이건 딴 얘긴데.. 그러고보면 어제 이만기가 이긴건 참 괜찮은 결론인거 같아요 강호동은 예능인이고 이만기는 체육인이니까, 강호동이 이긴다한들 이미지에 별 도움도 안되고 이만기도 팬들에게나 후배들에게 좀 짠하겠죠. 강호동은 현역때 좀 까불던 이미지때문에 아직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만기한테 지고 깍듯이 대접함으로써 과거의 부담을 다 털어버렸고 이만기는 체육인의 전설로 남을수 있어서 모두 잘된 결과인거 같습니다.